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흥 시장서 출발해 거꾸로 생각하기 비제이 고빈다라잔 외 지음┃이은경 옮김┃352쪽┃정혜┃1만6000원 에릭 샬린 지음┃서종기 옮김┃223쪽┃예경┃1만8000원
전통적으로 거대 글로벌 기업들은 매출의 대부분을 본사가 있는 연고지 시장에서 얻었고 성장 역시 내수 시장에서 도모했다. 하지만 거대 다국적기업의 연고지 시장이 성숙기를 지나 포화 상태에 이르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이제 신흥 개발국이야말로 가장 부유한 미래를 발견할 수 있는 곳이 됐다.
‘역혁신’은 이를 달성할 수 있는 현명한 전략 중 하나다. 역혁신은 이머징 마켓에 초점을 맞춘 혁신을 말한다. 스포츠 음료 게토레이 개발 스토리는 이 모호한 단어가 의미하는 바를 명료하게 보여준다.
1960년대 초 방글라데시를 비롯한 남아시아 여러 지역에서 전염병인 콜레라가 돌았는데, 당시 콜레라 환자를 살리는 비법은 간단했다. 체내 수분을 유지하는 것이었다. 서양에서 파견된 의사들은 콜레라로 발생한 극심한 설사를 다스리기 위해 수백 년 전부터 그 지역에서 사용해 온 치료약을 보고 깜짝 놀랐다.
그 약에는 코코넛 주스, 당근 주스, 쌀뜨물, 캐럽 가루, 말린 바나나가 포함돼 있었기 때문이다. 서양 의학에서는 설사 환자가 탄수화물을 섭취하면 콜레라균이 증식해 병이 악화된다는 게 정설이었다. 하지만 이 약의 효과는 분명했다.
미식축구 선수들을 위해 물을 마시는 것보다 더 빨리 수분을 공급해 줄 방법을 찾던 개토레이 개발팀이 이 치료약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콜레라 환자에게 효과가 있다면 건강한 미식축구 선수에게도 분명히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이러한 개발 스토리는 대부분의 혁신 방식을 역행한다. 혁신은 보통 선진국에서 시작돼 신흥 개발국으로 흘러가기 때문이다. 게토레이는 이 흐름을 거슬렀다. 이것이 바로 역혁신이다. 제프리 이멀트 제너럴일렉트릭(GE) 회장은 거대 글로벌 기업에 역혁신이 이제 선택 사양이 아니라 산소라고 말했다.
당신은 전략가입니까 신시아 A. 몽고메리 지음┃이현주 옮김┃318쪽┃리더스북┃1만6800원
저자는 하버드경영대학원에서 최고의 전략 강의로 유명하다. 그는 머리 위에서 언제 위험이 떨어질지 모르는 위기의 시대에는 거대하고 고정된 마스터플랜보다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비상 계획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한가하게 경영 컨설턴트나 전문 업체에 전략 플랜을 맡겨 놓아서는 더 이상 변화에 대응할 수 없다. 앞으로 요구되는 것은 전략가형 리더다. 리더 스스로가 전략을 구축하고 운영하고 실행하는 ‘전략가’가 돼야 한다.
고독의 리더십 천영식 지음┃352쪽┃학고재┃1만5000원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을 이해하는 핵심 키워드는 ‘고독’이다. 이는 인간 박근혜뿐만 아니라 정치인 박근혜도 공유하는 특성이다. 청와대에서 보낸 어린 시절에서부터 10·26사태 이후 야인으로 돌아갔다가 지난 대선에서 승리하기까지 60년의 삶을 일목요연하게 일관된 관점으로 풀어냈다. 선거 때마다 발휘되는 박근혜의 저력을 아버지의 후광이나 대중의 향수로 설명하는 것은 착각이다. 박근혜 파워의 배후에는 아버지와 구별되는 강력한 개인 박근혜가 자리해 있다.
내 인생을 바꾼 두 번째 수업-재테크 이천 지음┃318쪽┃비즈니스맵┃1만3000원
재무 설계 전문가인 저자가 신입 사원의 통장 관리에서부터 기업인의 자산 관리까지 다양한 재테크 노하우를 알려준다. 돈을 모으기 위해 해야 할 것과 하지 말아야 할 것, 우리가 재테크를 할 때 속기 쉬운 것들, 통장의 종류와 자신에게 맞는 통장을 고르는 법, 보장성 보험, 연금 등 돈을 대하는 태도에서 돈을 모으는 방법까지 모두 포함돼 있다. 재테크는 다이어트와 비슷하다. 거창한 방법보다 생활 습관이 중요하다. 살을 쉽게 빼는 방법이 없듯이 쉽게 돈을 버는 방법도 없다.
