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의 ‘침대 밑 남자’ 괴담
감독 허정
출연 손현주, 전미선, 문정희
성공한 사업가 성수(손현주 분)는 사랑스러운 아내 민지(전미선 분)와 아들 호세, 딸 수아와 함께 고급 아파트에서 행복한 나날을 보낸다. 어느 날 전화기에서 들린 낯선 음성이 그의 완벽한 일상을 뒤흔든다. 아내에게조차 지금까지 존재를 감춰 왔던 하나뿐인 형 성철이 실종됐다는 것이다. 수십 년 만에 찾아간 형의 낡은 아파트에서 성수는 집집마다 새겨진 이상한 암호를 발견하고 “그 사람한테 제 딸 좀 그만 훔쳐보라고 해 주세요”라고 울부짖는 여자 주희(문정희 분)와 딸 평화를 만난다. 성수와 민지는 형의 아파트에서 봤던 암호가 자신들의 집 초인종 옆에도 새겨진 것을 발견한다.
이른바 도시 괴담 중 가장 유명한 에피소드. 술 취한 후배를 바닥에 재우려고 자취방에 데려왔는데, 갑자기 후배가 뭔가 먹고 싶다며 귀찮아하는 나를 끌고 집 밖으로 나왔다. 후배가 덜덜 떨면서 “침대 밑에 누워 있던 사람과 눈이 마주쳤다”라고 고백한다는 이야기. 바깥세상으로부터 나를 지켜주고 위험으로부터 차단해 주는, 온전히 내가 나로 존재할 수 있다고 생각했던 공간이 불현듯 가장 위협적인 공간으로 돌변하는 순간, 내 사생활이 결코 지켜질 수 없다는 불쾌감이 확신으로 드러나는 순간의 경악을 가장 잘 표현하는 괴담이 아닌가 싶다.
주차장, 엘리베이터, 한밤중의 귀갓길 등 대도시 어디에서나 맞닥뜨리는 타인은 유령이나 원혼보다 더 무시무시한 존재로 뒤바뀔 수 있다. 이곳은 마음만 먹는다면 얼마든지 가장 내밀한 사생활까지 침범해 들어올 수 있는 만인의 감시 사회다. 영화 ‘숨바꼭질’은 쥐도 새도 모르게 법의 보호를 받지 못하는 사각지대에서 그런 공포가 ‘나의 일’로 현실화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허정 감독의 장편 데뷔작 ‘숨바꼭질’은 2013년 들어 관람한 한국 영화 중 가장 흥미진진하고 잘 만들어진 영화라고 단언할 수 있다. 호러 스릴러라는 장르적 특성에 걸맞게 초반부터 마지막 장면에 이르기까지 쉴 새 없이 관객의 감정을 밀어붙인다. 손현주·전미선·문정희 등 파격적인 연기 변신을 보인 중견 배우들뿐만 아니라 보통 희생자 역을 맡으며 감정을 고조시키는 도구로 주로 활용되던 아이들마저 이 영화에선 극단적인 공포를 넘나드는 감정 연기를 빼어나게 소화하며 극적 긴장감에 기여한다.
감기
감독 김성수
출연 장혁, 수애, 박민하, 유해진, 이희준
호흡기로 감염, 감염 속도 초당 3.4명, 치사율 100%의 유례없는 최악의 바이러스가 대한민국에 발발한다. 정부는 전 세계적인 확산을 막기 위해 국가 재난사태를 발령, 급기야 도시 폐쇄라는 초유의 결정을 내린다. 피할 새도 없이 격리된 사람들은 일대 혼란에 휩싸이게 된다.
세상의 끝까지 21일
감독 로렌 스카파리아
출연 키이라 나이틀리, 스티브 카렐
소행성과 지구의 충돌을 곧 앞둔 어느 날, 도지는 3년 만에 옆집에 사는 페니와 인사를 나누고 그동안 그녀에게 잘못 배달됐던 우편물을 건네받는다. 우편물 속에서 첫사랑의 편지를 발견한 도지는 첫사랑을 찾아보기로 결심하고 마지막으로 가족을 만나려는 페니와 함께 길을 떠난다.
패션, 위험한 열정
감독 브라이언 드 팔마
출연 레이첼 맥아담스, 누미 라파스
광고 회사 직원 이사벨은 보스 크리스틴에게 매혹되지만 믿었던 그녀가 아이디어를 빼앗고 자존심까지 짓밟자 큰 상처를 받는다. 어느 날 크리스틴이 시신으로 발견되고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된 이사벨은 결백을 주장하지만 약에 취해 기억 일부가 사라졌다는 것을 알고 혼란스러워진다.
