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화하는 지능형 교통 시스템, 도로·날씨 정보 분석…최적 경로 안내

사례로 배우는 빅데이터 경영 1

정보화가 일상화되면서 스마트 도시는 우리에게 생활의 편리함을 줄 수 있는 개념으로 보편화되기 시작했다. 정보화를 넘어 빅 데이터를 활용해 도시문제를 해결할 수 있고 치안·전력·수자원·교통·기후예측·재난관리 등 다양한 분야에 확산돼 적용되고 있다.

도시와 데이터를 연상할 때 가장 먼저 우리 머릿속에 떠오르는 것은 복잡한 도시를 해결할 수 있는 교통 문제일 것이다. 오늘날 복잡해진 대도시들은 수많은 교통 데이터를 생산해 내고 있고 사람과 자동차, 각종 이벤트 등이 어우러져 복잡하고 거대한 시티 다이내믹스를 만들어 내고 있다. 이러한 데이터를 활용할 수만 있다면 도시에서 일어나는 각종 교통사고와 교통 혼잡은 물론 복잡한 움직임을 한눈에 파악해 사건 사고가 발생했을 때 대처할 수 있을 것이다.


CORRECT COUNTRY CODE IN HEADER FIELD - Commuters wait in a long queue at a bus terminal outside Yokohama railway station in Yokohama, southwest of Tokyo, following a strong earthquake hit eastern Japan on Friday, March 11, 2011. (AP Photo/Shuji Kajiyama)

동일본 대지진 때 주목받은 노무라 맵

빅 데이터는 일본·이탈리아·한국·브라질·미국 등 수많은 도시에서 활용되고 있다. 여기에서 활용되는 일반적인 데이터는 센서 데이터인 위성항법장치(GPS) 데이터를 분석해 지능형 교통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다.

일본 동북지방 태평양 지진이 발생한 2011년 3월 11일 수도권에서는 철도 등 교통기관이 멈춰 수만 명의 사람들이 집에 돌아가지 못하게 됐다. 택시를 타고 집에 가려고 했지만 엄청난 교통난에 휩쓸려 집에 돌아가는 것을 단념하는 사람들도 많았다.

이때 노무라연구소의 내비게이션 애플리케이션인 ‘전력안내! 내비’를 통해 도로 교통 체증 피해를 최소화하기도 했다. 이날 트위터에는 교통 체증에 관한 많은 글들이 올라왔는데, 그중에는 ‘전력안내! 내비’의 도로 정보 덕분에 잘 피해갈 수 있었다는 글들이 많았다.

체증이 가장 심했던 시간대에도 노무라연구소가 자체적으로 구축한 UTIS (Ubiqlind Traffic Information System)를 활용한 ‘전력안내! 내비’가 교통정보 서비스를 제공했기 때문이다. UTIS는 계약한 택시들과 개인 데이터 제공에 합의한 ‘전력안내! 내비’ 사용자의 GPS 데이터에서 자동차의 주행 스피드를 계산해 교통 체증 등 도로 교통정보를 모아 사용자 스마트폰으로 실시간 송신한다. 이에 따라 이 내비게이션 사용자는 체증이 발생하더라도 빠른 길을 찾아 출발지에서 목적지까지의 최적 경로를 안내받는다.

또한 노무라연구소는 동일본 대지진 때 구조 차량 및 지원 자원을 옮기는 차량에 피해지 도로 교통의 실제 상황을 안내하는 ‘흐르는 도로 맵’을 무상 제공했다. 시간 경과와 함께 늘어나는 통행 가능 도로 정보를 인터넷상에 제공하는 구조이며, 이 정보는 하루에 6번 갱신된다.

우리나라는 아직 빅 데이터를 활용하는 사례가 많지 않지만 이를 활용하는 사례가 점점 더 늘어나고 있다. 일본과 비슷한 것으로는 SK텔레콤의 ‘T맵’을 통한 실시간 교통정보 서비스가 있다.

T맵은 GPS가 장착된 콜택시, 고속버스, 기업용 렌터카, 유류 운반 차량 등이 수집한 전국 도로의 교통정보를 바탕으로 빠른 길을 실시간 안내하는 시스템이다. 전국 도로의 교통 상황을 5분 단위로 수집, 분석해 가장 빨리 갈 수 있는 길과 정확한 도착 시간을 알려준다.

