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커스] 명동에 ‘럭셔리 부티크’ 호텔 세운다

정윤영 호텔MPFV 회장




한국 건설 산업의 역사는 ‘토목 사업’의 역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열사의 나라에서 구슬땀을 흘려온 산업 역군들의 이야기는 신화에 가까운 일화로 전해지고 있다. 정윤영 호텔MPFV 회장 역시 대학에서 토목을 전공한 이후 40년 이상 한길을 걸어온 ‘뼛속까지 토목인’이다. 성공한 토목 기업인으로 입지를 다져온 그가 돌연 한국으로 돌아와 호텔 사업에 뛰어들었다. 대한민국의 수도 서울, 그중에서도 심장부로 불리는 명동 한복판에서 새로운 도전에 나선 그를 만나봤다.

해외 생활을 오래 하다 한국으로 돌아오셨습니다.
1969년에 사회생활을 시작할 때부터 지금까지 줄곧 토목 일을 해 왔습니다. 1973년 현대건설 입사 후 1975년부터 중동 개척에 나서기도 했죠. 1993년부터는 캐나다에 정착해 켄트렉스(KENTREX)라는 회사를 세워 토목과 주택 사업을 해 왔습니다.

토목 전문가이신데, 호텔 사업이 생소하진 않으신지요.
토목과 건축은 사촌 관계라고 할 수 있어요. 귀국 후 여러 사업 분야를 알아보던 차에 믿을만한 후배들에게서 사업 제안을 받았어요. 성장 가능성을 확인하고 2011년 12월 말에 정식으로 법인을 설립했습니다.

호텔 부지가 명동입니다. 최고의 입지라는 평가인데요.
정확히는 북창동입니다. 한국은행 뒤쪽의 옛 조폐공사 터죠. 걸어서 남대문과 명동 쇼핑이 가능하고 또 청계천과 덕수궁도 도보로 이동할 수 있습니다. 호텔 입지로서는 최고라고 판단했습니다. 지난 5월 본격 착공에 들어가 2014년 11월 완공될 예정입니다.

소유와 운영의 분리 계획도 업계에선 화제입니다.
미국에서는 리츠를 활용한 호텔 그룹이 크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아직 초기 단계이지만, 금융 친화적으로 소유와 운영 분리를 시도 중입니다. 세계적인 글로벌 기업들이 한국에도 출현했지만 유독 호텔은 로컬 기업으로만 머물러 있죠. ‘한류’도 유행하고 외국인 관광객 규모가 커가는 시장에서 세계에 내놓을 만한 글로벌 브랜드를 키워 보자는 꿈이 있습니다.

주변에 이미 특1급 호텔 등 경쟁자가 많은데요.
우선 신축 호텔의 메리트가 큽니다. 북창동과 명동 일대에 신축 건물은 우리가 유일하죠. 기존 호텔은 30년 이상 된 곳이 많거든요. 포지셔닝 자체도 ‘특2급’ 호텔입니다. 가장 큰 기회 요인은 역시 중국 관광객입니다. 호텔M(가칭)의 개발 콘셉트는 부티크입니다. 객실 위주의 ‘방 장사’를 넘어 다시 찾고 싶은 호텔을 만드는 것이죠. 디자인에 중점을 둬 객실마다 다른 감성과 인테리어를 도입합니다. 비즈니스와 부티크를 합친 호텔 개념은 국내에선 처음입니다.

해외 관광객 수요가 많은데, 전략은 무엇입니까.
컨시어지 개념이 핵심입니다. 사소한 고객 응대는 정보기술(IT) 등을 활용하고 나머지 인력은 VIP 서비스에 나서는 것이죠. 싱가포르와 태국 등의 유명 호텔들은 이미 컨시어지 중심, 개인 맞춤형 특화 서비스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특급 호텔에서 무엇을 빼오느냐가 문제이지, 기존 서비스에 뭘 더할 것인지를 생각하면 오히려 밸런스가 깨지기 쉬워요.

디자인 특화 계획이 특히 인상적입니다.
최근 청담동 ‘티라운드’ 설계로 유명한 김백선 건축가가 합류했습니다. 원래 동양화를 전공하신 분인데, 고정관념을 벗기 위해 일부러 호텔 경험이 없는 분에게 의뢰했습니다. 궁극적 지향점은 글로벌 다국적 브랜드입니다. 한국에서도 스타우드 같은 세계적 호텔 브랜드가 나올 때가 됐습니다. 고용 창출 부문도 무시할 수 없죠. 호텔 사업의 성장 가능성과 미래 세대의 일자리 창출이 모두 가능해졌습니다. 호텔업에 뛰어든 이유입니다.


장진원 기자 jjw@hankyung.com┃사진 서범세 기자 joycin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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