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테크 고수] 드림팀 탄생…절대수익·고객맞춤 ‘승부’

이창훈·서용원 자람투자자문 대표

최고의 펀드매니저와 애널리스트의 만남. 투자 자문 업계에 또 하나의 드림 팀이 탄생했다. 주인공은 이창훈 전 푸르덴셜자산운용 대표와 서용원 전 현대증권 리서치센터장이다. 서울대 경영학과 동기로 30년 지기인 둘은 지난해 말 ‘자람투자자문’이라는 이름 아래 마침내 뜻을 같이했다.

어려운 금융 투자 업계의 여건에도 이들의 내공에 기대를 건 한국투자증권·우리투자증권이 직접 지분 투자하며 관심을 모았다. 지금까지의 성적표는 괜찮다. 자람투자자문은 ‘훌륭한 수익률’로 투자자들의 입가에 웃음을 짓게 만들고 있다. 서울 반포 서래마을에 둥지를 튼 자람투자자문의 이창훈·서용원 대표를 찾았다.



이창훈(왼쪽) 대표 약력 :서울대 경영학과 졸업. 서울대 경영학 석사. 삼성자산운용 주식운용팀장, 동원투자신탁 자산운용본부장. 푸르덴셜자산운용 사장. 2012년 자람투자자문 대표이사(현).

서용원 대표 약력 :서울대 경영학과 졸업. 서울대 경영학 석사. 동방페레그린증권 애널리스트. 삼성증권 리서치센터 통신 인터넷팀장. 현대증권 리서치센터장. 2012년 자람투자자문 대표(현).

회사가 있는 곳이 독특합니다. 여의도가 아니네요.

서용원 대표 (이하 서 대표) : 여의도에 있으면 시장에 묻혀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요. 외국인들이 투자를 잘하는 게 한국 시장에서 한 발짝 떨어져 객관적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일 겁니다. 우리도 그래서 처음부터 여의도에서 좀 떨어져 있는 곳에 회사 자리를 알아봤어요. 서래마을은 여의도와 너무 멀지도 않을 뿐더러 주변 강남 지역의 자산가들이 찾아오기도 편한 것 같습니다.

투자 자문사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운용하는 사람’과 ‘투자하는 전략’이 확실해야 한다고 봅니다. 자람투자자문의 전략이 궁금합니다.

이창훈 대표 (이하 이 대표) : 크게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주식시장이 오르든 내리든 시장의 방향성과 상관없이 절대 수익을 내보자는 겁니다. 그래서 시장의 상황에 따라 다양한 상품을 다룰 계획입니다. 이를 테면 시장이 상승할 때는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로, 하락할 때는 인버스 ETF를 편입하는 거죠.

이도 저도 아닐 때는 금 ETF를 사기도 하고요. 즉 시장의 과잉반응을 활용한 주가지수·이자율·외환을 사고파는 ‘매크로 트레이딩’이 주가 됩니다. 여기에 저평가 주식을 사는 가치주 투자 전략과 개별 주식 선물 거래가 가능한 대형주를 대상으로 한 롱숏 전략을 혼합할 겁니다.

또 하나는 철저히 ‘고객 맞춤형’으로 운용할 예정입니다. 고객이 연 10% 수준의 수익률을 원한다면 그에 맞춰 보다 안정적으로, 연 20% 수준의 수익률을 원한다며 조금 더 공격적으로 운용할 겁니다. 전체적으로 ‘안정적 자산 배분’을 통해 시장의 등락에 관계없이 수익률을 내는 헤지 펀드 스타일의 진화된 형태로 운용할 계획입니다.

투자자들이 가장 궁금한 것은 앞으로의 경제와 주식시장일 겁니다.

이 대표 결론부터 말하면 글로벌 경제는 올해 확실히 나아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글로벌 경제의 발목을 잡았던 여러 요인들이 안정되고 있어요. 미국의 문제는 신용 버블이었습니다. 민간에서 무리하게 돈을 빌려 썼던 거죠. 그런데 최근 민간이 돈을 빌려 쓸 수 있던 근간이 되는 주택의 가격이 올라가고 있습니다. 또 실업률도 낮아지고 있죠. 회복 국면이라는 뜻입니다.

유럽은 정부의 빚이 문제였습니다만 이 역시 수습되고 있어요. 한때 20%까지 갔던 그리스 국채 수익률은 10%로, 7%까지 갔던 스페인 국채 수익률은 4%로 낮아졌습니다. 급한 불은 껐다는 얘깁니다. 중국의 문제는 부동산 버블, 그리고 국영기업·지방정부의 부실이었습니다. 중국은 그간 긴축정책으로 성장률을 떨어뜨리며 버블을 잡았습니다. 리더십도 교체됐고요. 미국·중국·유럽, 나아가 글로벌 전반의 경제가 전반적으로 나쁘지 않아 보입니다.

