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 시대 연 대한민국, 다음 과제는] 나로호 발사 성공…“이젠 우리 기술로”

우리나라 최초 우주 발사체 나로호(KSLV-Ⅰ)가 2전3기 끝에 하늘의 문을 여는데 성공했다. 지난 1월 30일 오후 4시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에서 길이 33m, 무게 140톤의 나로호가 굉음과 함께 붉은 섬광을 내뿜으며 하늘로 힘껏 솟구쳤다.

발사 9분이 지나 나로호는 목표 궤도인 302km 지점에 도달했고 나로과학위성을 무난히 제 궤도에 올려놓았다. 1월 31일 오전 4시께 카이스트 인공위성연구센터 지상국과의 교신에도 성공했다. 이로써 우리나라는 자체 위성 발사체 기술을 보유한 11번째 ‘스페이스 클럽’ 가입국이 돼 우주개발 강국으로 가는 첫걸음을 뗐다.

한국 첫 우주발사체 '나로호(KSLV-1)'가 30일 오후 전남 고흥군 외나로도 나로우주센터에서 우주로 향해 발사되고 있다. << 사진공동취재단 >>

이주호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은 지난 1월 30일 나로호 발사 1시간 후에 열린 언론 브리핑에서 “나로호가 성공적으로 발사돼 540초(9분) 뒤 과학위성을 분리하고 목표 궤도 진입에 성공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발사 1시간 26분 뒤인 오후 5시 26분 나로과학위성이 보낸 신호는 약 10분간 노르웨이 지상국에서 성공적으로 수신됐다.

나로호가 발사된 지 11시간 28분이 지난 1월 31일 새벽 3시 28분. 한반도 상공을 지나던 나로과학위성이 우리나라 지상국으로 신호를 보내왔다. 교육과학기술부와 카이스트 인공위성연구센터는 1월 31일 “나로과학위성이 정해진 타원 궤도(300~1500km)를 돌아 우리나라 인근 상공을 처음 지나는 예정 시각인 이날 오전 3시 27분 교신을 시도해 3시 28분 4초부터 43분 2초까지 14분 58초 동안 위성의 전파 비콘(Beacon:응급 신호 발생기) 신호를 수신했다”고 밝혔다. 사람으로 빗대면 아무 문제없이 서로 ‘안부 전화’를 주고받았다는 의미다.

2002년부터 시작된 나로호 발사 사업은 두 번의 실패와 3차 도전에서도 두 번의 발사 연기가 있었다. 마지막 발사 기회였던 3차까지 포함해 총 5205억 원의 예산이 투입됐던 터라 실패의 시기마다 국민들의 질타 또한 쏟아졌던 게 사실이다. 나로호의 1단 부분을 제작한 러시아측과의 계약 조건상 이번 3차 발사가 마지막 기회였기 때문에 상황은 더욱 절박했다. 하지만 이번 성공으로 자존심을 회복할 수 있게 됐다.



‘한국형 발사체’ 개발 사업 앞당기나

이명박 대통령은 1월 30일 우리나라 첫 우주 발사체 나로호 발사 성공과 관련, “새로운 ‘우주 시대’를 열게 된 것을 국민 여러분과 함께 축하한다”고 말했다. 박근혜 당선인도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올린 글을 통해 “오랜 기다림 속에 우주 강국을 향한 첫 번째 꿈이 이루어졌다”고 축하했다.

나로과학위성이 성공적으로 안착하면 앞으로 1년간 매일 지구를 103분에 한 바퀴씩 하루 약 14바퀴 돌면서 우주 방사선과 이온층을 측정하는 과학 탐사 임무를 담당한다. 또 반작용휠·펨토초레이저·적외선 센서 등 이번 위성에 들어간 국산 부품의 기능을 우주 공간에서 검증하는 역할도 수행한다.

나아가 나로호 발사 성공을 발판 삼아 한국형 발사체(KSLV-Ⅱ) 개발 사업이 당초 계획보다 앞당겨 진행될 예정이다. 한국형 발사체 개발 사업은 총 1조5000억 원을 투입해 2021년까지 순수 국내 기술로 3단 발사체 개발을 목표로 한다. 이와 관련해 박근혜 당선인은 사업 기간을 단축하겠다고 공약한 바 있다.


김민주 기자 vitam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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