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환기의 재테크 시장 ‘돈 좀 벌어봅시다’] PB 50인 긴급 설문 조사… 핵심은 ‘절세·저금리·환율’

전 세계 자산 시장에 온기가 감돌고 있다. 세계 최대 경제국인 미국의 경기가 살아나고 있다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이에 따라 부동산 시장도 바닥을 치고 튀어오를 채비를 갖추는 모습이다. ‘G2’ 중 하나인 중국의 주식시장 역시 5년간의 긴 침묵에서 깨어나고 있다. 벌써 연초 이후 20% 가까이 주가가 뛰었다. ‘재정 위기’의 진원지였던 유럽은 각국의 정책 공조로 혼란스럽던 상황이 마무리돼 가고 있다. 물론 이 같은 글로벌 경제의 훈풍이 아직 한국까지는 도착하지 못했다.

하지만 한국 경제가 ‘지금처럼만’ 해준다면 봄을 맞은 세계경제의 기운이 곧 뻗어올 것으로 예상된다. 거꾸로 생각하면 오히려 지금이 기회일 수 있다. 사실 그렇지 않더라도 상관없다. 지금은 ‘글로벌 시대’다. 국내 투자가 매력이 없다면 해외 투자를 통해 수익을 내면 된다. 즉 중요한 것은 꼼꼼한 전략과 현명한 판단이라는 뜻이다. 슈퍼 리치들의 자산 관리를 책임지는 10개 금융사 프라이빗 뱅커(PB) 50인의 노하우를 빌려 설 이후 재테크 전략을 짜봤다. 이제 판단은 독자들의 몫이다.


‘3T’, 설 이후 재테크를 관통하는 키워드다. 3T는 바로 ‘타이밍(Timing)’, ‘테이스트(Taste: 맛)’, ‘택스(Tax: 세금)’다.

‘타이밍’은 투자의 시기를 잘 잡자는 뜻이다. 부자들은 남들이 외면하고 두려워하는 시기에 오히려 투자해 시장의 회복이나 상승세를 타고 높은 수익률을 거둔다.

1997년의 국제통화기금(IMF) 관리체제, 2008년 리먼브러더스의 파산은 오히려 부자들에게 큰 기회였다. 아직까지 글로벌 경제는 불확실하다. 하지만 이제 어느 정도 복잡한 상황이 정리되고 있다. 아직 타이밍은 늦지 않았다.

‘테이스트’. 부자들이나 투자의 대가들의 특징 중 하나는 투자의 경험을 통해 성공한 맛을 알고 있다. 현재 은행 예금이 이자율은 3% 초반이다. 아무리 보수적인 투자자라고 하더라도 예금에만 기대서는 물가 상승률도 따라가지 못한다. 어렵게 번 돈의 가치가 자꾸 줄어드는 것이다.

서기수 A+에셋 자산관리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따라서 단 몇 십만 원이라도 주식이나 원자재 등에 투자해 이자(rate)가 아닌 수익률의 맛을 느낄 필요가 생겼다”며 “저금리 기조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럴 때일수록 ‘저축’보다 ‘투자’라는 방법을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택스’, 즉 세금은 이제 재테크 방법론을 논할 때 꼭 고려하는 요소가 됐다. 많은 수익 낼 수 있는 방법이 점점 사라져 가니 조금이라도 세금을 아껴 전체 수익률을 높일 필요가 생겼기 때문이다. ‘복지’ 화두가 힘을 얻어감에 따라 정부는 조금이라도 세금을 더 걷기 위해 노력 중이다. 그런데 세금을 올리는 것은 어렵다. 국민들의 반발이 심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정부는 기존의 세제 혜택을 조금씩 줄여가고 있다. 당연하지만 아직 남아 있는 절세 상품을 조금이라도 더 활용해야 한다.



가장 유망한 투자 대상은 ‘주식시장’

실제로 50인의 PB들이 꼽은 재테크의 키워드는 ‘절세·저금리·환율’이다. 때로는 잊고 지내지만 환율은 수출 위주의 한국 경제에 막대한 영향을 가지고 있다. 재테크 부문에서도 마찬가지다. 글로벌 투자 시 환율 변수를 생각지 않는다면 아무리 높은 수익률을 내도 ‘도루묵’이 되고 만다. 요즘처럼 각국 정부가 ‘환율 전쟁’을 치르며 돈의 상대적 가치가 널뛰기를 하고 있다면 이 변수는 두 번 세 번 체크할 필요가 있다.

50인의 PB들은 키워드를 적극 활용하는 상품에 대한 관심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바로 절세 상품 그리고 중위험·중수익 상품이다. 절세 상품은 물가연동채권, 브라질채권, 즉시연금, 저축성 보험, 유전 펀드 등이 많은 추천을 받았다.

중위험·중수익 상품도 인기몰이 중이다. 중위험·중수익 중 주가연계증권(ELS)과 파생결합증권(DLS)은 작년에 이어 꾸준한 인기가 계속되고 있다. 유흥영 신한은행 PB팀장은 “월 지급식을 선택하면 수익 분산 효과를 통해 절세 효과를 누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50인의 PB들은 세계 경기가 턴어라운드하는 모습이 보이고 있어 ‘주식 투자’를 가장 유망한 투자 수단으로 꼽았다. 다만 직접 주식 투자보다 주식 펀드, ETF, 주식형 펀드 등 간접 투자를 선호했다. ETF는 많은 PB들이 꼽은 효과적 주식 투자 수단이다.

유수종 미래에셋증권 PB팀장은 “개별 종목이 가지고 있는 리스크를 회피할 수 있으며 빠른 시장 대응에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50인의 PB들은 국내뿐만 아니라 중국 주식에 투자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한 중국은 새 정부 출범 이후 내수 확대 정책에 따라 주식시장이 상승할 것이라는 논리를 펼치는 PB들이 많았다.

국내 부동산은 아직 주식에 비해 매력이 떨어지지만 정부의 완화 정책에 따라 서서히 투자 매력이 높아진다는 평이다. 그러나 국내보다 미국 등 선진국 부동산에 리츠 펀드를 통해 투자해야 한다는 PB들이 훨씬 많았다.

주식 부동산 채권 외 대안 투자 수단으로는 그래도 ‘금(金)’이었다. 최근 벌어지고 있는 환율 전쟁 속에서 가장 안전한 투자 수단은 금이다. 50인의 PB들은 저성장 저금리 시대일수록 ‘원금 보존’ 등 안정성을 중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유는 고금리 시대에는 한 번 투자에 실패해도 다른 투자 수단을 통해 이를 복구할 방법을 찾을 수 있지만 저금리 시대에는 그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글 이홍표 기자 hawlling@hankyung.com
전문가 기고 서기수 A+에셋 CFP본부 자산관리연구소 수석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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