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리포트] 조선 ‘ 빅5’ 콧노래…실적 개선 가시화

대표적 사이클 산업 중 하나인 조선 업종이 선두 업체들부터 바닥을 탈피하고 상승 사이클로 접어들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이는 기술력과 원가 경쟁력에서 최고 수준인 한국 주요 조선소들이 남은 하반기 기간도 해양 설비, 컨테이너선, 가스선 등에서 확실한 수주 차별화를 보일 것으로 파악되기 때문이다.



과거 2년 동안은 각각 유럽발 위기와 중국의 긴축 그리고 그에 따른 발주량 감소가 조선업 주가의 발목을 잡았다. 그러나 올해는 이와 전혀 다를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과 유럽으로 확산되는 경기 안정화 구조가 발주 후 인도까지 2년 이상 소요되는 신조선 발주에 올해부터 일부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주가는 과거 2010년 하반기와 같은 추세적 상승을 그려볼 수 있다.

커버리지 내 조선 업체들을 현시점에서의 매력도로 평가해 봤다. 실적, 수주, 중·장기적인 FLNG(부유식 액화천연가스 생산·저장·하역 설비) 성장 스토리 등이 돋보이는 삼성중공업의 매력도가 가장 높았다. 다음으로는 대우조선해양이 장기 실적 개선과 해양 설비 및 액화천연가스(LNG)선에 대한 가시성에서 긍정적이다. 주가 상승 여력은 현대중공업이 가장 높지만 2분기 실적 발표 이후 접근할 것을 권한다.

조선업을 긍정적으로 보는 이유는 조선업의 성장성을 좌우하는 수주가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주요 조선소들의 올해 신규 수주 실적을 점검한 결과 현대미포조선·삼성중공업·현대중공업이 목표 달성률 70%대를 기록 중이다. 달성률이 가장 저조한 대우조선해양도 하반기 해양 설비와 LNG선 위주로 가시화되는 수주 건들이 많은 것으로 파악된다.

이에 따라 상장 조선 5개사(현대중공업·삼성중공업·대우조선해양·한진중공업·현대미포조선) 모두 수주 목표를 초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또한 컨테이너선의 발주가 추가될 것으로 예상된다. 질적으로도 현시점에서 수익성이 가장 높은 시추선과 LNG선 수주는 향후 실적 개선의 청신호가 될 전망이다.


올 2분기 업황 ‘바닥 치고 반등세’
이와 함께 조선 업종의 가장 큰 고객, 즉 ‘배를 많이 사는 지역’인 유럽의 경기가 턴어라운드하는 모습이다. 2011년 중반 이후 조선주 주가에 충격을 줬던 유럽발 위기는 안정화 국면으로 진행될 전망이다.

유럽은 역사적으로 선박금융을 주도하며 주요 발주자들이 자리해 조선업에 미치는 영향이 컸던 지역이다. 단기적으로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경기선행지수가 바닥을 벗어난 모습을 보이고 있어 실물경기도 2014년부터 되살아날 가능성이 높다. 여기에 추가적 금리 인하와 긴축 완화 등과 관련된 얘기들도 나타나고 있다. 미국의 양적 완화 중 일부 자금이 선박 발주에 투자된 것과 같은 흐름을 유럽에서도 예상할 수 있다.

주목할 점은 미국의 발주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선박 발주를 지역별로 보면 유럽의 절대적인 비중은 여전히 크지만 감소하고 있고 미국의 비중이 높아지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2007년 기준 전 세계 선박 발주 금액 5102억 달러 중 유럽이 50.4% (2571억 달러)를 차지했다. 그러나 현재는 41.2%(1120억 달러)까지 하락한 상황이다. 같은 기간 미국의 점유율은 7.6%에서 2013년 현재 11.5%까지 상승했다. 미국은 현재 세계 경기를 선도하고 있는 모습이다.

이에 따라 상장 조선 5개사의 합산 분기 실적은 올해 2분기가 바닥일 것으로 판단된다. 상장 조선 5개사 합산 2분기 실적을 점검한 결과 전 분기 대비 매출액은 4.9%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35.8% 감소한 것으로 분석된다. 컨센서스 대비 매출액은 0.8% 많지만 영업이익은 9.9% 적은 결과다. 이유는 전 분기 실적 중 비중이 컸던 현대중공업의 정유 부문 영업이익이 급감했고 삼성중공업의 일회성 이익이 소멸됐기 때문이다. 영업이익률 절대치로는 삼성중공업>대우조선해양>현대중공업>한진중공업>현대미포조선 순서고 컨센서스 대비는 삼성중공업>대우조선해양>한진중공업>현대미포조선>현대중공업 순서다. 전반적으로 해양 시추 설비 등 해양 설비 실적 기여도가 큰 회사가 높은 수익성을 보이고 있다.

