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 제철 보약 같은 음식과 차

다미재

품격 높은 우리 문화를 기반으로 한 전통에 현대적 감각을 가미한 음식과 차를 전문으로 하는 한국형 디저트 카페가 있다. 장향진 대표가 고문헌에 의거해 만든 전통 음청류·떡·한과와 전문가가 엄선한 각종 차, 청정 지역의 재료로 건강한 음식을 차려 내고 있는 ‘다미재’다.


다미재는 매장 안 방앗간에서 떡을 빚고 전통을 테마로 한 모든 음식을 매장에서 직접 조리한다. 여러 음식 중 단품으로는 2009년 전국임업후계자대회 임산물 요리 경연에서 대상을 차지한 산채초밥, 코스 요리로는 풀내음 정식과 산내음 정식을 즐기기에 좋다.

산채초밥이 포함된 코스 요리인 산내음 정식은 찹쌀 푸딩으로 시작된다. 우유·버터·밀가루가 들어간 일반 푸딩과 달리 타락죽을 기초로 한 찹쌀과 우유로 끓인 한국형 푸딩이다. 초록색 말차(가루차)를 고명으로 뿌려낸 단아한 차림새의 푸딩은 이어져 나올 음식이 결코 예사롭지 않을 것이라는 걸 짐작하게 한다.

떡 샐러드는 석류주를 섞은 분홍색 절편과 신선한 참나물, 아삭거리는 배, 수삼에 산사과 효소 소스를 곁들여 낸다. 서여향병은 마로 만든 향기로운 떡으로, 마를 찐 후 찹쌀가루를 입혀 지져 낸 다음 고운 잣가루를 솔솔 뿌려 낸다. 겉은 파삭파삭하고 속은 부드럽고 찰지다.

청정 지역인 화천군 등의 비무장지대에서 공수해 온 산채를 사용한 특선 산채초밥은 그 어디에서도 맛보기 어려운 별미다. 기장을 섞어 파·마늘·무·표고버섯·다시마·사과 등을 끓인 물로 지은 밥에 각종 산나물과 버섯 및 약초를 특성에 맞게 조리해 웃기로 사용한 한국형 초밥이다.

기장이 듬성듬성 섞여 향이 은은한 밥과 볶은 노루궁뎅이버섯, 다진 왕고들빼기 장아찌, 오신채 중의 하나인 양하 절임, 향 좋은 능이버섯 볶음, 당귀뿌리 무침 등으로 초밥을 쥐어 낸다. 초밥이 아니라 제철 보약이다. 산나물 구이밥은 산나물을 소로 채워 삼각 모양으로 빚은 밥에 노루궁뎅이버섯 소스를 발라 구운 주먹밥이다.

산나물쌈밥은 다래 순으로 지은 밥을 야생 곰취로 싸서 따끈따끈하게 찐 후 표고버섯 조림을 접시 삼아 올려 내는 맛과 멋이 담긴 밥이다. 차와 다식으로는 특선 발효차나 보이차를 다미재 방앗간에서 빚은 떡, 그림처럼 예쁜 한과와 함께 낸다.

음식뿐만 아니라 다미재만의 특별한 디저트도 즐기기에 좋다. 봄에 준비한 잭살·생강·모과·돌배·인동초와 말린 박속을 넣어 끓인 고뿔차로 불리는 잭살차, 팥 앙금으로 끓인 달달한 단팥죽, 얼음을 동동 띄워 내는 유자화채도 겨울철 별미다. 제철 보약 같은 음식과 차를 즐길 수 있는 곳, ‘다미재’다.


영업시간 점심 11:30~14:00, 저녁 17:30~20:00, 카페 12:00~22:00, 매주 일요일 휴무

메뉴 산채초밥 1만2000원, 풀내음 정식 2만 원, 산내음 정식 3만5000원, 단팥죽 1만 원, 잭살탕 8000원, 유자화채 8000원, 식사는 예약 필수

위치 서울시 종로구 명륜동 4가 188-12 서울씨티빌 1층

문의 (02)744-8090

백지원 푸드 칼럼니스트 bjwon9113@hanmail.net┃사진 김기남 기자 kn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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