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생명 CEO아카데미
늦더위가 막바지에 다다른 어느 날 저녁, 깔끔한 외모에 열정에 가득 찬 눈매의 중년 신사들이 삼성생명의 한 FP센터로 향한다. 더러는 변호사·세무사·의사 등 전문직 종사자도 눈에 띈다. 30명쯤 될까. 그렇게 모인 이들이 서로 인사를 건네며 잠시 세상 사는 얘기로 정보를 나눈다. 이어지는 2시간의 강의. 수업이 끝나자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인근 호프집으로 자리를 옮겨 못다 한 이야기꽃을 피운다.삼성생명이 중소기업 최고경영자(CEO) 등을 대상으로 하는 고품격 교육 프로그램의 한 장면이다. 삼성생명은 9월 3일 강북사업부를 시작으로 12월 초까지 전국 11개 사업부별로 동시에 ‘삼성생명 CEO아카데미’를 진행한다. 삼성생명 고객들이 편리하게 참여할 수 있도록 고객이 있는 지역을 찾아가 실시하는 ‘지역 밀착형 명품 교육’이다.
이 회사는 2011년부터 CEO아카데미를 운영해 왔다. 올해 상반기까지 총 47회에 걸쳐 1196명이 참여했다. 올 하반기에 이어지는 프로그램을 합치면 수료자는 모두 1500명을 넘어설 전망이다.
이번 CEO아카데미의 주요 커리큘럼은 ▷인문·건강·경영·경제·예술 등 교양 ▷CEO를 위한 자산관리·세무·가업승계 등 맞춤형 경영·경제 지식 ▷참여 CEO들의 네트워크 구축을 위한 골프 세미나 등 3가지 콘셉트로 이뤄진다. 이론 중심의 과정이 아니라 실무형 프로그램으로 꾸몄다.
中企 CEO 대상 11개 프로그램 동시 진행
삼성생명은 차별화된 강의로 지역 내 다양한 기업의 CEO들이 인적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삼성생명과 지속적인 유대 관계를 맺을 수 있도록 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이번 CEO아카데미 프로그램을 주요 사업부 및 지역별로 보면 ▷서울 강남(9월 9일~11월 5일) ▷서울 강북(9월 3일~11월 12일) ▷서울 AM(9월 4일~11월 13일) ▷서울 법인(9월 25일~12월 4일) ▷경기(10월 1일~11월 19일) ▷경인(9월 25일~12월 4일) ▷인천 GFC(9월 24일~11월 26일) ▷부산(9월 25일~11월 6일) ▷구미(9월 4일~11월 20일) ▷충청(9월 24일~11월 26일) ▷원주(9월 4일~10월 23일) 등이다.
강사진도 알차다. 정규재 한국경제신문 논설실장이 세계를 향한 기업 경영에 대해 강의하는 것을 비롯해 김영익 서강대 교수(국내경제 동향과 전망), 김형진 변호사(비즈니스 협상의 이론과 실제) 등이 경영 분야의 궁금증을 풀어준다. 삼성생명의 세무·투자·부동산 전문 파이낸셜 플래너(FP)들이 사례를 중심으로 강의한다.
박재갑 서울대 교수(암의 예방과 극복), 이미도 작가(픽사에서 창조적 상상력을 훔쳐라), 이주헌 서울미술관 관장(명화로 본 리더십), 이홍렬 개그맨(이홍렬의 funfun한 인생), 한동길 트레이너(한동길의 운동처방법), 고두현 한국경제신문 논설위원(시인의 영감을 훔쳐라) 등이 인문학·건강 분야를 맡았다.
CEO아카데미를 수료한 중소기업인들이 실질적으로 혜택을 보는 사례도 많다. 경기도 일산의 한 주방 용품 전문 업체는 이 교육을 받고 인도 시장 개척단에 선발되는 행운을 잡았다. 신청 업체들이 워낙 쟁쟁한 곳이어서 이 회사는 한 가지라도 더 차별화된 항목을 넣으려고 업체 평가서에 ‘삼성생명 CEO아카데미’ 수료증을 첨부했던 게 주효했다. 발표 당일 담당 공무원이 ‘좋은 교육을 수료했다’고 소개하면서 선발 소식을 알려줬던 것.
삼성생명 관계자는 “고객을 위한 다양하고 차별화된 프로그램을 개발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다”며 “CEO아카데미를 통해 고객들이 시대를 꿰뚫는 통찰력을 갖고 이 시대의 성공 키워드를 찾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공태윤 기자 true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