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 포커스] 콘래드호텔 인수하는 조현호 회장은 누구

M&A ‘다크호스’…인적 네트워크 ‘탄탄’

미국 AIG그룹이 투자한 서울 여의도의 특1급 호텔인 콘래드호텔이 조현호 CXC 회장에게 매각된다는 소식에 재계 안팎에서 “조 회장이 누구냐”는 궁금증이 일었다.

조 회장은 조중식 전 한진건설 사장의 아들이다. 그동안 잘 알려지지 않았고 그의 회사인 CXC 또한 생소한 이름이다. 그런 그가 콘래드호텔뿐만 아니라 올해에만 한국종합캐피탈을 인수하고 아이엠투자증권의 우선 협상자로도 선정되며 알짜 금융사와 호텔 등을 품게 됐다. 인수·합병(M&A)계의 ‘다크호스’로 떠오르고 있는 조현호 회장의 배경이 궁금해지는 순간이다.



그의 프로필에는 미국 배경이 자리하고 있다. 조 회장은 부친이 한진건설에서 물러나는 동시에 가족과 함께 미국으로 이민을 떠나 줄곧 미국에서 자랐다. 미국에서 명문 사립 엔도버고와 브라운대, 와튼스쿨 MBA를 나왔다. 컨설팅 회사를 거쳐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등 미국 투자은행(IB)에서 실전 경험을 쌓은 뒤 2000년 아시아 주요 재벌 2세들과 아지아라는 사모 펀드(PEF)를 설립한 게 주요 경력이다.

특히 그는 사모 펀드 투자의 전문가로, 홍콩에서 아지아 사모 펀드는 2000년 설립 이후 14년째 운용되고 있으며 펀드 규모는 2조~3조 원에 달한다. 주로 M&A 투자와 부동산 투자 등에 강점이 있다. 중국 유명 백화점과 쇼핑몰, 일본 요양 병원 체인 등에 투자했고 국내에서는 팬택 본사 빌딩과 K1 빌딩, 종로플레이스와 용인 물류센터 등 부동산에 주로 투자했다.


금융업·호텔업에 잇따라 진출
조 회장의 가장 큰 자산은 파워 인맥으로 통한다. PEF를 운용하면서 쌓은 막강한 자금 동원 능력에다 전 세계 유력자들에 닿아 있는 글로벌 네트워크가 조 회장의 장점이라는 게 주변의 평이다.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 재벌들과 연이 많으며 미쓰비시·피아트 가문의 자제들과도 동문수학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콘래드호텔도 조 회장이 직접 AIG 본사에 찾아가 딜을 성사시켰다. 아이엠투자증권과 콘래드호텔 인수에는 주로 네덜란드·호주·영국 등의 해외 연·기금과 글로벌 대학 기금 등이 참여했다.

조 회장이 홍콩에서 국내로 넘어온 것은 그의 야심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남의 돈’을 굴리는 일은 할 만큼 했다는 게 조 회장의 생각이다. 국내에서 자기만의 사업체를 일궈 재계에 자수성가형 사업가로 발을 내디디겠다는 포부를 가지고 있다. 이 때문에 2011년 옛 금호토로리스를 인수해 CXC캐피탈을 설립하고 2012년 1월 CXC모터스를 설립하며 본격적으로 자동차 사업에 진출했다. 미쓰비시자동차를 독점 수입하는 등 수입차 유통, 중고차 판매, 렌터카, 캐피털, 보험 등으로 규모를 확대하며 M&A 시장 진입을 위한 작업을 했다.

아이엠투자증권과 콘래드호텔 등 금융업과 호텔업에 진출하는 배경은 안정적인 캐시카우를 마련하려는 작업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증권사의 고객들에게 호텔의 고급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연계 비즈니스로 CXC만의 우량 고객을 확보하려는 계획이다. 이들을 기반으로 향후 본격적인 성장 비즈니스를 하겠다는 생각이다. 특히 일본에서의 투자 경험을 바탕으로 향후 고급 요양병원 체인 브랜드 설립 계획을 갖고 있어 그의 행보가 주목된다.


이현주 기자 char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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