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준의 중국 재테크] 자본시장 개방 시험대…‘ 제2의 홍콩 ’ 되나

상하이 자유무역지대(FTZ)의 의미는

900 개 이상의 초우량 기업들이 입주를 희망한다고 해서 전 세계의 이목을 끌고 있는 상하이 자유무역지대는 어떤 의미를 갖고 있을까. 또 실제로 중국 내 첫 위안화 자유 환전이 상하이 자유무역지대에서 가능할까.

최근 발표된 ‘상하이 자유무역지대(shanghai Free Trade Zone, 이하 상하이 FTZ )’ 초안에는 ‘상하이 자유무역지대의 위안화 자본 항목 개방을 선행 실시하며 차츰 자유 환전 등 금융 혁신을 실현한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한마디로 ‘위안화 자본 계정의 개방과 자유 태환’을 시행하고 위안화 오프쇼어센터를 설립함으로써 자유로운 투자와 자본거래를 할 수 있는 제2의 홍콩을 중국국내에 만들겠다는 것이다. 지금까지의 중국 내 자유무역단지와의 차이는 단순한 무역의 자유구역이 아니고 금융과 물류를 중심으로 한 서비스 시장 전체를 개방해 진정한 자유무역지대로 만들어 중국 내의 홍콩으로 시범구를 만들고 성공하면 주요 도시로 확대하는 형태를 취하겠다는 것이다.

상하이 FTZ 1차 입주 명단에는 중국계 은행 9곳과 씨티은행·싱가포르개발은행 등 외국계 은행 두 곳이 포함됐다. 또 2차로 설립 인가를 받은 홍콩상하이은행(HSBC)은 “내년 초 자유무역지대 안에 지점을 설립할 것”이라며 “개점 초기에는 기업 고객을 중심으로 글로벌 은행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2차 인가 은행인 동아은행 역시 “홍콩 최대의 독립된 은행망을 이용해 홍콩·중화권·동남아·영국·미국을 연결하는 국내외 고객에게 금융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중국 4대 국유 은행인 공상은행·농업은행·중국은행·건설은행을 비롯해 교통·초상·평안 등 다수 은행들이 점포 개설을 신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은행들이 상하이 FTZ에 일찌감치 관심을 갖는 이유 역시 오프쇼어 금융이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오프쇼어 금융은 비거주자 간의 금융거래를 중개하는 활동에 대해 조세나 외환 관리상 특전이 부여되는 금융을 말한다. 중국 은행들은 상하이 FTZ에 점포를 개설함으로써 외국계 은행들과 마찬가지로 다양한 사업 기회를 포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중국 은행은 중국 은행대로, 외국 은행은 외국 은행대로 상하이 FTZ는 새로운 기회가 되고 있는 것이다. 상하이 FTZ가 조기에 자리 잡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중국 정부, 상하이 FTZ로 세 가지 효과 노려
10월 1일부터 정식으로 가동된 상하이 FTZ를 좀 더 자세히 알아보자. 상하이 FTZ는 상하이 와이가오차오(外高橋) 보세구, 와이가오차오 보세물류단지, 양산(洋山) 보세항구, 푸둥(浦東)공항 종합보세구 등 기존 4개 보세 지역을 통합하고 있다. 면적은 28.78㎢다.

중국 국무원은 지난 9월 29일 현판식을 열고 ‘상하이 자유무역시험지구 총체 방안’을 발표함과 동시에 정식으로 상하이 FTZ를 출범시켰다. 이 방안의 요점은 자유무역지구 내 외자은행 및 중외합자은행 설립 지지, 해당 관리 감독 및 세무 제도 환경 조성, 외상 독자 국제 선박 관리 기업 설립 허용, 자유무역지구 내 위안화 자본 계정 환전 등을 선행적으로 시험 운영하는 것이다. 전통적인 보세구는 상품 무역이 핵심이었고 선전은 금융 개방이 핵심이었다면 이번 상하이 FTZ는 상품 및 서비스 무역과 금융 개혁이라는 세 가지 핵심을 가지고 출범했다.

상품 무역 방면으로는 ▷상품 무역 편의와 감독 정책 ▷역외 위안화 결제 등을 통해 등 환율 리스크를 감소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서비스 무역 방면으로는 ▷금융·해운·물류·비즈니스·문화사회 등으로 서비스 영역 확대 ▷운반·저장·물류 등 생산성 서비스 확대 ▷선박교역·선박관리·해운자문·해운기술 등 해운과 관련된 서비스업 수준 제고 ▷제약·소프트웨어·컨설팅 등의 업무를 발전시킬 것이다. 금융 개혁을 위해서는 ▷위안화 자본 항목의 태환 ▷금융시장의 금리 시장화 ▷위안화 해외 사용 등을 선행적으로 시범 실시하기로 했다.

리스크가 통제 가능하다는 전제하에서 은행들의 금리 자유화 등 금융 규제를 완화하고 다양한 개혁과 개방 확대 방안 탐색이 이뤄질 예정이다. 이와 함께 서비스업 확대 등 투자 분야 또한 점진적으로 개방할 계획이다. 장기적으로 투자자 자격 요건, 지분율 제한, 경영 범위 제한 등 진입 장벽이 점차적으로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야말로 향후 중국의 전격적인 문호 개방의 시험 무대로 상하이를 택한 것이다.