음식강산1, 2 박정배 지음┃424쪽, 392쪽┃한길사┃각권 1만8000원
음식을 살펴보는 것은 우리 역사와 삶을 돌아보는 일이다. 사계절이 뚜렷하고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여 있으며 전 국토에 걸쳐 산과 강이 발달한 한반도는 절기마다, 지역마다 온갖 음식이 풍성했다. 저자는 국토 현장을 두 발로 누비며 직접 맛을 보고 두 눈으로 실체를 확인하고 옛 자료를 섭렵해 가며 우리 음식의 기원과 뿌리를 촘촘하게 추적했다. 음식은 단순한 먹을거리 차원을 넘어 그 지역민들이 의지하는 생계 수단인 까닭에 서민들의 삶의 애환과 인생이 고스란히 반영된다. 우리 먹을거리의 과거·현재·미래를 담은 현장 보고다.
이동환의 독서 노트 광물, 역사를 바꾸다 스페인 무적함대를 무너뜨린 ‘흑연’ 북 칼럼니스트 eehwan@naver.com
약 3억 년 전 지구는 광대한 숲으로 덮여 있었다. 그런데 어떤 일인지 그 숲은 갑자기 산소가 없는 상태에서 퇴적되고 만다. 이 퇴적물은 18세기 이후 영국에서 산업혁명의 불을 밝힌 물질로 탄생하게 된다. 바로 석탄이다. 석탄 덕분에 강철을 만들어 보일러를 제작할 수 있었고 증기기관을 만들 수 있었다.
공장, 철도, 노동자 계급, 산업도시, 자본주의는 모두 석탄 덕분이었다. 영국은 석탄 덕분에 산업 강대국이 됐다. 영국에서는 석탄이 ‘검은 황금’이었다. 석탄은 오늘날까지도 가장 값싼 발전 수단이다. 석탄이라는 하나의 광물이 인류 역사의 흐름을 바꿔 놓은 셈이다. 이런 광물은 석탄에 그치지 않는다. 다음 주인공은 흑연이다.
흑연은 보통 연필심으로 사용된다. 흑연이 없었다면 글쓰기나 소묘가 어려웠을 것이다. 흑연의 특별한 점은 필기구에 그치지 않는다. 흑연은 산업용으로도 사용되는데, 철 주물의 품질을 향상시키는 물질이다. 이 흑연이 스페인의 무적함대를 무너뜨렸다.
콜럼버스 이후 대서양은 스페인의 바다였다. 스페인의 해군력이 강했기 때문이다. ‘무적함대’란 말은 그 시대 강력한 스페인 해군을 일컫는 단어였다. 그러나 1588년 스페인의 무적함대는 잉글랜드 해군에게 괴멸된다. 그 이유는 바로 흑연 때문이었다.
잉글랜드가 스페인 무적함대를 물리칠 수 있었던 이유는 해상 포격 능력이었다. 이 시대 흑연은 철제 폭탄을 만드는 틀의 내화 재료로 쓰였다. 그 결과 탄환의 표면이 둥글고 매끄러워져 포의 사정거리가 늘어나고 또 정확도까지 높일 수 있었다. 잉글랜드 해군은 바로 이런 장점을 가지고 무적함대를 무찌를 수 있었다. 이제 대서양의 주인은 스페인에서 영국으로 바뀌게 된다. 이 가운데 바로 흑연이 자리하고 있었다.
나폴레옹의 몰락을 가져온 이유 중 하나는 그의 거처를 장식한 에메랄드 빛깔과 금색 벽지 때문이었다. 이 벽지에 비소를 함유한 안료가 들어 있었던 것이다. 세인트헬레나 섬의 습한 기후로 인해 벽지에서 자라난 곰팡이가 녹색 안료 속에 있는 비소를 공기 중으로 나가게 만들어 황제를 천천히 중독시켜 죽게 만들었다는 것이다.
‘광물, 역사를 바꾸다’는 위에 설명한 석탄·흑연·비소뿐만 아니라 인류의 역사와 운명을 바꾼 50가지 광물에 대한 흥미로운 이야기로 독자를 지적 흥분 상태로 만들어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