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ECIAL REPORT Ⅱ] 스웨덴 AP2, 지방 한계 딛고 수익률 1위…남미 농지·산림에도 투자

세계 연·기금의 투자 혁명 - 저성장과 고령화 파고 넘는다 ② 스웨덴 AP2

스웨덴은 ‘전국민 연금’의 발상지로 꼽힌다. 1913년 세계 최초로 이를 도입해 복지 국가의 초석을 놓았다. 스웨덴은 지금도 세계에서 가장 독특한 연금제도를 갖고 있다. 국가연금펀드(AP)를 4개로 쪼개 운영하는 파격적인 실험을 하고 있는 것이다.
연금의 비대화와 기업 지배 가능성을 없애고 경쟁을 통해 수익률과 효율을 극대화하기 위한 선택이다. 연금 펀드 4개 중 규모와 수익률에서 가장 앞선 곳은 AP2다.
놀랍게도 이 펀드는 수도 스톡홀름이 아니라 지방 도시 예테보리에 있다.



인구 50만 명의 항구도시 예테보리는 스웨덴 제2의 도시다. 수도 스톡홀름에서 고속열차를 타고 남서쪽으로 3시간가량 달리면 카테가트 해협 연안 예타강 어귀에 자리한 유서 깊은 도시가 모습을 나타낸다. 전통적으로 예테보리 경제를 이끌어 온 두 축은 조선과 자동차다. 북쪽 지역의 히싱겐 섬에는 지금도 스웨덴에서 가장 큰 조선소가 자리해 있다. 안전의 대명사인 볼보자동차는 예테보리의 또 다른 자랑이었다.

1990년대만 해도 볼보는 사업 다각화와 문어발식 확장을 통해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했다. 발렌베리 가문과 볼보가 스웨덴 경제를 동서로 양분하고 있다는 말까지 나올 정도였다. 하지만 볼보그룹은 무리한 확장의 후유증으로 해체됐고 볼보자동차마저 2010년 중국 지리자동차에 매각되는 운명을 맞았다. 조선업 역시 쇠퇴의 길을 걸었다. 새롭게 부상한 한국과 중국 업체들에 밀려 고급 선종에서 겨우 명맥을 이어가고 있는 실정이다.



스톡홀름에 뒤질 이유가 없다

예테보리 시청 광장에는 ‘북방의 사자’로 이름을 떨친 구스타프 아돌프 2세 국왕의 동상이 서 있다. 스웨덴의 전성기를 이끈 아돌프 2세는 1619년 예테보리를 개척해 세운 인물이기도 하다. 광장 건너편에는 현대식 쇼핑몰 노르드스탄이 있다. 스웨덴에서 보기 드문 초대형 쇼핑몰인데 알고 보니 스칸디나비아 반도에서 최대 규모라고 했다.

지난해 스웨덴의 4개 국가연금펀드(AP) 중 수익률 1위(13.5%)를 기록한 AP2는 노르드스탄을 구성하고 있는 건물 중 한곳에 입주해 있다. 수도 스톡홀름이 아닌 지방 도시에 세계적인 연·기금 본사가 있다는 게 왠지 잘 믿기지 않는다. 토마스 프란젠 AP2 최고투자전략가(CIS)는 “예테보리에 있지만 포트폴리오 운용에 아무런 불편을 느끼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직원들의 일정표는 런던·뉴욕·베이징·상하이·도쿄 등 해외 출장 스케줄로 꽉 차 있다”며 “스톡홀름이 여기에서 얻을 수 있는 것보다 지식과 정보, 통찰에서 앞서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AP2가 예테보리에 자리 잡게 된 데는 나름대로 정치적 배경이 있다. 2001년 기존에 5개인 AP를 4개로 재편하는 개혁이 시작됐다. 이때 정치권에서 ‘스톡홀름이 모든 걸 가져가서는 안 된다’는 주장이 힘을 얻었다. 스톡홀름 중심의 경제력 집중에 대한 지역의 반발이 작용한 것이었다. 토마스 모르싱 AP2 퀀트전략팀장 “4개 펀드 중 적어도 1개는 다른 곳에 두자는 합의가 이뤄졌다”고 말했다. 그렇게 해서 스톡홀름에 있던 AP2가 예테보리로 옮겨오게 됐다.

