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내 인생의 마지막 변화구 Trouble With the Curve 外
입력 2012-11-29 15:27:29
수정 2012-11-29 15:27:29
야구가 인생의 축소판인 이유
감독 로버트 로렌즈
출연 클린트 이스트우드, 에이미 애덤스, 저스틴 팀버레이크, 존 굿맨
거스 로벨(클린트 이스트우드 분)은 야구방망이가 갈라진 것만 봐도, 공이 배트에 맞는 소리만 들어도 좋은 선수를 알아보는 최고의 스카우트였다. 하지만 나이가 들어가면서 시력이 점점 떨어지고 구단은 그의 판단을 의심하기 시작한다. 그는 마지막일 수도 있는 고교 야구 선수 유망주 스카우트를 위해 여행을 떠난다. 어느 순간부터 사이가 나빠져 서먹하기만 한 변호사 딸 미키(에이미 애덤스 분)가 내키지 않지만 그 여행에 동참한다.
2008년 ‘그랜 토리노’를 통해 배우로서의 은퇴설을 불러일으켰던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오랜만에 돌아왔다. 그동안 ‘체인질링’, ‘우리가 꿈꾸는 기적: 인빅터스’, ‘히어애프터’, ‘J. 에드가’ 등 연출에만 집중하던 이스트우드는 ‘내 인생의 마지막 변화구’를 통해 속내를 잘 털어놓지 못하고 자신의 목표에만 몰두하는 고독한 남자를 연기하는 데 단연 최고의 아이콘이라는 것을 또다시 입증해 보인다.
야구나 축구 팬들은 스포츠가 인생의 축소판이라는 것을 언제나 주장해 왔다. 경기 안의 무수한 규칙, 경쟁의 구도, 혹은 그 결과에 자신의 인생을 거는 선수들의 모습은 인간사에 그대로 적용될 수 있는 아포리즘(aphorism:깊은 체험적 진리를 간결하고 압축된 형식으로 나타낸 짧은 글)이기도 하다.
‘내 인생의 마지막 변화구’는 그런 의미에서 좋은 야구 영화이자 가족 드라마다. 영화의 원제는 ‘트러블 위드 더 커브(Trouble With the Curve)’, 즉 변화구 공포증이다. 자신이 좋아하는 직구가 오기만 기다리면 안 된다. 방향을 예측하기 힘든 변화구 앞에서 어떤 자세를 취함으로써 원하는 결과를 얻어낼 것인가.
변화구 공포증에 시달리는 야구 선수의 이야기 축 너머로 인생의 변화구 앞에 당황하는 고집불통 부녀의 모습이 겹친다. 아내를 일찍 여읜 뒤 어린 딸을 홀로 키우는 것에 자신 없어 하던 완고한 아버지에게 딸은 “변호사가 되기를 원한 적이 없었어요. 난 아빠와 같이 야구 보고 밤늦게까지 노는 게 너무 좋았다고요”라고 고백한다. 엇갈리는 과거 진술 앞에서 뜻밖에 드러나는 진실의 편린들…. 과연 아버지와 딸은 어떤 선택을 내리게 될까.
1년 전 개봉했던 또 다른 야구 영화 ‘머니 볼’은 철저하게 경기 데이터로만 선수들을 평가해 기적 같은 결과를 일군 오클랜드 애슬레틱스 팀의 실화를 다뤘다. 하지만 ‘내 인생의 마지막 변화구’는 ‘머니 볼’과 정반대의 이야기, 즉 데이터로만 보는 것에는 한계가 있으며 직접 그 경험에 부딪쳐야만 진짜 야구를 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두 편을 비교해 보면 영화와 야구 관람의 즐거움도 곱절이 될 것이다.
26년
감독 조근현
출연 진구, 한혜진, 임슬옹, 배수빈, 이경영, 장광
1980년 5월 광주 민주화 운동과 관련된 사람들이 26년 만에 은밀하게 모여든다. 조직폭력배, 국가 대표 사격 선수, 현직 경찰, 사설 경호 업체 실장, 대기업 총수…. 이들은 광주 학살의 주범 ‘그 사람’을 단죄하기 위한 암살 계획을 세운다. 강풀의 웹툰을 영화화한 액션 복수극.
엔딩노트
감독 스나다 마미
출연 스나다 도모아키
정년퇴직 후 도모아키는 말기 암 판정을 받고, 꼼꼼하게 자신만의 엔딩 노트를 준비하기 시작한다. 엔딩 노트를 통해 그는 가족들과 소중한 추억을 쌓는다. 그의 딸이 직접 카메라를 든 다큐멘터리로, 지난해 일본에서 3·11 대지진 이후 ‘엔딩 노트’ 열풍을 불러일으켰다.
아워 이디엇 브라더
감독 제시 페레츠
출연 폴 러드, 주이 디샤넬, 엘리자베스 뱅크스, 에밀리 모티머
좀 모자라 보이는 네드는 농장에서 일하던 중 경찰에게 약을 팔고 감옥에 수감된다. 그 일로 일자리, 여자 친구, 사랑하는 개를 잃은 네드는 세 자매를 찾아간다. 외로운 주부, 헛똑똑이 커리어 우먼, 갑작스레 임신한 막내가 모인 세 자매는 네드의 출현이 영 껄끄럽다.