전국 교통정보는 5만여 대의 택시와 상용 차량에 장착된 GPS 장치를 통해 수집된다. 오차 범위 5분 내외의 정확한 도착 시간을 측정하기 위해 날씨 변수까지도 고려한다. 사고나 교통 정체 등 특이 사항이 발생한 지점을 지도에서 찾아 제보하고 공유할 수 있고 주행 중 전방 영상을 촬영하는 블랙박스 기능이 지원된다.

이러한 사례들은 사용자가 많으면 많을수록 교통정보가 정확해진다. 내장된 지도와 길 안내 프로그램을 활용하는 기존의 내비게이션과 달리 ‘T맵’은 SK텔레콤 서버의 슈퍼컴퓨터가 실시간 정보를 토대로 목적지까지의 최단 거리를 계산하고 정확한 도착 시간을 제공해 이용자의 편의를 제공한다.

또한 교통 데이터를 활용한 사례 외에도 교통은 물론 환경, 치안, 대규모 행사 등을 통합해 지능형 운영 센터를 기반으로 사회변화에 대비할 수 있는 새로운 도시환경을 구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리우데자네이루를 지키는 첨단 관리 시스템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는 이러한 도시를 구현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리우데자네이루는 2014년 월드컵과 2016년 올림픽을 준비하기 위해 지능형 운영 센터를 구축했다. 이를 통해 도시 관리 및 고해상도 날씨 예측 시스템과 첨단 모델링 시스템을 갖춰 폭우를 48시간 전에 예측하고 30여 개에 이르는 시 정부 산하 부서와 기관이 공유한 다양한 정보를 통합·연동해 갑작스러운 호수나 산사태와 같은 자연재해뿐만 아니라 대규모 행사, 교통관제까지 통합 제어할 수 있다.

리우데자네이루의 지능형 운영 센터는 시 정부 산하의 여러 부서와 기관이 공유한 대용량 데이터를 통합하고 연동해 갑작스러운 홍수나 산사태와 같은 여러 사건·사고들에 대한 대응력을 강화해 궁극적으로 도시 보안을 향상시키는 것을 목표로 한다. 지능형 운영 센터의 미션은 실시간 가상화, 모니터링 및 분석을 위해 디자인된 도시 시스템이 보유한 다양한 데이터를 통합하는 것이다.

본래 이 시스템은 홍수 등 비상사태를 예상하기 위해 구축됐지만 도시에서 일어날 수 있는 모든 이벤트, 즉 해변에서 열리는 파티와 축구 경기 중 일어날 수 있는 팬들의 급작스러운 행동 및 교통사고 등에 이르기까지 범위가 확대됐다. 지능형 운영 센터는 비상사태나 대규모 행사 개최 때 실시간으로 취합·분석한 정보를 기반으로 도시 운영자들이 각종 상황을 파악하고 결정하는 도시의 두뇌 역할을 하게 된다.

또한 페이스북과 트위터를 통해 현재 날씨와 교통 상황을 시민들에게 실시간으로 알리고 콘서트, 축구 경기, 축제 등 특별한 행사가 있는 날에는 도시 주변의 우회 도로를 추천하기도 한다. 그뿐만 아니라 새로운 자동 경보 시스템은 홍수 및 산사태 예측에 변동이 생기면 시청 공무원과 긴급대응팀에 통보한다.

새로운 경보 시스템은 통보를 수작업으로 전달하던 과거 시스템과 달리 비상사태 발생 때 자동 e메일 통보나 문자 메시지 등의 즉각적인 모바일 커뮤니케이션으로 긴급대응팀과 시민에게 알림으로써 대응 시간을 크게 줄일 수 있다. 이 시스템을 통해 리우데자네이루의 응급 상황에 대한 대응 시간이 30% 정도 개선됐다. 리우데자네이루 곳곳에 설치된 600여 개의 고해상 CCTV를 통해 2011년보다 16% 많은 900여 명의 노상 방뇨자를 적발했으며 사망자 수도 10% 줄일 수 있었다.


윤미영 한국정보화진흥원 빅데이터 전략연구센터 선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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