또한 원·달러 환율 상승은 조선 업체들의 수주 경쟁력 향상 및 수익성 개선 요인이 된다. 올해 2분기 말 환율은 달러당 1149.7원으로 전 분기 대비 달러당 37.6원 상승했다. 원·달러 환율 상승은 한국 조선소들에 수혜 요인이다. 앞으로 수주 제품의 가격 경쟁력 향상과 수익성 개선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물론 상장 조선 업체들은 대부분 환 헤지 정책을 채택해 환율 변동의 민감도가 낮은 편이다. 이에 따라 실적 측면에서 대부분의 조선 업체들이 영업이익에서는 원·달러 환율 상승으로 소폭 개선되겠지만 영업외손익에서는 환 헤지에 따른 일부 평가손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조선업의 ‘원자재’랄 수 있는 후판(厚板)이 하락하고 있는 것도 긍정적이다. 올해 2분기 일본산 후판의 평균가격은 톤당 623달러로 전 분기 대비 1.1%, 전년 동기 대비 10.5% 하락했다. 원재료 중 수익성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후판 가격이 2011년 6월 이후 하향 안정화 추세가 이어지고 있는 점은 조선 업체들의 실적 측면에서 긍정적이다.


투자 매력 삼성>대우>현대 순
다만 대형 조선소들은 후판의 비중이 낮은 해양 설비의 매출 비중이 높아짐에 따라 그에 따른 수혜의 폭이 감소하고 있는 상황이다.

주요 조선 업체의 경영 현황을 살펴보면 삼성중공업은 7월 15일까지 올해 신규 수주 누계 금액이 약 100억2000만 달러로 수주 목표 대비 77.1%를 달성한 상태다. 하반기 남은 기간에도 머스크와 오션리그 등으로부터 드릴십 추가 수주가 기대되고 반잠수식 시추선 옵션 1기도 수주할 가능성이 높다. 또한 세계 최초로 수주했던 FLNG의 두 번째 수주가 하반기 중 말레이시아 국영 석유 기업인 페트로나스로부터 기대되고 있다.



이에 따라 삼성중공업의 2분기 실적도 전 분기와 유사하게 국내 상장 조선사들 중 가장 높은 수익성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또한 드릴십 건조 효과가 지속돼 컨센서스(애널리스트들의 실적 추정치 평균) 대비 영업이익률이 0.5% 포인트 웃돈 8.3%로 추정된다. 삼성중공업은 올해 남은 기간 동안 드릴십 10척을 인도하고 내년에도 10척을 추가로 인도하는 스케줄이 잡혀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올해 130억 달러의 수주 목표는 초과 달성할 가능성이 높다. 2분기 실적은 전 분기 대비 매출액과 영업이익 모두 개선된 것으로 추정된다. 컨센서스 대비로도 매출액은 0.7%, 영업이익률은 0.4% 포인트 웃돈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전 분기에 이어 2010년에 수주한 수익성 낮은 해양 설비들의 매출 인식이 지속됐지만 매출액 증가에 따른 고정비 감소 효과가 나타났기 때문이다.

현대중공업은 올해 현재까지 조선·해양 부문에서 100억 달러어치를 수주하며 양적인 측면에서 뚜렷한 개선세를 보이고 있다. 단 2분기 실적은 특히 정유 부문이 정제 마진 하락 등으로 이익이 급감한 영향이 크고 기타 사업부들도 대부분 수익성이 감소한 요인으로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감소할 것으로 추정된다. 컨센서스 대비 영업이익률은 0.8% 포인트 밑돌았지만 매출은 계절적인 성수기 영향으로 컨센서스를 0.7% 포인트 웃돈 것으로 추정된다.



이번 주 화제의 리포트는 동부증권 김홍균·김지상 애널리스트가 펴낸 ‘조선-2010년 하반기를 기억하십니까’를 선정했다. 최근 조선업의 업황이 바닥을 치고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아지고 있다. 김 애널리스트는 조선업의 현재를 2010년 하반기의 상황과 비슷하다고 평가했다.


정리 이홍표 기자 hawll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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