한국 금융과 산업에 새 전기 될 것
중국의 경제성장이 둔화되는 상황에서 ‘개혁과 개방’을 위한 새로운 개혁 정책들이 필요한 시점이다. 여기에 전 세계 무역 및 투자 재구성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어 지금이야말로 중국이 움직여야 할 때였다고 본다. 이러한 관점에서 상하이시의 자유무역지대 지정과 시장 개방은 시기가 절묘해 파급효과가 클 것으로 판단된다.

지역적으로도 상하이가 갖고 있는 의미는 매우 크다. 상하이는 2009년 지역내총생산(GRDP)에서 홍콩을 앞지른 이후 그 격차를 점점 벌려가고 있다. 2012년 기준 상하이는 3212억 달러, 홍콩은 2618억 달러를 기록했다. 항만운송 물동량에서도 2012년 전년 대비 2.5% 증가한 3252만 TEU(1TEU= 20피트 컨테이너 1개)로 세계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상하이 FTZ는 시스템만 잘 구축한다면 개방을 확대하고 각종 세제 우대 및 정책 지원 등을 통해 역내 금융 및 물류 센터로의 성장도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톈진·광둥·충칭 등의 보세구 중 금융·서비스업 등의 개방에 따른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우선적으로 인적자원이 풍부하고 금융 및 서비스업이 발전한 상하이가 선정됐다고 본다.

향후 해외 진출을 추진하는 중국 기업들이 상하이로 몰릴 것이다. 또한 이를 통해 인근의 창장 삼각주 지역 및 중국 전역에 미치는 파급효과 역시 클 것으로 예상된다. 만약 이번 자유무역시범구가 성과를 거둔 후 대상 지역을 상하이 시 전체로 확대하고 최종적으로 상하이를 홍콩이나 싱가포르와 같이 자유무역항 도시로 조성한다면 상하이의 도시 경쟁력은 전 세계 초특급 도시로 거듭날 수 있다. 상하이 FTZ에서 위안화의 자유로운 태환이 이뤄지고 이자율과 환율 등이 자유화되면 역외 위안화 중심지와 국제 금융 허브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다. 이에 따라 이번 시범구의 조성은 상하이시가 계획하고 있는 국제경제·국제금융·국제물류·국제무역 허브를 포함한 ‘4대 허브’ 건설에 한 발 다가선 것으로 보여 이미 경제적 의미는 큰 것으로 판단된다.


<YONHAP PHOTO-0540> 출범 앞둔 상하이 자유무역구 (상하이=연합뉴스) 한승호 특파원 = 중국 첫 자유무역지대인 상하이(上海) 자유무역시험구(자유무역구)가 29일 현판식을 거쳐 내달 1일 출범한다. 중국은 '제2의 개혁·개방 시험대'로 삼겠다는 의지 아래 금융을 비롯한 서비스 분야의 과감한 개방과 외환·금리 자유화를 시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상하이 자유무역구는 와이가오차오(外高橋)보세구, 와이가오차오보세물류원구, 양산(洋山)보세항구, 푸둥(浦東)공항 종합보세구 등 4개 지역 28.78㎢에 들어선다. <<국제뉴스부 기사 참조>> 2013.9.26 hsh@yna.co.kr/2013-09-26 11:01:00/ <저작권자 ⓒ 1980-2013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10월 1일 공식 출범한 상하이 FTZ는 조성에 착수했으며 향후 3년 내에 시범구를 완성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아직은 중국 재정부·은행감독위원회·증권감독위원회 등 금융업 규제 부서에서 개방 속도와 부작용에 대한 이견이 있고 세수 우대 정책 역시 여러 안이 논의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지만 중요한 것은 중국 경제를 총괄하는 리커창 국무원 총리의 적극적인 후원 아래 진행되고 있다는 것이다.

단기적으로 자유무역지대의 금융 개방을 비롯한 많은 변화가 한국 경제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것은 제한적이겠지만 2~3년의 시간을 두고 상하이 FTZ는 한국 기업들에도 많은 새로운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판단된다. 상하이가 제2의 홍콩이 된다면, 특히 중국 내에서 지점 설립과 업무 영역에 제한을 받고 있는 은행을 비롯한 증권 등의 금융 산업과 ‘한류’를 앞세운 수출입 물동량 증가로 사업 기회가 증가할 것으로 보이는 물류와 종합상사 등 많은 분야에서 한국 기업들의 수혜를 예상할 수 있다.

또 상하이 FTZ가 본격적으로 출범한 가운데 톈진·광둥·충칭 등의 도시 또한 자유무역지구대로의 추가 선정에 경합을 벌이고 있다. 이제 중국의 문호라고 할 수 있는 금융 중심지 상하이시의 본격 개방이 시험대에 올랐다. 한국 금융 산업과 많은 수출 기업에는 새로운 전기가 될 가능성이 높다.


조용준 하나대투증권 리서치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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