[화제의 리포트] 중국인들이 안경을 쓰기 시작했다

눈 관련 산업에 눈을 떠라

1990년대 컬러 TV, 2000년대 PC, 2000년 후반 스마트폰까지 사람들이 많이 이용하는 전자 기기는 눈으로 정보를 인식하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또 TV→PC→스마트폰으로 오면서 디스플레이는 점점 작아지고 보는 거리는 더욱 가까워지고 있다. 이에 따라 이용자들의 시력이 점점 하락하는 것은 물론 이를 보완하기 위해 안경 착용 인구가 꾸준히 늘어날 전망이다. 10대는 안경 착용 비중이 평균보다 낮음에도 불구하고 눈에 피로감을 주는 스마트폰과 PC를 가장 많이 사용하는 연령층이다, 향후 안경 착용 비중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이유다. 또 유아들이 만 1세부터 3세 사이에 영상 매체 사용을 시작한다는 점도 안경 인구를 증가시키는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안경 인구가 증가하는 부분 외에 안경 시장을 키우는 다른 요인들도 있다. 먼저 성인에 비해 10대의 안경 및 렌즈 교체 주기가 짧은 편이라는 사실이다. 10대의 안경 교체 주기는 시간이 갈수록 더 짧아지고 있다. 또 안경을 2개 보유한 사람의 비중도 높아지고 있다. 렌즈 시장에서는 서클렌즈와 원데이 렌즈의 수요가 확대되면서 시장 규모 및 수익성이 향상되고 있다.

지역적으로 보면 이머징 시장의 안경 착용 확대가 예상된다. 중국의 근시 발병률은 33%로, 근시 인구가 4억 명에 달한다. 전 세계 근시 인구의 3분의 1은 중국인이다. 2010년 중국 학생 체력 검사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초등학생의 시력 불량률은 40.9%, 중학생은 67.3%, 고등학생은 79.2%, 대학생은 84.7%로 나타났다. 학생들의 근시율이 매년 높아지고 있어 중국인의 안경 착용률은 꾸준히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두 번째로 성장이 기대되는 국가는 인도다. 인도 상공회의소에 따르면 2012년 인도의 안경·렌즈 시장 규모는 약 37억8000만 달러 수준이다. 2015년까지 연평균 30% 성장하며 77억4000만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선진국 시장도 비슷하다. 독일의 안경 시장은 2012년 2.5%의 성장세를 기록했다. 독일 안과광학협회에 따르면 독일 인구의 약 47.2%가 시력 교정 대상자이며 이 중 60세 이상 인구의 84.5%는 안경을 착용한다. 인구의 절반이 시력 교정 대상자이기 때문에 기본적인 교체 수요가 많다.


글로벌 콘택트렌즈 시장 연 5~7% 커지는 중
안경 및 렌즈 시장이 성장함에 따라 콘택트렌즈를 생산하는 인터로조, 인공눈물을 판매하는 삼천당제약, 인공눈물의 원료인 히알루론산을 생산하는 휴온스, 시력을 검사하고 안경 렌즈 가공 장비를 생산하는 휴비츠를 관심 종목으로 제시한다.

인터로조는 콘택트렌즈 생산 업체다. 국내에서는 자사 브랜드로 영업하고 해외에는 제조업자 개발 생산(ODM) 형태로 공급하고 있다. 매출 비중은 원데이 렌즈 35%, 소프트 렌즈 32%, 컬러 렌즈 32%다. 수출 비중은 75%다.

글로벌 렌즈 시장은 71억 달러로 연평균 5~7% 성장하고 있다. 존슨앤드존슨이 36%, 시바비전 18%, 쿠퍼비전 14%, 바슈롬 12% 등 상위 4개사가 80% 점유하고 있는 과점 시장이다. 이유는 콘택트렌즈는 의료 기기로 분류되기 때문에 모든 제품을 각국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전부 승인을 받아야 하고 원료 배합, 렌즈 금형 등 생산 측면에서도 진입 장벽이 있기 때문이다.

