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안성 강화 ‘프라이빗 서비스’ 대세
앞으로 글로벌 정보기술(IT) 서비스 제공 업체들의 클라우드 서비스 도입이 가속화될 전망이다. 스마트폰과 태블릿 PC 등 각종 IT 기기의 발달로 언제든지 인터넷상의 서버를 통해 정보를 저장하거나 사용하는 클라우드 컴퓨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데 따른 것이다.미국 IT 전문 시장조사 기관인 가트너는 2013년 공공 클라우드 서비스에 대한 지출이 1310억 달러에 달했고 2015년에는 1800억 달러로 확대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한국은 2013년 공공 클라우드 서비스에 대한 지출이 16.3% 증가한 22억 달러에서 2015년에는 약 30억 달러까지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가트너는 클라우드 기반 서비스 투자로 새로운 매출이 발생해 해외 IT 서비스 제공 업체에 미치는 영향이 상쇄될 것으로 예측했다.
실제 HP 등 해외 선두 서비스 제공업체들은 최적의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를 만드는 데 집중하고 있다. 인터넷상의 서버에서 데이터 저장, 처리, 네트워크, 콘텐츠 사용 등 IT 관련 서비스를 한 번에 제공하는 통합 인프라를 구축하고 비용 절감, 생산성 향상 등 기업에 적합한 최적의 컴퓨팅 기술을 도입하기 위해서다. 그렇다면 클라우드 컴퓨팅을 기업에 도입했을 때 과연 어떤 변화가 일어나는 것일까.
비용 절감에 효율성·민첩성까지
이 기술을 도입하면 컴퓨터 시스템을 유지·보수·관리하기 위해 들어가는 비용과 서버의 구매 및 설치 비용, 업데이트 비용, 소프트웨어 구매 비용 등을 절감할 수 있으며 시간과 인력은 물론 에너지 절감에도 기여할 수 있다. 또 PC에 자료를 보관할 경우 하드디스크 장애 등으로 인해 자료가 손실될 수도 있지만 클라우드 컴퓨팅 환경에서는 외부 서버에 자료들이 저장되기 때문에 안전하게 자료를 보관할 수 있다. 저장 공간의 제약도 극복할 수 있으며 언제 어디서든 자신이 작업한 문서 등을 열람·수정할 수도 있다.
가트너의 애널리스트인 톰 비트만은 “사실 클라우드 모델을 채택하는 가장 주요한 혜택은 비용 절감보다 시장 진입 속도를 향상시켜 주는 ‘민첩성 증가’와 ‘역동적인 확작성’”이라고 말한다. 기업은 클라우드 기반의 인프라를 통해 매일 변화하는 운영상의 요건에 대응할 수 있기 때문이다.
클라우드 컴퓨팅이 다 좋은 것만은 아니다. 서버가 해킹당하면 개인 정보가 유출될 수 있고 서버 장애가 발생하면 자료 이용이 불가능하다는 단점도 있다.
그래서 최근에는 보안이 강조된 ‘프라이빗 클라우드’가 인기가 높다. 해킹에 대한 위협이 날이 갈수록 커짐에 따라 정부 기관 및 기술 혁신 기업 사이에서 프라이빗 클라우드의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는 추세다. 프라이빗 클라우드는 특정 기업이나 특정 사용자만을 대상으로 하는 클라우드 서비스다. 컴퓨팅 자원과 클라우드 내에 저장되는 데이터는 기업 내부에 저장되기 때문에 자원의 제어권을 기업 자체가 가지고 있다.
사례 몇 가지를 들어보면 다음과 같다.
호주 최대의 철광석 회사인 포케스큐 메탈스 그룹(FMG)은 2014년 생산량을 1억5500만 톤으로 늘릴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비즈니스가 거대해짐에 따라 FMG는 회사 내의 IT 부서가 비즈니스의 성장을 지원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리고 회사 내 자리 잡은 불필요한 워크로드와 비효율적인 IT 운영의 문제점을 파악하게 됐다. 빠른 혁신과 확장성, 간단한 운영 방법을 지원하는 프라이빗 클라우드가 절실했다. 이에 따라 HP가 제안한 ‘HP 클라우드 시스템 매트릭스 솔루션’으로 기업의 IT 인프라를 새롭게 구축했다. 가상화된 인프라 환경을 사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IaaS(Infrastructure as a Service) 기반의 HP 클라우드 시스템 매트릭스 솔루션은 서버와 스토리지, 백업 시스템, 네트워크를 통합적으로 연결, 지원해 호주 퍼스에 있는 메인 테이터센터와 FMG의 광산 지역과 항만 지역에 구축된 HP PODs에 도입됐다.
