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 상권을 뚫어라, 가격 낮추자 2층 식당에도 손님 줄 서

점포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위치다. 어떤 위치에 입점하느냐에 따라 고객의 접근성과 가시성이 달라지고 이는 매출에 영향을 미친다. 예전에는 업종을 막론하고 1층 점포만 선호했다. 최근에는 비싼 임차료가 부담으로 작용하면서 1층 점포 선호도가 점차 낮아지고 있다.

고객 특성에 맞춰 점포 구입비와 임차료가 저렴한 2층 점포 등 다양한 입지로 눈을 돌린 결과다. 2층 입점 전략은 점포비용을 줄이는 대신 서비스 시설 등 기본적인 가치들을 높임으로써 고객 만족을 높여 수익을 극대화하는 전략이다.

많은 사람들은 서울 흥인지문(동대문)과 인접한 창신·숭인동을 행정구역상 동대문구로 알고 있다. 하지만 이곳은 서울의 한복판인 종로구다. 종로구에서도 인구밀도가 가장 높고 다양한 계층이 살고 있는 곳이다. 2만여 개의 점포가 활발하게 영업 중인 동대문 의류 시장의 배후 지역이어서 수요층이 풍부한 것이 이곳의 장점이다.

강영숙(50) 사장은 올해 초 동묘역 인근 건물 2층에 ‘전주남문순대국’을 열어 성공한 사례다. 원래 이곳은 2, 3층 각 198㎡(60평) 규모의 삼계탕집이었다. 식당을 인수하면서 기존에 쓰던 시설과 집기를 대부분 받았기 때문에 창업비용을 절약할 수 있었다. 보증금 5000만 원과 권리금 5000만 원을 합쳐 점포 임대에 1억 원이 들었다. 시설 및 집기비 1500만 원을 합쳐 창업비용으로 1억1500만 원이 들었다. 월 임차료는 500만 원이다.

이 지역은 동묘 부근 중년 고객층이 두텁다. 낮에는 주변 직장인과 새벽 시간은 동대문 시장 쇼핑객들이 이 지역을 많이 찾는다. 강 사장은 이 점에 착안해 불황에 강한 업종 중에서 점심과 저녁 매출을 고르게 낼 수 있는 순댓국 전문점을 내기로 결정했다.

2층이라는 입지적 불리함을 극복하기 위해 강 사장은 ‘음식 맛내기’에 주력했다. 문제는 예상외로 쉽게 풀렸다. ‘전주남문순대국’ 본사에서 메뉴 개발 및 구성, 조리 교육, 식자재 가공 등을 해줘 따로 주방 운영과 맛내기를 고민할 필요가 없었다.

‘전주남문순대국’의 피순대는 전주의 전통 음식이다. 음식 이름에 ‘피’자가 들어간 데서 알 수 있듯이 일반 순대에 비해 선지가 많이 들어간다. 피순대는 새우젓에 찍어 먹어도 되지만 새콤한 초장에 찍어 먹는 것도 좋다.

가격은 순댓국이 5000원, 찹살순대가 6000원, 순대곱창(암뽕)이 2만 원이다. 부담스럽지 않은 가격이 이 집의 장점이다. 함께 나오는 반찬은 깍두기와 강원도 태백 고랭지 배추를 사용한 김치다. 강 사장은 ‘제대로 된 식재료 관리’에 신경을 많이 쓴다. 그에게 식재료 관리는 기본이고 원칙이다. 납품 업체가 싱싱하지 않은 재료를 가져오면 그 자리에서 버릴 정도다. 납품 업체에도 공급 단가를 깎지 않는 대신 좋은 재료를 당부한다.

강 사장이 홀 서빙과 카운터를 번갈아 가며 맡고, 현재 7명의 점원이 24시간 교대로 일한다. 7명이 가게를 교대로 운영할 수 있는 까닭은 주방 인력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설계된 조리 시스템 덕분이다. 올해 문을 연 이 점포는 개점 초기 동네 주민들과 근처 직장인들이 주류를 이뤘지만 최근 입소문이 퍼지면서 동대문 의류 시장에서 찾아온 손님들이 절반 이상이다. 점심시간대에만 300그릇의 순댓국을 판매하며 현재 월 6000만 원 이상의 매출을 꾸준히 올리고 있다.

강 사장은 “올해 문을 열고 운영한 지 6개월밖에 되지 않았지만 입소문을 통해 창업 희망자들이 찾아오고 있다”고 말했다. 앞으로 다양한 안주류를 개발해 고객 만족도를 높이겠다는 계획도 세우고 있다.



최재봉 연합창업컨설팅 소장 ceo@yunhap.net┃사진 김기남 기자 kn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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