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에세이] 107세 투자 고수의 투자 철학

온갖 정보와 루머가 난무하는 주식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자신만의 투자 철학을 갖는 게 중요하다. 필자는 주식을 고를 때 매출 추세와 당해 연도의 예상 수익을 따져본다. 매매 타이밍은 차트를 이용할 때가 많다.

지난해와 달리 새해에는 글로벌 경제에 대한 낙관론을 펴는 전문가들이 늘고 있다. 경기에 선행하는 주가가 잠잠할 리 없다. 글로벌 증시가 꿈틀대고 있다. 연내에 대세 상승장이 펼쳐질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이쯤에서 떠오르는 질문은 ‘주식 투자는 어떻게 해야 되나’다. 펀드 등 간접 투자가 아닌 직접 투자를 선호하는 투자자라면 다음 얘기를 참고하길 바란다.

주식 투자에는 크게 두 가지 방법이 있다. 하나는 차트를 이용하는 방법이고 다른 하나는 재무 분석을 통해 기업의 적정 가치를 추정해 투자하는 것이다. 차트를 이용하면 답이 쉽게 보이는 장점이 있지만 이 방법에는 치명적인 결점이 있다. 차트를 동원한 기술적 방법은 주가가 앞으로도 계속 과거의 패턴대로 움직일 것이라는 가정 하에 이뤄지는데, 실제로 과거의 패턴대로 움직이지 않는 것도 적지 않다. 그 결과 주가의 대세 변곡점에서 오판해 큰 손실을 볼 때도 많다.

두 번째 방법은 기본적 분석이라고 부른다. 말 그대로 기업의 기본적인 재무제표를 분석해 수익을 예측한 다음 적정 주가를 예측하는 방법이다. 일견 믿음이 가지만 제대로 실천하기가 쉽지 않다. 수익 예측도 어렵지만 수익을 제대로 예측한다고 하더라도 또 한 번 인간들의 믿을 수 없는 판단력이 문제를 만든다.

수익을 바탕으로 소위 적정 주가라는 것을 추정하게 되는데, 이것이 실제 주가와 큰 차이가 날 때가 많다. 시간이 지나면서 그 갭이 좁혀지기도 하지만 아무리 기다려도 그 갭이 좁혀지지 않을 때가 허다하다. 이런 이유로 어쩔 수 없이 장기 투자자가 되는 것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주식 투자 못해먹겠다’는 얘기가 나온다. 이쯤 되면 사람들은 투자의 달인에게서 지혜를 구한다.

며칠 전 월스트리트저널은 올해 107세가 된 어빙 칸이라는 미국의 자문회사 회장을 인터뷰했다. 가치 투자의 달인인 벤저민 그레이엄에게 사사한 그가 주식에 투자한 기간은 무려 80년이 넘는다. 그의 생각을 들어보자.

우선 그는 단타 매매를 하지 않는다. 충분히 생각한 후 투자한다. 둘째, 돈을 빌려 투자하지 않는다. 자기 돈으로 하면 잘못되더라도 마음의 여유가 생긴다. 셋째, 엄청나게 열심히 공부한다. 많은 시간을 내서 신문·잡지·책 등을 읽는다.

또한 투자 기업에 대해 철저하게 알려고 노력한다. 마지막으로 그는 농산품이나 생필품 관련 주식에 관심이 많다. 참고로 상품 투자의 대가인 짐 로저스도 며칠 전 한 인터뷰에서 농산품 투자에 관심이 많다고 말했다.

어빙 칸의 얘기 중 특별한 것은 없다. 그렇다고 빤한 얘기라고 흘려들어서는 곤란하다. 그토록 오랜 세월 그를 지탱해 준 힘의 원천은 무엇일까. 그는 자기만의 투자 원칙을 가지고 있었던 것이다.

많은 정보와 온갖 설이 난무하는 주식시장, 이곳은 끝없이 넓은 일망무제의 사막과 같다. 이곳에서 길을 잃지 않으려면 방향성을 유지해야 한다. 원칙도 없이 이것도 사보고 저것도 사보고, 이렇게도 해보고 저렇게도 해서는 좋은 성과를 내기 어렵다. 실력도 쌓기 어렵고 큰 수익을 낼 기회를 놓치기 십상이다.

오늘부터라도 자기만의 투자 원칙을 만들어 보자. 필자 개인적으로는 주식을 고를 때 매출 추세와 당해 연도의 예상 수익을 필히 따져본다. 매매 타이밍을 잡을 때는 차트를 이용하는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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