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18주년 특집II] 2013 FINANCIAL BEST CEO

나이스평가정보·한경비즈니스 공동 선정

저성장·저금리 시대 여파로 금융사들은 힘겨운 한 해를 보내고 있다. 줄어드는 수수료와 이자 마진으로 곳간이 줄어들면서 금융사마다 경영 효율화와 수익원 발굴에 고심하고 있다. 위기의 파고를 헤치는 한편 성장에도 힘을 기울여야 하는 이중 과제를 풀어야 한다. 이런 때일수록 바람에도 흔들리지 않는 뿌리 깊은 나무와 같은 리더가 필요하다. 나이스평가정보와 한경비즈니스가 공동 선정한 ‘2013 베스트 금융 CEO’는 이에 가까운 금융권의 든든한 맏형이자 멘토들이 아닐까.



올해 금융권 최고의 CEO는 누구일까. 한경비즈니스가 신용 평가 회사인 나이스(NICE)평가정보와 함께 ‘2013 베스트 금융 CEO’를 선정했다. 그 결과 각 6개 부문에서 구한서 동양생명 사장, 자비에 베리 악사손해보험 사장, 허창기 제주은행장, 변재상·조웅기 미래에셋증권 사장, 하춘수 DGB금융지주 회장, 리처드 힐 한국스탠다드차타드금융지주 회장, 최치훈 삼성카드 사장이 각각 업계 1위를 차지했다.

‘베스트 금융 CEO'는 금융시장 발전에 기여하는 최고의 CEO를 알아보는 한편 국내를 넘어 해외에서도 인정받는 ‘금융 한류’, ‘금융 선진국’으로 향하는 길을 응원하기 위해 시작됐다. 2010년부터 4년째 접어들어 객관적이고 공정한 툴을 확보해 가고 있다.

한경비즈니스의 ‘베스트 금융 CEO’는 무엇보다 실적을 가장 최우선에 두고 있다. 경영 수치 분석을 통해 더하거나 뺄 수 없는 금융사의 ‘맨 얼굴’, 한 해 동안의 결실을 그대로 보여준다는 데 의미가 있다. 이를 위해 한국신용정보와 한국신용평가정보의 분할 합병을 통해 새롭게 설립된 나이스평가정보가 선정에 참여해 공정성을 높였다.

나이스평가정보는 국내 최대 신용 정보 데이터베이스와 전문 인력을 활용해 신뢰성 있는 자료를 제공했다. 또한 매년 동일한 인력이 같은 작업을 반복하며 전문성을더하고 있다.



1년 동안 얼마나 ‘성장’했는지 평가
조사는 객관적이고 공정한 선정을 위해 정량적 조사와 정성적 조사를 모두 아우르며 2차에 걸쳐 치러졌다. 정량적 평가를 기본으로 하고 정성적 평가를 통해 최종 선정하는 방식이다. 먼저 1차로 2주에 걸쳐 정량적 평가를 실시했다. 나이스평가정보의 데이터베이스 내에서 최근 3년간 경영 실적 분석이 가능한 214개 금융 기업의 경영 실적을 파악했다. 각 금융회사의 실적은 2012년 결산 시 실적을 기준으로 했다. 2011년에 비해 2012년 한 해 동안 얼마나 성장했는지 살펴보기 위한 작업이다. 이전 선정에서는 시기상 3월 결산법인 자료를 업데이트하지 못해 추정치로 살펴보던 것을 이번에는 2013년 3월 최신 자료를 활용함으로써 정확성을 높였다. 이들 자료를 통해 2012년 한 해 동안 얼마나 뛰어난 경영 실적을 거뒀는지 평가했다. 전년 대비 수익성 및 성장성 지표를 주로 활용했다.

1차 선정의 기준이 되는 지표는 총 3개다. 2011년 대비 2012년 매출액 증가율, 영업이익 증가율, 당기순이익 증가율이 그것이다. 2013년 베스트 금융 CEO의 가장 큰 특징은 성장성에 초점을 맞춘 평가라는 점이다. 금융 CEO의 역량을 평가하기 위한 지표로는 매출액·영업이익·순이익·총자산·부채비율 등 여러 요소가 있지만 그중에서도 CEO가 역량을 발휘해 결과물을 바꿀 수 있는 것은 ‘규모’가 아닌 ‘성장’에 있다고 봤다. 자산 총액이나 매출액 규모는 단기간에 바꿀 수 있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평가 기준 자체가 2012년 한 해 동안의 실적이기에 CEO의 1년 농사가 충실히 반영된 지표는 ‘증가율’이라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기존 업계 1위가 아닌 보다 많은 금융사의 CEO에게 왕좌에 오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단 경영 실적의 변동성이 큰 페이퍼컴퍼니, 캐피털, 대부업, 펀드 서비스업, 손해사정사, 창업 투자 및 벤처 투자, 자산운용, 투자자문, 저축은행 등은 제외했다. 재보험은 국내에 재보험사가 단 한 곳이라 비교 대상이 없어 제외했다. 재무 미존재 업체 또한 포함하지 않았다.

2013 베스트 금융 CEO의 또 하나의 특징은 업종별로 구분지어 평가를 실시했다는 점이다. 이전에는 업종 구분 없이 모든 금융회사를 일렬로 세워 각각의 평가 기준 점수의 총합을 더하는 식으로 조사를 실시한 반면 이번에는 처음부터 업종을 6개로 나눠 생명보험·손해보험·은행·증권·지주회사·카드 부문에서 각각 데이터를 돌렸다. 같은 금융사라고 하더라도 업종에 따라 환경과 특성이 다르기 때문에 업종끼리 구분한 상태에서 데이터를 보는 게 더 정확할 것 같다는 판단에 의해서다.