이들에게 제품을 공급하는 ODM 업체가 전 세계 10개 정도밖에 없어 경쟁 강도가 높지 않다. 이에 따라 유통망을 가진 업체가 렌즈를 ODM으로 공급받기 위해서는 높은 가격을 지불해야 하는 상황이고 렌즈의 특성상 ODM 업체를 교체할 가능성이 별로 없어 지금과 같은 수익성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 물론 인터로조는 마진율이 낮은 원데이 렌즈의 설비와 생산 인력을 늘리면서 최근 몇 해 동안 고정비가 크게 증가했다. 그러나 내년부터 일본과 중국의 매출 증가로 규모의 경제가 이뤄지면서 마진율이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유아들이 만 1세부터 3세 사이에 영상 매체 사용을 시작한다는 점도 안경 인구를 증가시키는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삼천당제약은 안과용제·순환기계·항생제 등의 의약품을 생산하고 있다. 매출 비중을 보면 안과용제가 43%, 순환기계가 20%, 항생제가 18%를 차지하고 있다. 안과용제에는 인공눈물을 비롯해 항균·항염제와 녹내장 치료제 등 다양한 제품이 포함돼 있다. 최근 일회용 인공눈물 시장이 빠르게 성장함에 따라 삼천당제약은 2012년 12월 DHP코리아를 인수했다. DHP코리아는 2012년 기준 국내 인공눈물 시장의 22%를 점유하고 있는 2위 업체로, 올해 11월 하이제1호스팩을 통해 상장할 예정이다.


휴온스, 인공눈물 수요 증가 ‘수혜주’
국내 인공눈물 시장은 2008년부터 2012년까지 연평균 13.9%의 높은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다. 하지만 진입 장벽이 낮기 때문에 이미 많은 업체가 진입했다. 장기적으로 시장 규모가 확대되면 더 많은 업체가 신규로 진입할 가능성이 높다. 이에 따라 수익성이 훼손될 가능성이 있다. 다만 DHP코리아 등 높은 점유율을 가진 업체들은 안정된 영업망을 확보하고 있어 신규 업체의 영업 확대에 의해 점유율이 하락할 가능성은 낮다고 판단된다.

휴비츠는 안광학 의료 기기 전문 업체다. 매출 비중은 자동 검안기가 39.1%, 자동 렌즈미터가 15.6%, 렌즈 가공기가 7.6%, 리플렉터가 12.9%를 차지하고 있다. 세계 안광학 의료 기기 시장 규모는 1조 원 수준이며 니텍과 탑콘이 70%, 휴비츠가 15% 정도 점유하고 있는 과점 시장이다.

주목할 곳은 자회사인 중국 사업을 진행하는 상해휴비츠(지분율 66%)다. 중국의 소득수준이 높지 않기 때문에 상해휴비츠는 주로 중가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중국 사업을 매력적으로 보는 이유는 2가지다. 첫째, 중국은 전 세계 근시 인구의 33%를 차지할 정도로 성장 잠재력이 크다는 점이다. 따라서 향후 소득수준이 높아지면 안광학 의료 기기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둘째, 선두 업체인 니텍과 탑콘이 중국 시장에 진입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안광학 의료 기기의 특성상 제품을 자주 교체하지 않기 때문에 시장 선점 효과로 상해휴비츠의 꾸준한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

휴온스는 전문 의약품에서부터 웰빙 의약품까지 다양한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상반기 기준 매출 비중은 전문 의약품이 42%, 웰빙 의약품 24%, 수탁 매출 10%, 플라스틱 주사제 9%, 국소마취제 8%, 의료 기기가 7%를 차지하고 있다. 이 밖에 천연물 치료제, 개량 신약과 제네릭 의약품 등 연구·개발(R&D) 활동도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



휴온스는 카이닉스라는 브랜드로 국내 일회용 인공눈물 시장의 33%를 점유하고 있는 1위 업체다. 삼천당제약은 원료를 수입하고 있지만 휴온스는 자회사인 휴메딕스에서 인공눈물의 원료인 히알루론산을 생산하고 본사에서 인공눈물을 생산한다. 인공눈물 시장이 성장함에 따라 히알루론산의 수요가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된다. 휴온스는 자회사인 휴온랜드를 통해 국내뿐만 아니라 중국 인공눈물 시장에도 진출할 계획이다. 인공눈물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그리 크지 않지만 국내 시장점유율이 1위라는 점, 원료까지 수직 계열화했다는 점, 중국 진출을 위한 사업을 진행 중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장기적으로 꾸준한 성장이 기대된다.


이번 주 화제의 리포트는 하나대투증권 황세환 애널리스트가 펴낸 ‘눈 관련 산업에 눈을 떠라’를 선정했다. 황 애널리스트는 스마트폰 보급, 중국 등 이머징 국가들의 경제력 향상으로 ‘눈 관련 산업’이 큰 수혜를 볼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리 이홍표 기자 hawll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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