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파리의 IT 이야기] 페이스북 위협할 소셜 플랫폼

구글플러스 계정 10억 개 돌파

최근 구글플러스(Google+)에서는 ‘10억 논쟁’이 뜨겁게 벌어졌습니다. 누군가 ‘구글플러스 사용자가 10억 명을 넘었다’며 그래프를 그려 공개하자 몇몇 사람들이 시비를 걸었습니다. ‘어디까지를 사용자로 간주했느냐’, ‘사용자가 아니라 계정이 10억 개가 넘었다는 뜻이 아니냐’고 반박했습니다. 구글플러스는 구글이 2011년 6월 말 시작한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로 페이스북과 비슷합니다.



구글이 구글플러스 사용자가 10억 명을 넘었다고 밝힌 것은 아닙니다. 구글 에반젤리스트(전도사·전문가)로 활약하다가 올해 3월 구글에 입사한 프랑스 개발자가 그래프를 그려 공개했습니다. 구글러이긴 하지만 이 개발자가 밝힌 수치가 구글의 입장은 아니죠. 그렇지만 그동안 그가 밝힌 구글 정보가 워낙 정확했기에 반신반의하면서도 ‘계정 수는 10억 개가 넘었을 수 있겠다’고 받아들이는 분위기입니다. 저 역시 ‘계정 10억 개’는 가능하다고 봅니다.

물론 10억 명 중에 한 달에 한 번이라도 구글플러스에 접속한 ‘월간 활동 사용자’는 1억~2억 명밖에 안 됩니다. 페이스북과 카카오톡이 SNS를 주도하고 있는 한국에서는 구글플러스는 ‘듣보잡’이고 ‘유령도시’에 불과합니다. 그런데도 ‘구글플러스 10억 돌파’ 얘기를 꺼내는 것은 유심히 지켜봐야 할 서비스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아시다시피 SNS는 유행을 탑니다. 싸이월드도 후발 주자인 페이스북의 상륙을 저지하지 못해 한참 밀려났고 지금은 모바일 태생인 카카오톡이 ‘페이스북 바람’에 맞서 싸우는 형국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10억 계정 돌파, 한국에선 생소
저는 구글플러스 서비스가 시작된 다음날부터 사용했고 구글플러스가 수년 내에 페이스북을 위협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생각하는 가장 큰 이유는 구글의 각종 서비스와 긴밀하게 연결돼 있어 갈수록 막강해질 것이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구글이 안드로이드라는 모바일 운영체제(OS)를 무기로 스마트폰·태블릿 등의 플랫폼을 장악한 상태여서 구글플러스의 기반은 페이스북보다 훨씬 강합니다. 구글플러스와 블로그스팟 블로그의 댓글 연동도 재밌는 사례입니다. 구글 블로그스팟 블로그를 사용하면 블로그 글을 구글플러스에 자동으로 올릴 수 있고 어느 쪽에서 댓글을 달든 양쪽에 올라갑니다.

구글플러스의 현재 모습은 ‘10억 돌파’에도 불구하고 초라합니다. 계정을 만들어 글을 올려도 봐 주는 사람이 없고 페이스북의 ‘좋아요’와 비슷한 ‘플러스(+)’를 눌러 주는 이도 없습니다. 그러나 구글플러스는 야금야금 세력을 키워 가고 있고 전문가들은 플랫폼 경쟁력을 인정해 주고 있습니다. 구글로서는 조급할 게 없습니다.

현재는 ‘네트워크 효과’가 약한 게 흠입니다. 그렇다고 이런 양상이 계속될 것이라고 볼 수는 없습니다. 2, 3년 전만 해도 “페이스북이 뜬다”고 말하면 “친구들이 모두 싸이 하는데 누가 페이스북을 쓰겠느냐”고 반문하는 사람이 많았습니다. 그런데 뒤집혔죠. 똑같은 일이 구글플러스와 페이스북 사이에서도 일어나지 말란 법은 없습니다.


김광현 한국경제 IT 전문기자 khkim@hankyung.com
블로그 ‘광파리의 IT 이야기’운영자·트위터 @kwang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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