서 대표 주식도 마찬가지입니다. 경제 위기에 각국 정부가 돈을 많이 풀었죠. 그럼에도 작년 코스피 지수는 1900에서 2000을 오가는 ‘갇혀 있는 모양새’였습니다. 그런데 올해는 여러 리스크가 사라지고 있어요. 유동성은 그대로고. 결국 이는 증시에 반영될 겁니다. 그래서 소외됐던 경기 민감주, 즉 소재·산업재·금융 등이 괜찮아 보여요.


그럼 리스크는 뭘까요.

이 대표 ‘괜찮다’고 이야기했지만 보다 확실히 말하고 싶은 것은 증시가 ‘위·아래’로 크게 열려 있다는 것입니다. 큰 변동성이 예상된다는 뜻이죠. 지금 가장 큰 문제는 ‘돈은 풀렸지만 돌지 않는 상태’라는 것입니다.

2분기께 실물 경기가 확실히 살아나는 모습이 확인된다면 본격적으로 돈이 돌 겁니다. 자산 버블이 발생하는 거죠. 반면 각국 정부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실물 경기가 회복되지 않는다고 가정해 볼까요. 투자자들은 크게 실망할 테고 돈을 더 꽁꽁 묶어둘 겁니다. 글로벌 증시가 폭락할 수도 있다는 뜻입니다.

사실 각국 정부의 ‘돈 풀기’가 어떤 방식으로 실물경제에 반영될지는 아직 아무도 모릅니다. 역사적으로 지금과 같은 경제 환경은 누구도 경험해 본 적이 없는 상황입니다. 각국 정부의 통화 완화 정책이 노리는 점은 인플레이션을 통해 부채를 줄이는 겁니다.

부채가 줄고 돈이 돌아 자산 가격이 올라가면 실물경제도 살아나겠죠. 그런데 실물경제가 살지 못하면 결국 인플레와 경기 하락이 맞물리는 상태, 즉 스태그플레이션이 시작되는 겁니다. 최악입니다. 제가 ‘위·아래’로 열려 있다고 말하는 이유입니다.

최근 한국과 미국 증시의 디커플링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서 대표 뱅가드 등으로 인한 수급문제가 크죠. 또 급격한 원화 가격 상승도 문제입니다. 한가지 덧붙이자면 최근 몇 년간 한국 경제, 그리고 한국 증시가 ‘선방’한 것도 원인일 겁니다. 글로벌 측면에서 보면 그간 수익을 냈던 한국 증시에서 빠져나와 이제 고개를 들기 시작하는 다른 국가의 증시에 투자할 필요성이 높아진 거죠.

또 지금까지 한국 증시를 끌고 온 건 삼성전자와 현대차입니다. 이들의 뒤를 잇는 게 포스코와 LG화학 등 산업재 그리고 금융주여야 하는데, 아직 이들 경기 민감주의 실적이 확인되지 않았어요. 외국인들로서는 한국 주식을 사기가 모호할 겁니다.

주식 이외에는 어떤 자산이 괜찮을까요.

이 대표 ‘금’입니다. 앞서 말한 낙관적 혹은 비관적 시나리오 모두에서 금은 선방하는 자산이 될 겁니다. 낙관적 시나리오는 곧 인플레이션을 의미합니다. 전통적으로 인플레이션의 가장 좋은 헤지 수단은 금이었습니다. 비관적 시나리오로 가도 마찬가지입니다.

금은 대표적 안전 자산입니다. 금융시장이 불안할 때 금값은 올라갑니다. 자본 차익을 챙길 수 있겠죠. 반면 채권은 조심할 필요가 있어요. 어떤 자산이든 쏠림 현상이 보이면 위험하다는 뜻입니다.


두 분 모두 20년이 넘게 ‘돈’을 다뤄오고 있습니다. 지금 시점에서 투자자들에게 조언할 게 있다면….

이 대표 ‘광고 많이 하는 상품’은 조심하라는 겁니다. 금융회사는 투자자들도 중요하지만 자사의 이익도 챙길 필요가 있어요. 광고를 한다는 것은 회사 내부에서 어떤 메커니즘이 작동한다는 뜻입니다. 경험상 오히려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는 상품에 투자하고 기다리는 게 더 좋을 때가 많았습니다. 그래서 주식시장도 좋게 보는 거죠. 요즘 정통 주식형 펀드를 광고하는 곳이 있나요. 말씀드린 대로 투자의 가장 큰 적은 ‘쏠림’입니다.

서 대표 개인 투자자들이 특정 자산에 대규모 투자해 수익을 내기 어려운 게 사실입니다. 이 때문에 ‘자산 배분 전략’을 철저하게 활용하는 게 더 중요합니다.

이를테면 주식과 채권에 5 대 5든 7 대 3이든 목표 수익률에 맞춰 적절하게 투자한 뒤 주식에서 수익이 나면 수익금으로 채권에, 채권에서 수익이 나면 수익금으로 주식에 투자하는 형태입니다. 오랜 기간 동안 꾸준히 포트폴리오의 균형을 맞춰 나간다면 분명 성공 투자가 가능합니다.


이홍표 기자 hawlling@hankyung.com│사진 서범세 기자 joycin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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