AP2는 스톡홀름에 있는 나머지 3개 펀드(AP1, AP3, AP4)를 모두 제치며 두각을 나타냈다. 작년 AP2는 13.5%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다른 펀드들을 2.2~4.3% 포인트 앞서는 빼어난 실적이었다. 펀드 자산도 2415억 크로나(약 42조9000억 원)로 사상 최대 규모로 불어났다. 프란젠 CIS는 “2001년 AP1~4는 1340억 크로나라는 똑같은 자산과 똑같은 포트폴리오를 갖고 동시에 출발했다”며 “AP2가 그동안 가장 성공적으로 펀드를 운용했다는 걸 보여준다”고 말했다.

자산 규모로 보면 AP2는 한국 국민연금(392조 원)의 10분의 1 수준이다. 하지만 둘을 직접 비교하기는 어렵다. AP2는 4개 국가연금펀드 중 하나일 뿐만 아니라 펀드 성격 자체도 차이가 난다. AP2는 자신들을 ‘완충 펀드(buffer fund)’라고 설명한다.

AP2를 정확하게 이해하려면 스웨덴의 연금 시스템을 먼저 살펴봐야 한다. AP1~4는 1999년 이뤄진 대대적인 연금 개혁의 결과물이기 때문이다. 스웨덴은 한국의 국민연금에 해당하는 공적 연금을 ‘일반 연금(Allman pension)’이라고 부른다. 여기에는 소득 비례 연금과 프리미엄 연금, 보장 연금 등 3종류 연금이 포함된다. 이 중 핵심은 소득 비례 연금이다. 프리미엄 연금과 보장 연금은 이를 보충해 주는 역할을 한다.

공적 연금은 세계적으로 크게 적립 방식과 부과 방식으로 나뉜다. 적립 방식은 연금 가입자들에게 거둬들은 보험료를 쌓아 두고 활용하는 형태다. 400조 원에 육박하는 연금 펀드를 운용하는 국민연금이 여기에 해당한다. 반면 부과 방식은 그해 거둬들인 보험료로 그해 연금을 지급하는 방식이다. 스웨덴의 소득 비례 연금은 이러한 부과 방식을 기본으로 한다.

특이한 것은 AP 펀드의 존재다. AP1~4는 매달 거둬들인 보험료 중 연금으로 쓰고 남은 자금을 모아 운용한다. 연금 수급자의 갑작스러운 증가나 고용률 하락, 임금 하락 등으로 연금 수입과 지출의 균형이 깨질 때 충격을 막아 주는 말 그대로 ‘완충’ 역할을 한다.





2008년 -24%…수익률 급락 쇼크

스웨덴 가입자들은 매달 임금 소득의 18.5%를 연금 보험료로 납부한다. 절반은 근로자가 절반은 고용주가 부담한다. 스웨덴 연금청은 이를 16%와 2.5% 둘로 나눈다. 16%는 AP1~4에 똑같이 4등분해 입금된다. 하지만 각 펀드로 이전된 자금 중 거의 대부분은 곧바로 다시 연금청을 거쳐 연금 수급자들에게 연금 형태로 지급돼 사라진다. AP1~4에는 연금 지급 후 남은 돈이 쌓이게 된다. 물론 경우에 따라서는 남는 돈이 전혀 없거나 오히려 부족할 수도 있다. 후자의 경우 보유 자산을 매각해 추가 자금을 충당하게 된다.

나머지 2.5%의 보험료는 프리미엄 연금으로 유입된다. 프리미엄 연금은 일반 금융회사들이 판매하는 개인연금과 동일한 방식으로 운용된다. 가입자들은 정부에서 운용하는 AP7이나 600~700개에 달하는 일반 금융사 펀드 가운데 선택할 수 있다. 이 밖에 저소득층을 위한 보장 연금은 전액 정부 예산으로 운영된다.

