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급증하는 소비 시장, 연 2만 달러 소비 계층 1억2천만 명

중국에서 시진핑을 새로운 국가 지도자로 선출한 공산당 대회를 전후해 ‘중국 소비 시장’이 세계경제의 성장 동력이 될 것이라는 기대가 잇따르고 있다. “2020년이면 중국의 중산층 이상 소비 규모만 해도 한국 전체 소비의 3배에 달하는 3조1000억 달러에 이를 것이다.”

중국 공산당 제18차 전국대표대회(당 대회, 18대)가 폐막된 지난 11월 14일 보스턴컨설팅이 베이징에서 발표한 ‘중국의 신세대 소비 추동력’ 보고서의 내용이다. 앞서 18대 개막식 다음날인 11월 9일 중국 경제참고보는 “2020년 중국의 연간 소비 규모가 (2011년의 3.5배 수준인) 64조 위안에 이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 기업인들은 18대 이후 만난 중국 관료들마다 “중국 소비 시장이 세계경제에 기회가 될 것”이라는 말을 입에 달고 다닌다고 전한다.

향후 10년 중국을 이끌 시진핑 시대의 국정 방향이 담겨 있는 18대 보고가 이 같은 기대를 뒷받침하고 있다. 당 대회 보고에서 처음으로 주민소득 목표치를 제시한 게 대표적이다. “2020년까지 전면적인 샤오캉(小康: 먹고 살만한) 사회 실현”은 당 대회 때마다 되풀이돼 온 문구다. 이번엔 이를 위해 처음으로 도시와 농촌 주민 1인당 평균 소득을 2010년의 2배로 끌어올린다는 목표치를 제시했다.

2010년 도시와 농촌의 1인당 주민소득은 각각 1만9109위안, 5919위안이었다. 2002년 16대 보고에선 2020년 국내총생산(GDP)을 2000년의 4배로 만들겠다는 목표를 내놓았고 2007년 17대 보고에선 1인당 GDP를 2020년까지 2000년의 4배로 끌어올린다고 제시했었다. 기준치가 GDP에 이어 1인당 GDP, 다시 1인당 주민소득으로 바뀐 것이다.

주민소득에 대한 목표치 설정이 소비 시장 성장에 날개를 달아줄 것이라는 게 경제참고보의 분석이다. 주민소득이 소비 성장을 뒷받침해 왔다는 점에서 그렇다. 2002년부터 2011년까지 도시와 농촌의 1인당 주민소득은 각각 연평균 9.2%, 8.1% 증가했다. 같은 기간 소비 시장은 4조8000억 위안에서 18조4000억 위안으로 연평균 16% 늘었다.


19일 중국 장쑤성 동남부에 위치한 난통시에 롯데마트 중국 100호점인 룽왕치아오점이 개장한 가운데 중국 소비자들이 몰려 북새통을 이루고있다. 난통시 롱왕치아오점은 마트 2500평 임대시설 3000평을로 이뤄진 주상복합건물로 롯데마트가 직접 개발했다. <사진공동취재단> 2012.9.19


소득 증가 따라 신흥 소비층 급부상

중국 상무부연구원에 따르면 2001년부터 2004년까지는 연간 소비 시장 규모가 1조 위안 늘어나는 데 평균 2년 걸렸지만 2005년부터 2007년까지는 이 기간이 평균 1년으로 줄었다.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는 매년 2조~3조 위안의 새 소비 시장이 생겨났다.

2020년 이후엔 매년 3조~5조 위안의 소비 시장이 새로 창출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보스턴컨설팅의 중국 소비 시장 전망도 소득 증가에 따른 신흥 소비층의 부상을 배경으로 제시한다. 보스턴컨설팅은 연간 가계 가처분소득이 최소 2만 달러 이상인 계층이 현재 중국에 1억2000만 명 있다며 2020년이면 2억8000만 명으로 늘어나 중국 전체 인구의 20%, 도시인구의 35%에 이를 것으로 추정됐다.

이들의 연간 구매력만 현재 5900억 달러에서 2020년 3조1000억 달러로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2020년 일본 전체 소비 전망치와 맞먹는 수준이다.

미국과 유럽이 경제 위기 터널에서 빠져나오지 못한 상황에서 중국이 한국에 위기의 피난처가 될 수 있다는 진단이 나오는 배경이다. 중국과의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에서 보이지 않는 중국의 비관세 장벽을 허물기 위한 치밀한 노력이 절실한 이유이기도 하다.


베이징=오광진 한국경제 국제부 기자 kjo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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