김용언 영화 칼럼니스트 plath@naver.com
감독 로버트 로렌즈
출연 클린트 이스트우드, 에이미 애덤스, 저스틴 팀버레이크, 존 굿맨
거스 로벨(클린트 이스트우드 분)은 야구방망이가 갈라진 것만 봐도, 공이 배트에 맞는 소리만 들어도 좋은 선수를 알아보는 최고의 스카우트였다. 하지만 나이가 들어가면서 시력이 점점 떨어지고 구단은 그의 판단을 의심하기 시작한다. 그는 마지막일 수도 있는 고교 야구 선수 유망주 스카우트를 위해 여행을 떠난다. 어느 순간부터 사이가 나빠져 서먹하기만 한 변호사 딸 미키(에이미 애덤스 분)가 내키지 않지만 그 여행에 동참한다.
2008년 ‘그랜 토리노’를 통해 배우로서의 은퇴설을 불러일으켰던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오랜만에 돌아왔다. 그동안 ‘체인질링’, ‘우리가 꿈꾸는 기적: 인빅터스’, ‘히어애프터’, ‘J. 에드가’ 등 연출에만 집중하던 이스트우드는 ‘내 인생의 마지막 변화구’를 통해 속내를 잘 털어놓지 못하고 자신의 목표에만 몰두하는 고독한 남자를 연기하는 데 단연 최고의 아이콘이라는 것을 또다시 입증해 보인다.
야구나 축구 팬들은 스포츠가 인생의 축소판이라는 것을 언제나 주장해 왔다. 경기 안의 무수한 규칙, 경쟁의 구도, 혹은 그 결과에 자신의 인생을 거는 선수들의 모습은 인간사에 그대로 적용될 수 있는 아포리즘(aphorism:깊은 체험적 진리를 간결하고 압축된 형식으로 나타낸 짧은 글)이기도 하다.
‘내 인생의 마지막 변화구’는 그런 의미에서 좋은 야구 영화이자 가족 드라마다. 영화의 원제는 ‘트러블 위드 더 커브(Trouble With the Curve)’, 즉 변화구 공포증이다. 자신이 좋아하는 직구가 오기만 기다리면 안 된다. 방향을 예측하기 힘든 변화구 앞에서 어떤 자세를 취함으로써 원하는 결과를 얻어낼 것인가.
변화구 공포증에 시달리는 야구 선수의 이야기 축 너머로 인생의 변화구 앞에 당황하는 고집불통 부녀의 모습이 겹친다. 아내를 일찍 여읜 뒤 어린 딸을 홀로 키우는 것에 자신 없어 하던 완고한 아버지에게 딸은 “변호사가 되기를 원한 적이 없었어요. 난 아빠와 같이 야구 보고 밤늦게까지 노는 게 너무 좋았다고요”라고 고백한다. 엇갈리는 과거 진술 앞에서 뜻밖에 드러나는 진실의 편린들…. 과연 아버지와 딸은 어떤 선택을 내리게 될까.
1년 전 개봉했던 또 다른 야구 영화 ‘머니 볼’은 철저하게 경기 데이터로만 선수들을 평가해 기적 같은 결과를 일군 오클랜드 애슬레틱스 팀의 실화를 다뤘다. 하지만 ‘내 인생의 마지막 변화구’는 ‘머니 볼’과 정반대의 이야기, 즉 데이터로만 보는 것에는 한계가 있으며 직접 그 경험에 부딪쳐야만 진짜 야구를 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두 편을 비교해 보면 영화와 야구 관람의 즐거움도 곱절이 될 것이다.
26년
감독 조근현
출연 진구, 한혜진, 임슬옹, 배수빈, 이경영, 장광
1980년 5월 광주 민주화 운동과 관련된 사람들이 26년 만에 은밀하게 모여든다. 조직폭력배, 국가 대표 사격 선수, 현직 경찰, 사설 경호 업체 실장, 대기업 총수…. 이들은 광주 학살의 주범 ‘그 사람’을 단죄하기 위한 암살 계획을 세운다. 강풀의 웹툰을 영화화한 액션 복수극.
엔딩노트
감독 스나다 마미
출연 스나다 도모아키
정년퇴직 후 도모아키는 말기 암 판정을 받고, 꼼꼼하게 자신만의 엔딩 노트를 준비하기 시작한다. 엔딩 노트를 통해 그는 가족들과 소중한 추억을 쌓는다. 그의 딸이 직접 카메라를 든 다큐멘터리로, 지난해 일본에서 3·11 대지진 이후 ‘엔딩 노트’ 열풍을 불러일으켰다.
아워 이디엇 브라더
감독 제시 페레츠
출연 폴 러드, 주이 디샤넬, 엘리자베스 뱅크스, 에밀리 모티머
좀 모자라 보이는 네드는 농장에서 일하던 중 경찰에게 약을 팔고 감옥에 수감된다. 그 일로 일자리, 여자 친구, 사랑하는 개를 잃은 네드는 세 자매를 찾아간다. 외로운 주부, 헛똑똑이 커리어 우먼, 갑작스레 임신한 막내가 모인 세 자매는 네드의 출현이 영 껄끄럽다.
김용언 영화 칼럼니스트 plath@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