김용언 영화 칼럼니스트 plath@naver.com
감독 허정
출연 손현주, 전미선, 문정희
성공한 사업가 성수(손현주 분)는 사랑스러운 아내 민지(전미선 분)와 아들 호세, 딸 수아와 함께 고급 아파트에서 행복한 나날을 보낸다. 어느 날 전화기에서 들린 낯선 음성이 그의 완벽한 일상을 뒤흔든다. 아내에게조차 지금까지 존재를 감춰 왔던 하나뿐인 형 성철이 실종됐다는 것이다. 수십 년 만에 찾아간 형의 낡은 아파트에서 성수는 집집마다 새겨진 이상한 암호를 발견하고 “그 사람한테 제 딸 좀 그만 훔쳐보라고 해 주세요”라고 울부짖는 여자 주희(문정희 분)와 딸 평화를 만난다. 성수와 민지는 형의 아파트에서 봤던 암호가 자신들의 집 초인종 옆에도 새겨진 것을 발견한다.
이른바 도시 괴담 중 가장 유명한 에피소드. 술 취한 후배를 바닥에 재우려고 자취방에 데려왔는데, 갑자기 후배가 뭔가 먹고 싶다며 귀찮아하는 나를 끌고 집 밖으로 나왔다. 후배가 덜덜 떨면서 “침대 밑에 누워 있던 사람과 눈이 마주쳤다”라고 고백한다는 이야기. 바깥세상으로부터 나를 지켜주고 위험으로부터 차단해 주는, 온전히 내가 나로 존재할 수 있다고 생각했던 공간이 불현듯 가장 위협적인 공간으로 돌변하는 순간, 내 사생활이 결코 지켜질 수 없다는 불쾌감이 확신으로 드러나는 순간의 경악을 가장 잘 표현하는 괴담이 아닌가 싶다.
주차장, 엘리베이터, 한밤중의 귀갓길 등 대도시 어디에서나 맞닥뜨리는 타인은 유령이나 원혼보다 더 무시무시한 존재로 뒤바뀔 수 있다. 이곳은 마음만 먹는다면 얼마든지 가장 내밀한 사생활까지 침범해 들어올 수 있는 만인의 감시 사회다. 영화 ‘숨바꼭질’은 쥐도 새도 모르게 법의 보호를 받지 못하는 사각지대에서 그런 공포가 ‘나의 일’로 현실화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허정 감독의 장편 데뷔작 ‘숨바꼭질’은 2013년 들어 관람한 한국 영화 중 가장 흥미진진하고 잘 만들어진 영화라고 단언할 수 있다. 호러 스릴러라는 장르적 특성에 걸맞게 초반부터 마지막 장면에 이르기까지 쉴 새 없이 관객의 감정을 밀어붙인다. 손현주·전미선·문정희 등 파격적인 연기 변신을 보인 중견 배우들뿐만 아니라 보통 희생자 역을 맡으며 감정을 고조시키는 도구로 주로 활용되던 아이들마저 이 영화에선 극단적인 공포를 넘나드는 감정 연기를 빼어나게 소화하며 극적 긴장감에 기여한다.
감기
감독 김성수
출연 장혁, 수애, 박민하, 유해진, 이희준
호흡기로 감염, 감염 속도 초당 3.4명, 치사율 100%의 유례없는 최악의 바이러스가 대한민국에 발발한다. 정부는 전 세계적인 확산을 막기 위해 국가 재난사태를 발령, 급기야 도시 폐쇄라는 초유의 결정을 내린다. 피할 새도 없이 격리된 사람들은 일대 혼란에 휩싸이게 된다.
세상의 끝까지 21일
감독 로렌 스카파리아
출연 키이라 나이틀리, 스티브 카렐
소행성과 지구의 충돌을 곧 앞둔 어느 날, 도지는 3년 만에 옆집에 사는 페니와 인사를 나누고 그동안 그녀에게 잘못 배달됐던 우편물을 건네받는다. 우편물 속에서 첫사랑의 편지를 발견한 도지는 첫사랑을 찾아보기로 결심하고 마지막으로 가족을 만나려는 페니와 함께 길을 떠난다.
패션, 위험한 열정
감독 브라이언 드 팔마
출연 레이첼 맥아담스, 누미 라파스
광고 회사 직원 이사벨은 보스 크리스틴에게 매혹되지만 믿었던 그녀가 아이디어를 빼앗고 자존심까지 짓밟자 큰 상처를 받는다. 어느 날 크리스틴이 시신으로 발견되고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된 이사벨은 결백을 주장하지만 약에 취해 기억 일부가 사라졌다는 것을 알고 혼란스러워진다.
김용언 영화 칼럼니스트 plath@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