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산책] 기상이변과 지구 생태계의 미래

태양광·풍력 등의 재생에너지 비중이 2010년 8%에서 2052년 37%까지 상승하고 전 세계의 에너지 소비량이 2040년을 피크로 감소세를 보이더라도 2052년까지 지구 온도는 2.2도 상승할 것이다.


세계적으로 기상이변이 빈번해지면서 지구 생태계의 미래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북미 지역에서 세계 각국으로 개발이 확대되고 있는 높은 코스트(cost)의 비전통 자원인 셰일가스와 타이트 오일의 생산 확대로 자원 고갈에 대한 우려는 후퇴했지만 화석 에너지에 의존하는 구조가 장기화될 전망이어서 생태계에 대한 불안감이 커질 수밖에 없는 측면이 있다.

사실 1972년에 세계의 석학들이 모여 발간한 로마클럽 보고서인 ‘성장의 한계’의 공동 저자인 요르겐 랜더스 노르웨이 경영대학원 교수는 ‘2052’라는 저서에서 현재의 추세대로라면 지구온난화에 따른 기온 상승이 환경 재앙의 분기점인 섭씨 2도를 능가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계량경제 모형과 각 분야의 전문가에 의한 분석을 동원한 이번 전망을 통해 저자는 태양광·풍력 등의 재생에너지 비중이 2010년 8%에서 2052년 37%까지 상승하고 전 세계의 에너지 소비량이 2040년을 피크로 감소세를 보이더라도 2052년까지 지구 온도는 2.2도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결과 지구상의 생물 종류의 4분의 1이 소멸되고 각국 정부는 빈발하는 재해 방지와 도시 이전 등을 위해 막대한 재정을 투입해야 하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또한 무정부 상태로 빠지는 국가가 나올 수 있으며 2050~ 2100년 사이에는 충격을 받은 생태계의 전체적인 시스템 변화가 발생해 인류의 문명을 유지하기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경고도 제시되고 있다.

2052년의 비참한 세계를 물론 피할 수 없는 것은 아니다. 사실 화석 에너지 의존 시스템은 미래의 지구환경 악화로 발생하는 여러 가지 재정비용을 고려하면 재생에너지가 코스트 측면에서 유리할 정도로 그린 산업은 이미 성장한 상태에 있다. 그리고 그린 산업은 기술 혁신에 따라 앞으로도 계속 코스트가 떨어질 것이고 개발 및 생산 코스트가 계속 상승할 수밖에 없는 셰일가스 등의 비전통 자원에 비해 중·장기적으로 유리하다. 세계자연보호기금(WWF)은 세계의 총에너지 중에서 재생에너지가 차지하는 비중을 95%까지 끌어올리는 것은 충분히 가능하다고 예상하고 있다.

이러한 그린 산업사회로의 시프트를 위해서어떤 노력이 필요할까. 휘발유 자동차에서 전기차(EV)로의 전환을 대대적인 인프라 구축 사업으로 추진하는 한편 태양광·풍력발전의 비율을 높이고 단열 효과가 높은 주택을 건설하고 에너지 절약형 가전·기계로의 전환을 착실하게 실시하면 된다. 그리고 이러한 시프트에 소요되는 비용은 국내총생산(GDP)의 1~2% 수준에 불과하며 세계경제 및 산업을 크게 위축시키는 규모는 아닌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문제는 각국 정부가 단기적 시야를 가지고 있어 지구환경 코스트를 고려한 에너지 선택을 하지 못하고 있는 데 있다. 선진적인 공업국이 장기적 시각에서 보다 그린 사회로의 시프트에 주력하면서 코스트 절감 기술을 빠르게 발전시키고 후발 개도국의 그린화를 유도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근시안적인 정책 관행의 탈피가 필요하며 각국 정부의 정책이나 정권 기반을 좌우하는 경제 성적표가 되고 있는 GDP 통계에서 환경비용을 고려하는 계산 방법을 개발해 이를 글로벌 스탠더드로서 통용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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