1999년 스웨덴 연금 개혁의 핵심은 확정급부형(DA)에서 확정기여형(DC)로의 대전환이다. 기존 연금은 가입자들이 은퇴 후 받을 연금(‘급부’) 수준을 미리 약속해 줬다. 하지만 고령 인구의 급격한 증가로 더 이상 이 약속을 지키기 어려워진 것이다. 모르싱 팀장은 “‘슈퍼 올드’ 인구의 등장으로 연금 시스템을 떠받치고 있는 근로자들의 부담도 커지고 있다”며 “근로자 100명이 그들 자신을 제외하고 부양해야 하는 인구가 현재 70명에서 2060년 90명으로 급증이 예상됐다”고 말했다.

새로운 소득 비례 연금은 매월 납부해야 할 보험료(‘기여’)만 정해져 있을 뿐 은퇴 후 받는 연금에 대해서는 아무런 약속도 하지 않는다. 이른바 확정기여형이다. 소득 비례 연금은 명목 확정기여형, 프리미엄 연금은 순수 확정기여형이라는 차이가 있을 뿐이다. 프리미엄 연금의 구조는 매우 단순하다. 각자 개인별로 보험료를 적립하고 이를 운용해 은퇴 후 연금으로 지급한다.

하지만 소득 비례 연금은 구조가 좀 더 복잡하다. 원래 확정기여형이라면 개인별로 보험료를 적립해 둬야 하지만 앞서 본 것처럼 소득 비례 연금은 매달 거둔 돈을 거의 대부분 연금으로 다시 써버리는 부과 방식의 연금이다. 대신 소득 비례 연금은 가입자별로 가상 계좌를 만들어 여기에 각자 낸 보험료를 기록해 둔다. 물론 그 돈은 연금 수급자에게 지급되기 때문에 실제로 적립되는 것은 아니다. 소득 비례 연금을 ‘명목’ 확정기여형으로 부르는 이유다. 가상 계좌에 기록된 개인별 자산은 결국 언젠가는 돌려줘야 하는 부채인 셈이다. 소득 비례 연금 전체로 이렇게 쌓인 가상 계좌상의 자산은 모두 7조6600만 크로나(약 1350조 원)에 달한다.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는 새로운 연금 시스템에 가해진 최초의 시련이었다. 금융시장이 붕괴하면서 AP들의 수익률이 일제히 추락했다. AP2는 마이너스 24.0%라는 최악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AP2로 들어오는 수입과 지불해야 할 부채(‘연금’) 사이의 균형이 무너졌다. 그러자 새 연금 시스템에 장착된 ‘브레이크’가 사상 처음 발동됐다. 가상 계좌에 있는 자산은 스웨덴의 평균 임금 상승률만큼 일종의 이자가 붙는다. 연금 수급자가 받는 연금도 여기에 맞춰 해마다 인상된다. 그런데 연금 시스템의 수입과 부채의 균형이 깨지면 평균 임금 상승률보다 낮은 이자가 적용되거나 심한 경우 오히려 깎이게 된다. 당연히 연금 액수도 줄어든다. 고통은 균형이 회복될 때까지 계속된다.

2008년과 2009년 실제로 이런 일이 벌어졌다. 모르싱 팀장은 “연금이 줄어들자 은퇴자들의 분노가 쏟아졌다”고 말했다. 한바탕 소동이 벌어졌다. 정치권은 연금 수급자들에게 세금 혜택을 약속하는 것으로 무마했다. 문제는 이런 상황이 갈수록 빈번해진다는 점이다. 인구 고령화와 수명 연장으로 연금으로 나가야 할 돈이 점점 더 많아지기 때문이다. 프란젠 CIS는 “브레이크 발동은 연금 수급자들에게 큰 고통을 가져오고 연금 시스템 자체에도 부정적”이라며 “AP의 임무는 브레이크 발동을 가능한 한 최소화하고 피해 규모도 줄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4개 펀드, 윤리·환경문제에 공동 대응

