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한의 남파 특수 공작 5446부대는 전설적인 존재다. 2만 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이곳에 들어간 엘리트 요원 원류환(김수현 분), 최고위층 간부의 서자이자 원류환과 겨룰 수 있는 실력자 리해랑(박기웅 분), 어린 시절부터 원류환을 동경했던 최연소 남파 간첩 리해진(이현우 분). 그러나 원대한 꿈을 안고 남파된 이들에게 맡겨진 임무는 어이없게도 달동네 바보, 가수 지망생, 고등학생이다. 이들은 점차 정 많은 동네 사람들에게 동화돼 가지만 조국에 대한 이들의 충성심을 비웃기라도 하듯 전혀 뜻밖의 음모가 닥쳐온다.
‘의형제’와 ‘아저씨’가 한국 영화계에 미친 영향은 길고도 컸다. 먼저 ‘의형제’의 강동원에서 시작해 ‘풍산개’의 윤계상, ‘베를린’의 하정우, ‘은밀하게 위대하게’의 김수현 등으로 이어지는 일련의 흐름들을 보면 북한에서 비밀스럽게 내려 보낸 혹은 비무장지대에 서식하는 남자 주인공은 한국형 슈퍼 히어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는 잘생기고 착하고 싸움도 잘하고 국가와 가족에 대한 충성스러운 애정이 남다르다. 남한에서는 아직도 정체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는 ‘은밀’한 나라 북한에 대한 판타지가 비현실적으로 좋은 남자, 한국형 슈퍼 히어로로 구체화되는 것이다.
한국형 슈퍼 히어로에게 필요한 뛰어난 무술 실력은 ‘아저씨’로부터 이어지는 흐름에서 발견된다.
‘아저씨’에서 짧은 시간 안에 급소를 공격하는 새로운 액션을 안무했던 무술 감독 박정률은 ‘은밀하게 위대하게’도 담당했는데, 주로 원류환을 중심으로 비슷한 콘셉트의 맨손 액션이 펼쳐진다. 그러나 ‘아저씨’의 액션이 필연성을 담보하면서 이야기의 중요한 축을 담당했다면 ‘은밀하게 위대하게’의 액션은 액션이 나와야 하는 시간에 맞춰 등장하고 바로 퇴장하는 듯한 느낌이 강하다.
긴 시간 동안 연재된 동명의 웹툰에서 코미디와 비장한 액션의 공존이 가능했다면 2시간짜리 영화에서 그 상반된 분위기를 짜임새 있게 담아내기에는 역시 어려웠던 것일까. 5개 국어에 능통한 엄청난 무술 실력자 원류환을 비롯한 리해랑·리해진의 슈퍼 히어로적인 활약은 달동네의 현실적인 배경 속에서 제대로 녹아들지 못하고 시퀀스별로 툭툭 끊긴다.
이 슈퍼 히어로들을 감화하는 주변 인물들의 얘기도 다 담으려고 욕심을 부리다 결국 편집에서 잘려나간 듯 완결성을 가지지 못한다. 결과적으로 웹툰을 짜임새 있게 각색하지 못하고 결말까지 그대로 기대어 갔다는 게 영화에는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출연 김수현, 박기웅, 이현우, 손현주
백악관 최후의 날
북한의 도발과 핵실험으로 인한 긴장이 이어지자 한국과 미국은 미사일 위협에 대처하기 위해 최고위급 회담을 개최한다. 이때 한국 측 경호 요원으로 신분을 위장한 북한 출신 강(릭 윤 분)을 중심으로 테러리스트들이 백악관을 초토화하고 미국 대통령(아론 에크하트 분)을 인질로 잡는다.
감독 안톤 후쿠아 출연 제라드 버틀러, 모건 프리먼, 아론 에크하트, 릭 윤
무서운 이야기 2
죽은 자와 소통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보험사 직원 세영(이세영 분)은 보험 사기로 의심되는 사건을 파헤치기 시작한다. 절벽에서 조난당한 두 친구(‘절벽’), 여행길에서 악몽 같은 사고를 당하는 세 친구(‘사고’), 흑마술에 사로잡힌 여고생 때문에 지옥의 입구에 갇힌 교생(‘탈출’)과 맞닥뜨린다.
감독 김성호, 김휘, 정범식, 민규동 출연 성준, 이수혁, 백진희, 김슬기, 이세영
앵두야, 연애하자
남자 친구에게 이별을 고하던 날, 앵두의 부모님은 로또 1등에 당첨된다. 부모님이 세계 일주를 떠나자 앵두는 빈 집에서 ‘절친’들과 동거를 시작한다. 그렇게 우울했던 과거를 청산하고 핑크빛 미래가 도래할 줄 알았지만 5년이 지나 서른을 앞둔 그녀들은 여전히 일도 연애도 서툴기만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