또한 HP 클라우드 시스템 매트릭스는 HP 솔루션으로 동질적인 하드웨어 환경 구현을 통해 FMG의 행정·연수 등에 들어가는 인력과 비용을 절감해 실질적인 비즈니스 수익 증가에 집중할 수 있도록 지원했다. FMG는 HP 네트워킹 솔루션 도입과 CWC에 루틴한 IT 관리 업무를 아웃소싱함으로써 불필요한 비용을 절감했다. 또한 IT 자원을 산출해 이에 따른 비용을 예측할 수 있게 됐다. 사업에 따라 필요한 스토리지 용량을 유틸리티 사용 모델을 통해 미리 예측해 필요한 만큼만 사용하고 사업이 끝난 후에는 불필요하게 낭비되는 스토리지 용량이 없어 비용 절감 또한 이룰 수 있게 된 것이다.
인도의 비즈니스 테크놀로지 서비스 기업의 강자로 꼽히는 젠팩트(Genpact)는 HP의 통합 시스템인 ‘클라우드 시스템 엔터프라이즈 솔루션’을 도입했다. 이는 HP가 젠팩트를 위해 제공한 맞춤형 솔루션이다. ‘처음부터 끝까지 책임지겠다’는 엔드(end)-투(to)-엔드(end) 서비스를 구축하고 ‘HP 클라우드 시스템 매트릭스’와 ‘서버 자동화’, ‘웹 관리’, ‘로드러너(Load Runner)’, ‘사이트스콥(SiteScope), uCMDB로 구성됐다. 이를 구현함으로써 문제점으로 여겨진 여러 IT 부서들과의 업무 조율과 각기 다른 매뉴얼 프로세스를 파악하며 낭비되는 시간, 반복되는 오류, 복잡한 절차가 감소됐다. 또한 서비스 모니터링이나 품질보장제도(SLA) 관리와 비즈니스와 테크놀로지를 통합할 수 있게 됐다.
클라우드 잘 활용하는 게 관건
앞서 소개한 사례와 같이 정보 보호 체계를 갖춘 프라이빗 클라우드는 선별적으로 내·외부망에 접근함과 동시에 다양한 종류의 단말기로 신속한 업무 처리를 가능하게 한다. 또한 부서별 특성에 맞는 접근 권한 설정으로 자료 정보 유출 방지에 효과적이다.
결과적으로 프라이빗 클라우드는 다수의 분산된 정보를 단일 시스템으로 통합하는 동시에 정보 보호 체계를 확립함으로써 클라우드 네트워크로 가는 전사적 발전을 이루는 지름길이 될 수 있는 것이다. 결국 프라이빗 클라우드는 현대적인 기업 컴퓨팅 인프라와 크게 다르지 않다. 인프라 관리 방법, 포함되는 내부 보안의 종류, 확장 방식에 있어 일부 차이가 있지만 사용하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는 사실상 같다.
반면 퍼블릭은 특정 기업이나 사용자를 위한 서비스가 아닌 인터넷에 접속 가능한 모든 사용자를 위한 클라우드 서비스다. 모든 사용자를 위한 서비스이지만 서비스 내부에 저장된 데이터나 서버와 같은 자원은 각 서비스에서 사용자별로 권한 관리가 되거나 격리돼 사용자 간에는 전혀 간섭이 없다.
이 밖에 하이브리드 클라우드는 퍼블릭 클라우드와 프라이빗 클라우드를 병행해 사용하는 클라우드 서비스다. 데이터 보안이 중요하거나 컴퓨팅 자원에 대한 제어를 가져야 하는 서비스나 시스템은 프라이빗 클라우드를 사용하고,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퍼블릭 클라우드를 사용해 연동하는 방식이다.
클라우드 컴퓨팅은 2010년부터 국내에서 활성화되기 시작한 이후 꾸준히 활용 사례를 늘려가고 있다. 적극적으로 클라우드 컴퓨팅 도입에 나선 기업들은 유연한 테스트 환경으로 IT 프로젝트의 민첩성을 향상시켰고 경쟁력 있는 서비스를 위한 투자 여유를 확보했다. 해외에서 역시 클라우드 컴퓨팅의 도입으로 기업의 혁신적인 발전을 이룬 케이스를 종종 볼 수 있다.
하지만 기업의 경영자는 클라우드가 모든 IT 관련 사안을 해결해 줄 수 있는 만병통치약이 아니라는 것을 인식하고 각자의 니즈에 비춰 클라우드 솔루션이 정말 도움이 될 수 있는지, 그리고 클라우드 환경을 설계할 때 내부 개발과 외부 자원 활용 여부에 대해 세심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김보람 기자 boram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