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수직 증축 리모델링 허용, 부동산 시장 ‘파란불’…건축자재 업체 수혜

국토교통부가 그동안 건물 안전을 이유로 불허해 온 아파트 수직 증축 리모델링을 허용한 데 대해 업계와 증권사들은 일제히 부동산 시장에 긍정적이란 분석을 내놓아 주목된다.

국토부는 ‘4·1 부동산 대책’의 후속 조치로 수직 증축 리모델링을 최대 3개 층까지 허용하도록 하고 공사비에 대한 주민 부담이 완화될 수 있도록 가구 수 증가 범위를 기존 10%에서 15%로 확대하는 내용을 담은 주택법 개정안을 6월 5일 국회에 제출했다.

키움증권은 6월 7일 수직 증축 리모델링 허용이 건설사에 긍정적으로, 건축자재 업체에는 보다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박중선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그동안 건물 안전을 이유로 수직 증축에 반대했지만 노후 아파트의 생활 불편 해소를 위해 리모델링 필요성에 공감했다”며 “노후 아파트의 리모델링을 통한 주택 에너지 효율성 개선 효과가 주목된다”고 밝혔다.

수도권 및 전국에서 준공된 지 15년이 넘어 리모델링이 가능한 아파트는 200만 가구와 390만 가구로, 각각 전체의 46%와 44%를 차지하고 있다.

박 애널리스트는 수직 증축 리모델링의 개발 수익으로 리모델링 비용을 30~50% 줄일 수 있다며 다만 일조권 문제와 내진 설계 벽체 보강에 따른 비용 증가 우려로 리모델링의 전반적 확산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경자 한국증권 연구원은 6월 7일 “시뮬레이션 결과 분당의 1000가구 규모 전용면적 72㎡의 아파트를 리모델링하면 개별 가구의 수익금은 6214만 원에 이르고 건축비는 1억5000만 원에서 8686만 원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에 따라 부수적인 주택 가격 상승효과도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건축자재 업체 등 리모델링 업계가 수혜를 볼 것으로 보인다. 기능성 창호, 단열 내장재 제조 업체, 욕실·주방 가구 업체 등이 주요 수혜주로 추천된다. 실제 수직 증축 리모델링이 허용되면서 건축자재 업체들의 주가가 일제히 강세를 나타냈다. 6월 7일 유가증권시장에서 KCC는 전 거래일보다 3.34% 상승한 33만9000원에 거래됐다. 한샘(2.15%)·대림B&Co(2.44%)·LG하우시스(3.00%)·이건창호(2.33%)·리바트(1.74%) 등도 일제히 상승했다.


/김영우 기자youngwoo@hankyung.com20060525..


효과 1기 신도시에 국한, 안전성 논란

하지만 이번 결정에 따른 시장 활기는 당장 눈에 띄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수직 증축 허용 효과가 나타나는 지역도 분당·일산·평촌 등 1990년대 초반 입주한 1기 신도시에 국한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업계와 시장에서는 리모델링 수직 증축 효과는 중·장기적으로 나타날 것이란 기대감도 나오고 있다. 장기적으로 볼 때 리모델링 시장이 갈수록 커질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증축에 따른 안전성 확보 여부는 여전히 논란거리다. 개정안에서는 수직 증축을 할 때 안전성을 확인·검증할 수 있도록 안전 진단을 강화하고 건축 심의, 사업 계획 승인 시 전문 기관에서 구조 안전성에 대한 검토(2회)를 실시하도록 했다.

구조 도면 보유 여부 등 안전성을 감안한 구체적인 수직 증축 허용 범위는 3개 층 이하에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도록 했다.

가구 수 증가 리모델링에 따른 도시 과밀, 일시 집중 문제를 방지하기 위해 특별시, 광역시, 50만 이상 대도시는 리모델링 기본 계획을 수립, 관리하도록 했다.



이진원 기자 zinon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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