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커스] 정병헌 대표, “직원 행복하면 회사도 동반 성장”

정병헌 한국존슨앤드존슨 비전케어 대표

2007년 세계 최대의 콘택트렌즈 생산 기업인 존슨앤드존슨 비전케어(이하 JJVC)의 한국 지사장 자리에 오른 정병헌 대표는 7년간 눈부신 성과를 올렸다. 취임 당시 350억 원에 불과하던 매출은 지난해 1300억 원을 넘어섰다. 정기 교체용(일회용) 서클 렌즈 시장을 선도했던 게 유효했는데 뷰티 렌즈는 한국 JJVC의 매출 50%를 넘을 정도로 성장의 견인차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전 세계의 콘택트렌즈 시장은 약 70억 달러(8조 원) 규모다. 이 가운데 ‘아큐브’라는 히트 브랜드로 국내 소비자들에게도 친숙한 JJVC는 지난해 약 30억 달러의 매출을 기록하며 업계 1위 자리를 고수하고 있다. 콘택트렌즈의 국내시장 규모는 4000억 원으로, 정 대표는 향후 5년 내에 몸집을 1조 원까지 키우겠다고 말했다. 한국 시장에서의 탁월한 업무 성과를 인정받아 지난 4월 1일 한국과 함께 인도 시장의 사장직까지 맡게 돼 더욱 바빠진 정 대표는 “한국 시장의 성공 법칙처럼 인도 소비자들을 연구하고 현지의 인재 개발에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지난 7년간 한국 JJVC를 성공으로 이끈 비결을 묻자 정 대표의 대답이 의외였다. “제가 나서기보다 적재적소에 직원들을 배치하고 각 부서가 해야 할 일을 회사의 방향에 맞게끔 알려주는 정도의 역할만 했습니다. 직원 육성에는 그 어느 회사보다 신경을 많이 썼죠.”

정 대표는 특히 해외에서 일할 수 있는 기회를 많이 제공하면서 직원들에게 성장에 대한 자극을 준 것 같다고 말했다. “‘열심히 하면 나도 선배·동료처럼 해외 지사에서 일을 해볼 수 있다’는 일종의 롤모델을 만들어 줬더니 직원들의 업무 태도가 점점 바뀌더라고요. 요즘 싱가포르 JJVC에 가보면 한국 직원들이 8명이나 있어 ‘제2외국어가 한국어’라고 할 정도예요.(웃음) 직원 성장이 곧 회사의 발전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아낌없이 투자하고 있죠.”




행복한 직장 만들기 앞장서니 매출도 ‘쑥쑥’

정 대표의 이러한 노력 덕에 한국 JJVC는 지난 2월 글로벌 인사 조직 컨설팅사 에이온 휴잇이 발표한 ‘2013년 한국 최고의 직장’에 선정되기도 했다. 회사 업무가 즐겁고 필요하다면 기꺼이 야근도 할 수 있다는 것을 나타내는 ‘직원 몰입도’ 항목에서는 90% 가까운 결과가 나와 한국 평균인 ‘50% 미만’보다 압도적으로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남녀 구분 없이 실력으로 보상하는 합리적인 인사 평가 결과도 큰 영향을 미쳤다고 정 대표는 말했다. 한국 JJVC는 중간 관리자, 즉 차장급 이상의 임원 중 60%가 여성이다. 이 때문에 여성들도 해외 지사 발령·승진 등에서 차별받지 않는다고 말했다.

사람을 중시하는 업무 분위기와 지속적인 매출 성장세 속에 취임 당시 50여 명에 불과하던 한국존슨앤드존슨 비전케어의 식구들은 어느덧 배 이상 늘어 110여 명이다. 정 대표는 “매출 1000억 원대를 돌파했다는 사실보다 글로벌 기업으로서 지속적으로 직원 수를 늘려간 게 무척 자랑스럽습니다. 작게나마 고용 창출을 통해 사회에 공헌을 하고 있으니까요.” 이처럼 7년 동안 한국 JJVC의 양적·질적 성공을 달성한 정 대표는 새로 맡게 된 인도 시장에 대한 기대감도 내비쳤다. 인도 JJVC는 본사가 가장 주목하는 신흥 시장 중 하나다. “직접 가 보니 15년 전의 한국을 보는 것 같더라고요. 아직은 콘택트렌즈에 대한 저변이 확대되지 않았어요. 현재 20명 정도의 임원들만 일하고 있는데 기초 체력을 다지는 데 주안점을 두고 있어요. 한국에서처럼 좋은 인재들을 많이 포진해 둔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봅니다. 사람을 키운 다음에 조직·비즈니스를 성장시켜야죠.”



김민주 기자 vitamin@hankyung.com│사진 김기남 기자 knk@hankyung.com
상단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