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준의 중국 재테크] ‘스마트시티’에 열광하는 중국

320개 도시 추진…400조 시장‘활짝’

중국 리커창 국무원 총리는 새 정부 최대 추진 사업으로 기존 도시화와 차별화되는 ‘신도시화’ 정책을 천명했다. 중국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신형 도시화는 첫째, 농민공(농촌 출신 도시 근로자)의 도시화. 둘째, 중소도시의 도시화. 셋째, 스마트시티 건설이라는 세 가지 카테고리로 정리된다. 즉, 신도시 개발을 통해 중소도시의 도시화를 추진하고 기존 도시들의 스마트화를 통해 에너지·환경 등 각종 사회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한국 사회에도 생소한 ‘스마트시티’란 과연 무엇일까.



한 예로 중국 국무원이 비준한 첫 번째 국가급 스마트 도시로서의 톈진에코시티를 보자. 생태적으로 지속 가능한 도시환경을 갖춘 도시로 스마트 홈, 교통 디지털 시스템, 지능화 전력망 등 스마트 기능과 함께 음식물 자원화, 오·폐수 처리장, 쓰레기 소각 시설 등 환경 개선 및 보존을 위한 시스템을 갖춘 미래형 도시를 이야기한다.

스마트시티는 클라우드 컴퓨팅을 비롯한 차세대 정보통신기술(ICT)을 결합해 주요 시설과 공공 기능을 네트워크화한 미래형 첨단 도시로서 시민의 편의성과 삶의 질을 높이는 정보화 도시를 의미한다. 중국 정부는 ‘12차 5개년 규획’에 따라 2015년까지 320개 도시를 스마트시티로 조성하는 데 총 5000억 위안(약 90조 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중국은 전력이나 가스 등의 에너지·교통·상하수도와 같은 사회 기반 인프라는 물론 교육·의료·보안 등의 소프트 인프라까지 모두 자동화·첨단화되면서 개인의 업무와 생활을 인텔리전트하게 변화시키기 위해 스마트시티 건설에 노력을 기울이기 시작했다.

구체적으로 보면 중국 주택 및 도시농촌건설부가 지난 1월 ‘스마트시티’ 시범 구역을 90곳 발표한 데 이어 지난주 103곳을 확정 발표했다. 베이징 경제기술개발구를 비롯한 톈진·충칭·허베이·산시(山西)·네이멍구·헤이룽장·지린·랴오닝·산둥·장쑤·안후이·저장·푸젠·장시·하이난·후베이·후난·광둥·광시·윈난·귀저우·간쑤·쓰촨·시짱·산시(陝酉)·닝샤·신장성에 걸친 83개의 시와 구, 20개의 현과 진이 이번에 발표된 시범 구역에 포함돼 있다.


한국 ICT 업체들엔 절호의 기회
이번 발표 이전부터 중국은 베이징·상하이 등 1선 도시뿐만 아니라 난징·우한·청두·선양 등의 2~3선 도시까지 포함해 이미 50여 개의 스마트시티를 건설 중에 있다. 지역별 균형 발전을 고려해 창장삼각주, 도시 치안과 방범, 전자행정, 디지털 의료 등의 기초 인프라 및 사회 복무 관련 분야를 우선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또한 중국의 도시 부동산 개발 투자액은 2000년 이후 매년 20~30% 정도 증가해 왔으며 앞으로도 계속 증가할 전망이다.

중국 스마트시티 사업을 정리하면, 2015년까지 320여 개 도시를 스마트 도시로 성장시키고 이를 위해 총 5000억 위안(약 100조 원)을 투자하며 전체 관련 시장 규모는 무려 2조 위안(약 400조 원)에 달할 전망이다. 구체적으로 개발 대상지가 선정되면 개발 계획에 따라 컨설팅 및 설계 단계를 거쳐 1급 개발, 2급 개발 단계를 진행한다. 1급 개발은 개발 대상지의 토지 수용, 기존 시설의 철거 및 정비, 도로와 수도 등 기초 인프라 정비 후 개발 가능지로 전환하는 개발 단계로, 사업 특성상 대부분이 중국 국영기업이 추진한다. 2급 개발은 1급 개발이 완료된 토지에 지상 건축물을 건립해 스마트시티를 완성하는 과정으로, 스마트시티 관련 업체들은 실질적으로 대부분이 2단계의 개발 과정에 주력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중국 정부나 지자체가 신도시 개발을 추진할 때 자체 기술이 부족해 스마트시티 설계나 운영 및 관리에 대한 기술 자문을 외국 기업에 요청하고 있는 상황이다. 우리나라는 2007년부터 대기업 위주로 중국 스마트시티 건설 참여를 목표로 현지에 진출했고 SK텔레콤, LG CNS, 삼성SDS 등 주요 대기업들은 현지법인 또는 합작 형태로 스마트시티 건설 관련 컨설팅 및 엔지니어링 서비스, 지능형 교통망, 지하철 자동 요금 징수 시스템, 에너지 절감 시스템 등의 분야에 진출해 있다.

