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법무팀 입체 평가, 대한민국 최고 로펌은

독주하는 김앤장, 맹추격하는 광장 그리고 이들의 뒤를 쫓는 태평양과 율촌.
여기에 언제든지 ‘사대천왕’을 위협할 저력을 가진 세종과 화우.

한경비즈니스가 선정한 ‘2012년 베스트 로펌 조사’의 결과다. 마침내 막을 올린 한국 법률 시장 개방 시대, 한국 대표 로펌들의 경쟁력을 꼼꼼히 짚어봤다.

2010년부터 시작한 ‘베스트 로펌’ 조사가 이제 3년째에 접어들었다. 올해는 특히나 한국의 법률 시장이 개방된 ‘원년’으로 기록되는 해다. 한경비즈니스가 선정하는 베스트 로펌 조사의 올해 결과는 그래서 더욱 눈길을 끌만하다. 향후 본격적으로 진행될 해외 초대형 로펌의 파고 속에서도 한국 법률 서비스의 경쟁력을 지켜낼 최고의 로펌들이 바로 이들이기 때문이다.

베스트 로펌 조사는 국내외 다양한 로펌 평가 방식을 벤치마킹했다. 또 로펌의 주요 수요자인 대기업들이 대거 참여해 정확성을 높였다.

조사는 모두 10개 부문에서 이뤄졌다. ‘증권·보험 등 금융 및 자본시장’, ‘조세’, ‘공정거래’, ‘송무 및 중재’, ‘기업 인수·합병(M&A)’, ‘인사 및 노무’, ‘특허와 상표 및 지식재산권’, ‘국제 분쟁’, ‘형사’, ‘기업 일반(프로젝트·부동산·에너지 등)’이 바로 그것이다. 지난 조사까지는 9개 부문이었지만 이번 조사에서 ‘조세 및 공정거래’ 부문을 각각 ‘조세’와 ‘공정거래’로 분리했다. 각 부문의 전문성을 보다 확실히 평가하기 위해서였다.

조사는 설문지를 통해 진행됐다. 설문 대상은 한경비즈니스가 매년 선정해 발표하는 ‘한국의 200대 기업’의 법무팀 및 법률 업무 담당자로 했다. 총 83곳의 기업 법무팀이 이 조사에 참여했다.

설문 참가자는 부문별로 국내 모든 로펌 중 가장 경쟁력 있는 로펌을 두 곳씩 써내도록 했다. 법부팀이 써낸 로펌을 각각 1표로 계산해 이의 합계로 순위를 매겼다.

그 결과 각 부문의 점수를 합산해 선정한 ‘종합 순위’에서 김앤장법률사무소가 1위를 차지했다. 김앤장의 득표수는 총 504표였다. 전체 표수 중 각 로펌이 얻는 표수의 비율을 뜻하는 득표율은 32.85%를 기록했다. 김앤장은 지난 조사에서 전체 득표수의 33.17%를 받았다. 또 김앤장은 ‘인사 및 노무’ 부문을 제외한 나머지 9개 부문별 조사에서 모두 1위를 기록했다.



200대 기업 법무팀 대상 조사

2위는 광장이 차지했다. 광장의 득표수는 297표였다. 득표율은 19.36%였다. 광장은 2010년 조사에서 득표율 13.14%를 차지하며 3위에 머물렀다. 하지만 지난 조사에서 득표율을 17.12%로 크게 높이며 2위를 차지한 후 이번 조사에서도 또다시 더 높은 득표율을 기록하며 2위 자리를 굳혔다.

광장은 각 부문별 조사에서도 지난 조사 대비 좋은 성적을 거뒀다. 광장은 ‘인사 및 노무’ 부문에서 1위를 차지하며 김앤장의 독주를 막았다. 또 5개 부문에서 2위, 4개 부문에서 3위를 차지해 모든 조사 부문에서 최상위권의 성적을 기록했다.

3위에는 태평양이 올랐다. 태평양의 득표수는 192표, 득표율은 12.51%였다. 태평양의 3위 비결은 국제 분쟁 부문, 송무 및 중재 부문, 형사 부문에서의 선전으로 분석된다.

태평양의 국제 분쟁 부문은 업계에서 최고의 팀 중 하나로 평가받는 부문이다. 최근에는 론스타가 우리 정부를 상대로 한 투자자 국가 소송(ISD)에서 한국 정부 측 법률 대리인을 맡아 눈길을 끌고 있다.

종합 4위는 율촌이었다. 율촌의 득표수는 179표였다. 득표율은 11.66%로 나타났다. 율촌의 특징은 ‘조세’와 ‘공정거래’ 부문에서 모두 2위를 차지했다는 것이다. 이 두 개 부문에서 초대형 로펌인 김앤장과의 득표수 차이는 각각 3표, 2표 차이에 불과했다.

5위는 세종이 차지했다. 업계에서 금융 부문에 강점을 가지고 있는 로펌으로 평가된다. 실제로 이번 조사에서도 금융 및 자본시장 부문에서 3위에 오르는 호성적을 냈다. 세종은 최근 삼성증권 사장·우리금융지주 회장 등을 지낸 금융 전문가 황영기 전 차바이오앤디오스텍 회장을 고문으로 영입하는 등 관련 분야의 전문성을 더 강화하는 모양새다.

6위와 7위는 화우와 바른이 차지했다. 각각 득표율은 5.08%, 2.34%였다. 화우와 바른 모두 민형사 소송에 강한 면모를 보이는 로펌으로 평가된다.

주목할 점은 화우가 조세 부문에서 4위, 공정거래 부문에서도 5위라는 좋은 성적을 올렸다는 것이다. 화우는 또 송무 및 중재 4위, 인사 및 노무 4위, 특허와 상표 및 지식재산권 4위 등 전 부문에서 좋은 성적을 거뒀다.

바른은 형사 부문에서 특히 좋은 성적을 냈다. 순위로는 4위였다. 하지만 공동 2위를 차지한 태평양과 광장이 공히 20표씩 얻었으며 바른의 득표수는 19표로 2위권과 불과 1표 차이였다.

이홍표 기자 hawll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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