이렇게 1차 선정이 기준이 되는 3개 지표를 통해 각 기업에 대한 경영 실적 분석을 끝낸 후 각 지표별로 우수한 성적순으로 1등부터 꼴등까지 순위를 매겼다. 매출액 증가율이 가장 높은 곳이 순위에서 1을 받고 증가율이 낮을수록 차례로 순위가 내려가는 방식으로 랭킹을 정한 것. 이 과정에서 적자 전환된 곳과 적자가 지속된 곳에 대해서는 모수의 최하위 랭킹을 부여했다. 이후 3개 지표의 순위를 모두 더해 합(총순위)이 가장 작은 CEO에게 1위를 주는 방식으로 평가했다.


6개 부문 8명 CEO 선정
이후 2차 선정에 들어갔다. 업종별로 상위 5위 내에 해당하는 기업을 대상으로 최근 경영 실적은 어떤지, 회사 경영상의 물의를 빚지는 않았는지 등을 평가했다. 이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기준은 CEO의 취임 시기다. 아무리 실적이 좋아도 CEO가 올해 취임했다면 의미가 없어 최종 순위에서 모두 제외했다.

그 결과 총 6개 부문에서 8명의 베스트 금융 CEO가 선정됐다. 먼저 생명보험 부문에서는 구한서 사장이 이끄는 동양생명이 매출액·영업이익·순이익 증가율에서 골고루 좋은 성적을 거뒀다. 2위를 차지한 삼성생명보험과 접전을 벌였지만 순이익 증가율에서 20% 포인트 이상 격차를 벌리며 1위에 올랐다. 구한서 사장은 최근 계열사 분리와 사명 변경에 공을 들이고 있다.

손해보험 부문에서는 악사손해보험의 자비에 베리 사장이 1위를 차지했다. 2위인 삼성화재보험을 큰 차이로 따돌리며 압도적인 1위에 올랐다. 2011년 다이렉트보험에 취임한 베리 사장은 전 조직과 모든 분야에 ‘우수성’, ‘편의성’, ‘혁신’을 핵심 가치로 내세우고 고객 니즈에 따라 보다 단순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성장 전략을 제시하는 데 공을 들여왔다. 베리 사장은 “회사의 궁극적인 목표는 성장과 이익을 동시에 달성하는 ‘수익성 있는 성장’”이라고 강조하며 실적을 끌어올린 결과 쟁쟁한 경쟁사를 뒤로하고 1위 자리에 올랐다.

은행 부문에서는 지방은행의 선전이 돋보였다. 그중에서도 허창기 행장이 이끄는 제주은행이 가장 좋은 성적을 냈다. 전반적으로 은행권이 마이너스 성장을 하는 등 부진한 모습을 보인 가운데 제주은행은 매출액·영업이익·순이익 모두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은행 관계자는 “1위에 올라 영광스러우면서도 올해 은행권 사정이 전반적으로 좋지 않아 한편으로는 송구스럽다”고 소감을 밝혔다.

증권 부문 베스트 CEO는 미래에셋증권의 조웅기·변재상 사장이 차지했다. 각자대표 체제로 운영되는 미래에셋증권은 대표의 역할이 분리된다. 조웅기 사장은 홀세일·트레이딩·기업RM 부문과 은퇴자산추진본부를 총괄하며 변재상 사장은 리테일·해외·경영서비스 부문과 스마트비즈센터를 담당하고 있다.

지주회사는 유일하게 공동 수상했다. 총합에서 11점 동점을 얻은 DGB금융지주의 하춘수 회장과 한국스탠다드차타드의 리처드 힐 회장이 함께 1위 자리에 올랐다. DGB금융지주는 하춘수 회장이 2011년 지주사 출범 때부터 수장을 맡은 후 2012년 총 자산이 전년 동기 대비 13.9% 성장하는 등 안정적인 성장을 지속하고 있다. 지난해 DGB캐피탈 인수, CGB데이터시스템 설립 등 그룹 사업 다각화 노력에 힘을 기울였다. 힐 회장은 국내외 금융지주사를 통틀어 최연소 회장 겸 은행장으로 2008년 한국 스탠다드차타드은행 부행장으로 부임한 후 2009년부터 한국스탠다드차타드금융그룹을 이끌고 있다.

마지막으로 카드 부문에서는 최치훈 사장이 이끄는 삼성카드가 모든 부문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며 압도적인 1위에 올랐다. 최 사장은 부임 이후 줄곧 ‘고객과 현장 속에 답이 있다’는 내용을 임직원들에게 강조하며 회사 성장을 이끌었다.



2013 베스트 금융 CEO 선정 방법
▶ 선정 목적 객관적이고 공정한 툴을 활용해 실적으로 금융시장에 활력을 불어넣는 최고의 CEO를 선정한다.
▶ 선정 대상 나이스평가정보 데이터베이스 내에서 2011년과 2012년 경영 실적 파악이 가능한 214개 금융사.
▶ 선정 기준 전년 대비 매출액 증가율, 영업이익 증가율, 당기순이익 증가율.
▶ 선정 부문 생명보험·손해보험·은행·증권·지주회사·카드 등 6개 부문
▶ 선정 과정
1차 업종별로 경영 실적 분석 및 점수화해 상위권 선정.
2차 1차 선정 대상들에 대한 최근 경영 활동 등 개별 조사.


이현주 기자 char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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