하지만 AP의 운용 자산은 연금 시스템 전체 자산의 10%에 불과하다. AP가 완충 역할을 할 수 있는 여지가 굉장히 좁은 셈이다. 프란젠 CIS는 “단기적으로는 고용률, 장기적으로는 인구학적 변화가 연금 시스템에 심대한 타격을 준다”며 “반면 AP가 실제 보유한 자산은 적기 때문에 수익률 극대화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지난 12년 동안 AP2의 투자 포트폴리오는 극적인 변화를 겪었다. 핵심 키워드는 ‘글로벌’, ‘대체 투자’, ‘신흥 시장’이다. 이는 2001년과 최근 포트폴리오를 비교하면 명확하게 드러난다. 전체적으로 보면 여전히 주식이 AP2의 포트폴리오에서 핵심적인 위치를 지키고 있다. 하지만 스웨덴 주식 비중은 20%에서 11%로 크게 감소했다. 프란젠 CIS는 “모든 기관투자가들이 자국 시장에 더 많이 투자하지만 지금은 굉장히 높은 수준”이라며 “좀 더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스웨덴은 세계경제의 1% 남짓에 불과하다. 그런데 AP2 자산에서는 비중이 11%로 10배 이상 차이가 난다. AP2 주식 포트폴리오로 범위를 좁히면 스웨덴 비중은 25~30%로 치솟는다.

해외 주식에서는 신흥 시장 비중을 대폭 끌어올리는 작업이 진행 중이다. 프란젠 CIS는 “최근 가장 큰 관심은 중국 국내 주식에 대한 투자”라며 “올 여름쯤이면 본격적인 투자를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AP2는 이를 위해 이미 스웨덴 투자가로는 처음 중국 국내 주식 직접 투자 자격을 취득했으며 현재 포트폴리오 매니저를 채용 중이다.

AP2는 부동산·사모투자펀드(PEF) 등 대체 투자도 공격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부동산은 다른 대형 기관투자가가 함께 참여하는 클럽 딜 형태의 직접 투자를 선호한다. 프란젠 CIS는 “부동산 펀드에는 투자하지 않는다”며 “수수료가 턱없이 비싼 데다 부채비율이 높고 장기적인 관점을 갖고 있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AP2는 지난해 한국 국민연금과 함께 뉴욕 등에 15개의 상업 부동산을 소유한 유에스홀딩스를 사들이기도 했다.

농지와 산림도 새로운 투자 대상이다. 지난해 호주·브라질·미국 농지를 사들이기 위해 미국 교직원연금보험(TIAA-CREF)과 손잡고 투자회사를 설립했다. 나무는 인플레이션 헤지 기능이 탁월 할뿐만 아니라 전통적 자산인 주식이나 채권과 상관관계가 매우 낮아 위험 분산 차원에서도 매력적이다. 게다가 나무는 계속 자라기 때문에 그 가치가 매년 증대된다.

AP2는 기업 지배 구조나 윤리, 환경문제에 적극적으로 대응한다. 기업 지배 구조는 자체 논의 그룹에서 담당한다. 여기에는 AP2의 최고경영자(CEO)와 고문, 최고투자책임자(CIO), 스웨덴 주식 책임자, 커뮤니케이션 팀장이 참여한다. 주주총회에서 의결권 행사 방향도 이들이 결정한다. AP2는 1600여 개의 해외 기업에 투자하고 있다. 이 중 500개 기업에서 의결권을 행사한다. 스웨덴에서는 모든 상장 기업에 설치된 인사추천위원회에 적극 참여한다.

윤리나 환경 이슈는 AP1~4가 함께 만든 윤리위원회를 통해 공동 대응한다. 이 위원회의 위원장을 맡고 있는 울리카 다니엘손 AP2 커뮤니케이션 팀장은 “노동·인권·환경·부패방지 등을 개선하기 위해 작년 118개 기업과 대화를 진행했다”며 “사후 처방에서 벗어나 좀 더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터뷰 에바 할바손 AP2 CEO

“투자 다변화 위해서는 해외 비중 확대 불가피”


에바 할바손(51) AP2 최고경영자(CEO)는 예테보리대 경제학과 출신이다. 스웨덴 국세청을 거쳐 다양한 국유 기업의 투자 매니저로 활약했다. 2002년 스웨덴 산업고용통신부의 국유 기업 부서 책임자로 자리를 옮겼으며 2005년부터 AP2를 이끌고 있다.



AP2의 탄생 배경은.

