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라이프] 이국적인 프랑스 감성…성능도 탁월, 시트로엥 DS5

아직 국내 소비자에게 익숙하지 않은 시트로엥 브랜드는 벤츠처럼 고급차라기보다 유럽의 대중차에 가깝다. 약 100년 전인 1919년에 탄생한 시트로엥은 프랑스 자동차의 강한 자존심을 대변하며 독특한 디자인과 뛰어난 성능의 DNA를 이어가고 있다. 새로운 모델이 나올 때마다 파격적인 디자인을 선보였고 1974년 푸조사에 합병되면서 파워 트레인이 강화됐다. 경제성을 추구하면서도 개성과 멋스러움을 추구하는 이들에게 사랑을 받을 만한 브랜드다.



올해 초 국내에 선보인 DS5는 시트로엥의 DS 라인업의 최상위 모델로 크로스오버 세단이다. 말 그대로 일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보다는 작고 아담하지만 충분히 넓은 실내 공간을 확보했고 편안한 세단의 장점을 갖고 있다. 시트로엥의 모델은 우선 개성 있는 디자인을 빼놓고 이야기할 수 없다. DS5를 딱 보면 둥글고 단단한 조약돌이 떠오른다. 차량 전체적으로 부드러운 곡선이 천장부터 해치 게이트까지 이어져 공기역학적 구조를 갖고 있다. 다른 유럽 브랜드가 굵고 강한 이미지를 갖고 있다면 시트로엥의 DS5는 유연하고 풍만한 매력을 풍긴다.



운전석에 타 보니 실내 인테리어 역시 그 어느 자동차에서도 느껴보지 못한 독특한 개성이 발휘된다. 운전석의 상단과 차량 센터의 콘솔박스 주변에는 수많은 버튼들이 자리 잡아 마치 비행기 조종석 같은 느낌이다. 운전석, 동승자석, 뒷좌석의 글라스 루프가 각각 나눠져 개별적으로 조절할 수 있다. 스티어링 휠도 원형과 직선이 절묘하게 어우러져 있고 코끼리 상아 모양으로 입혀진 크롬 장식도 인상적이다. 프리미엄 하바나 가죽 시트는 고급스러움을 한껏 뽐내고 있다.



지리산길을 거침없이 오르는 파워
DS5가 크로스오버 세단이란 점을 십분 체험하기 위해 시승 구간은 전북 남원까지 왕복 500km, 그리고 지리산길로 정했다. 경부고속도로·천안논산고속도로·순천완주고속도로로 이어지는 주행 동안 고속으로 갈수록 DS5의 진가가 나타났다. DS5는 2.0 HDi 직렬 4기동 디젤엔진이나 디젤의 소음과 진동은 그리 신경 쓰이지 않는다. 특히 고속 주행에서 안정감이 탁월하다. DS5의 서스펜션은 고르지 않은 노면일지라도 댐퍼가 부드럽게 주행할 수 있도록 도와 차량의 불필요한 움직임을 잡아내 편안한 주행이 가능하다. 최고 출력 163마력·3750rpm, 최대 토크 34.6kg·m·2000rpm으로 가속성 역시 만족스럽다. 오르막길에서의 가속성 및 핸들링을 확인하기 위해 남원에서 지리산 노고단까지 드라이브해 봤다. 지리산의 가파른 급회전 구간에서도 DS5는 약한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DS5의 차량자세제어장치(ESP) 시스템은 미끄러운 노면 등에서 운전자가 방향을 급격하게 틀어도 차량이 안정적으로 제 위치로 올 수 있도록 각각의 바퀴에 힘을 적절히 자동으로 전달해 제어해 준다.



DS5의 연비는 리터당 14.5km(도심 13.2, 고속 16.5)로 가득 주유하면 500km 이상의 주행이 가능하다. 다만 약간 불편한 점이라면 창문을 여닫는 버튼이 오른쪽 콘솔박스 앞에 자리 잡아 일반적으로 운전석 왼쪽 차문에서 컨트롤하던 습관 때문에 톨게이트 등에서 잠시 머뭇거려야 했다. DS5 2.0 HDi의 가격은 트림에 따라 칙(Chic), 소칙(So Chic), 이규제큐티브(Executive) 모델로 나뉘며 가격은 각각 4490만 원, 4990만 원, 5490만 원이다.


이진원 기자 zinone@hankyung.com
상단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