중국에 진출 중인 시스코·IBM 등 글로벌 ICT 기업들은 중국 내 지사 설립 등을 통해 중국 시장에 진출하고 있고 스마트시티 건설의 핵심 장비랄 수 있는 제품들을 중국 내에서 직접 생산함으로써 가격 경쟁력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다.

한국 기업은 아직까지 스마트시티 건설에 직접적인 참여 실적이 거의 없는 상황이며 현지 관련 업체에 네트워크 장비, 서버 등 스마트시티 관련 제품을 공급하는 수준에 그치고 있다. 그러나 KOTRA의 조사에 따르면 국내 기업은 고효율·고성능의 첨단 환경 기술에 강점을 갖고 있으므로 향후 지속적인 홍보를 통해 국산 제품의 수출 확대가 가능할 것으로 보이며 기존 시스템 공급에 국한된 사업 참여가 아닌 스마트시티 건설 참여를 위한 적극적인 투자 형태의 진출 전략이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


아직은 초기 단계, 직접 투자는 유의해야
한편 중국 스마트시티 사업과 관련해 중국 업체와 업무 협약을 맺었다는 한국 코스닥 업체의 주가가 크게 오른 적이 있다. 하지만 중국 스마트시티 사업은 아직 초기 단계이고 얼마나 이익 개선 효과가 생길지는 파악하기 쉽지 않다. 또 직접적인 수혜는 한국 업체보다 중국 업체들이 중심이 될 것으로 예상돼 대표적인 중국 업체 3곳을 소개한다. 하지만 세 업체는 모두 A주에 상장돼 있어 한국인들의 투자에는 직접적인 상관성이 낮아 간단히 소개한다.

우선 대표적인 업체는 다화테크놀로지(Dahua Technology)다. 이 업체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판매하는 중국의 보안 감시 설비 분야의 리딩 업체로, 주요 납품처는 중국이 보유한 세계 최대 규모의 수력발전소인 산샤거저우바발전소의 원거리 감시 사업, 중국 최대 직류 500KV 변전소인 이창룽취안(宜昌龍泉) 변전소 등으로 중국의 대표 프로젝트에서 다화의 제품을 대부분 사용되고 있다. 다화의 원거리 정보통신기술은 스마트시티 운영의 골간이 될 수 있어 대표적인 수혜 업체로 꼽힌다.



두 번째, DHC소프트웨어(DHC Software)다. 주요 사업은 소프트웨어 개발, 컴퓨터 정보 시스템 개발 및 IT 서비스 분야이며 보안 시스템 분야 역시 강점을 갖고 있다. 중국 정부로부터 주요 자격을 획득했고 정부의 주요 정보 관련 프로젝트를 수행한 업체로 알려져 있다.

세 번째, 아이플라이테크(iFlytek)다. 아이플라이테크는 음성인식 기술 업체로, 아이폰의 시리, 갤럭시 시리즈의 S보이스, LG의 Q보이스 등의 음성인식 기술 개발에 기여한 업체로 알려져 있다. 중국 내 음성인식 시장의 점유율이 무려 80%에 달하는 업체로, 스마트폰뿐만 아니라 교육용·레저용 등등 다방면으로 성장하고 있다.

무려 320개 도시를 스마트시티로 만든다는 중국의 야심찬 계획은 우리 한국 기업들이나 투자가들에게는 급할 것은 없지만 반드시 지켜볼 필요가 있을 것 같은 변화다.


조용준 하나대투증권 리서치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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