연금 개혁으로 2001년부터 4개의 국가연금펀드 (AP)가 가동됐다. AP2는 스톡홀름이 아닌 곳에 있는 유일한 펀드다. 처음 1340억 크로나 자산으로 출발해 2배 가까이 늘었다. 처음 직원이 10여 명이었는데 지금은 60명이나 된다. 4개 AP는 처음부터 똑같은 목표, 똑같은 투자 가이드라인을 갖는 경쟁자였다. 규모로나 수익률로나 AP2가 선두다.

투자 제약은 없나.

그 사이 세계가 엄청나게 변했다. 여전히 비상장 주식에 5% 이상 투자할 수 없다. 수익률이 낮은 데도 채권에는 30% 이상 의무적으로 투자해야 한다. 이런 제한을 완화해야 한다. 정부와 계속 대화하고 있다. 우리의 임무는 리스크를 고려한 장기 수익률 극대화다. 투자를 결정할 때 정치적 고려는 전혀 하지 않는다.

가장 큰 위기는 언제였나.

2008년은 매우 고통스러운 해였다. 세계에서 우리만 그런 것은 아니었지만 수익률이 매우 실망스러웠다. 이때 경험을 통해 투자 프로세스와 전략에 대해 매우 신중하게 고려하게 됐다. 항상 통찰을 통해 새로운 것을 배운다.

AP2의 지배 구조는.

우리는 정부 기관이다. 사용자 대표 2명, 근로자 대표 2명, 정부 대표 2명, 전문가 3명 등 9명으로 이사회가 구성된다. 이사회 의장과 부의장, 감사는 정부에서 지명한다. 매년 재무제표를 승인하고 펀드 가치와 자산 관리를 평가한다. 이사회의 가장 중요한 임무는 전략적 자산 배분이다. 개별 PEF 투자나 부동산 투자도 결정한다.

국가연금펀드를 4개로 나눈 이유는.

1970년대 말 사민당이 주도한 임노동자기금의 영향이다. 이것은 기금을 통해 노동조합이 궁극적으로 기업을 소유하겠다는 것이었다. 다행히 이 계획은 포기됐지만 연금 시스템을 만들 때 우파 쪽에서 연금 자산을 하나의 펀드에 모두 넣어서는 안 된다는 강력한 요구가 있었다. 그래서 4개 펀드로 분산하기로 한 것이다.

다시 합치자는 논의는 없나.

처음에는 4개 펀드가 매우 비슷했다. 하지만 지금은 자산 구성에서 서로 큰 차이를 보인다. 투자 다변화라는 측면에서 긍정적이다. 하지만 일부 정치인들은 4개를 운용하는 것은 너무 비용이 많이 든다고 지적한다. 4개가 아니라 3개나 2개도 가능하지 않느냐는 것이다. 하지만 누구도 1개를 이야기하지는 않는다.

한국에 투자 계획은 없나.

우리는 특정 국가나 특정 기업에 대한 투자 계획을 갖고 있지 않다. 기본적으로 퀀트 모델에 따라 투자 포지션이 결정된다. 인덱스에 기초한 패시브한 시장 대응이다. 우리는 신흥 시장 전략을 갖고 있지만 한국에 대한 전략을 갖고 있지 않다. 중국은 유일한 예외다. 현재 한국 채권에만 일부 투자하고 있다. PEF를 통한 투자도 논의 중이다.

외부 위탁 운용 비중은.

큰 흐름은 주식이나 채권 같은 공개시장은 이곳 예테보리에서 인하우스로 직접 운용한다는 것이다. 신흥 시장은 현지 외부 매니저들에 의존한다. 그쪽은 우리가 경쟁력을 갖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PEF·농업·산림·신용투자는 100% 외부에서 한다. 서로 충돌되는 면도 있지만 크게는 내부 운용을 늘리는 쪽으로 간다.

한국에서는 국민연금의 해외 투자 확대를 불안해하는 목소리가 작지 않다.

한국은 스웨덴과 똑같은 처지다. 세계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작다. 글로벌 시장의 1%쯤 될까. 이런 상황에서 자국 시장에 매우 집중된 포트폴리오를 유지하는 것은 매우 큰 도박이다. 미국은 사정이 다르다. 미국은 글로벌 시장의 50%를 차지한다. 자국 시장에 집중 투자해도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투자 다변화를 강하게 설득할 필요가 있다.





예테보리(스웨덴)= 글·사진 장승규 기자 skj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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