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한국·세계경제 대전망

2013년이 다가오고 있다. 대다수의 경제 전문가들은 2013년 역시 2012년과 마찬가지로 어려운 한 해가 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여기에 2013년은 하나의 큰 변수를 가지고 있다. 바로 한국은 물론 미국·중국 등 세계경제를 움직이는 주요 국가들에서 새로운 리더십이 본격적으로 출범한다는 사실이다.

물론 이 같은 변화가 희망이 될지, 불안을 줄지는 아직 아무도 모른다.

그 어느 해보다 특별한 2013년.

한국을 대표하는 전문가들과 함께 머리를 맞대고 미래를 예측해 본다.



2012년 한국 경제는 예상보다 좋지 않았다. 분기 경제성장률이 전년 동기 대비 1%대까지 주저앉았다. 2000년 이후로 글로벌 금융 위기 기간을 제외하고 성장률이 1%대로 하락한 적은 거의 없었다.

하지만 2013년은 2012년보다는 나아 보인다. 이는 대외 여건들이 우호적인 수준까지는 아니더라도 2012년보다 더 나빠질 여지가 많지 않기 때문이다. 세계경제가 유럽의 불안정성에 점차 내성이 생기고 있어 그동안 움츠러들었던 미국과 중국이 일정 부분 세계경제의 성장을 견인하는 힘을 발휘할 것으로 기대해도 좋을 것으로 보인다.

물론 그 회복의 속도는 더딜 것으로 예상된다. 즉 경제성장률 자체는 평균 수준 이하에 그칠 것이라는 뜻이다. 이 때문에 이러한 미약한 경기 회복세로 정부에서 발표되는 경제 지표들은 개선되는 방향을 보일 것이지만 민간은 그 경기 회복을 인식하지 못하는 ‘지표 경기와 체감 경기의 괴리’ 현상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은 2013년 큰 변화를 맞는다. 바로 새 대통령에 의한 새 정부의 출범이다. 현재 박근혜·문재인·안철수 대통령 후보는 박빙의 승부를 벌이고 있다. 하지만 이들 세 후보의 정책 기조는 거의 비슷하다. 세 후보 모두 경제 민주화, 복지 확대, 검찰 개혁 등을 앞세우고 있다. 각론에서 약간씩 차이가 있을 뿐이다. 세 후보 중 누가 당선되더라도 대기업 규제 및 중소·중견기업 지원 확대, 복지 확대, 검찰의 변화가 예상된다는 얘기다.

유럽과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 경제들의 재정 이슈가 장기화되면서 2013년에도 선진국들의 소비 위축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일반적으로 경기 부진이 장기화되면 이에 대응해 정부들이 재정지출을 확대해야 하지만 이번 경기 둔화는 그 원인이 정부의 과다한 부채에 있는 만큼 재정정책을 통한 경기 부양도 기대하기 어렵다. 따라서 수출 기업들은 경기가 지지부진한 상황이 더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한 경영전략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

또 원화 강세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점도 한국 수출 기업들에는 악재다. 수출 기업들은 보수적인 환율 전망 하에서 수익성을 산정하고 환차손 가능성에 대비한 환 헤지를 엄격하게 하는 등의 대응 전략이 필요하다.



더딘 경제 회복…새 정부가 ‘희망’될까

이와 함께 2010년 하반기 이후 부동산 가격이 하락하면서 가계 소비 위축이 심화되고 있어 내수 부진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상황일수록 경영 혁신이 필요하다. 최근 소비 패턴은 ‘유혹적인’ 제품에 대해서는 쉽사리 지갑을 여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 글로벌 경제의 부진에도 불구하고 애플·삼성 등의 기업은 혁신적인 제품을 통해 견조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의 일환으로 산업 부문에서는 스마트 기기의 보급이 대중화되면서 관련 정보기술(IT) 기업의 선전이 기대된다. 한국 기업들은 이 업종에서 세계적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 또한 스마트 기기의 보급은 반도체 산업의 성장을 이끌고 있다. 한국 기업은 반도체 산업에서 ‘경쟁력’을 넘어 ‘지배력’을 갖추고 있다.

대내외 위험 요인을 감안할 때 금융시장의 안전 자산 선호 현상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통화 당국의 금리정책에 따른 장·단기 금리의 하락에도 불구하고 위험 기피 현상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보다 멀리 내다보면 향후 자산시장의 3대 키워드는 ‘저성장·저금리·고령화’라고 할 수 있다. 2008년 이후 세계경제의 침체는 짧게는 10년, 길게는 20여 년 가까이 쌓아 올린 부채에 따른 것이기 때문에 이른 시간 내에 해소되기는 쉽지 않은 일이다.

2000년대 초부터 시작된 초저금리도 글로벌 금융 위기와 만나면서 더욱 강화되고 있다. 고령화는 이미 와 있는 미래다. 향후 자산 시장은 세 가지 변수가 서로 만나는 지점에서 새로운 그림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

주식시장은 ‘상반기 박스권, 하반기 이후 추세적인 상승’이 예상된다. 2013년부터 나타날 핵심 테마는 세 가지다. 첫째, 한국 원화를 포함한 아시아 통화(일본 엔화 제외)의 강세 기조. 둘째, 중국 고정자산 투자 가속화. 셋째, 미국 주택 시장의 회복 지속이다.

그 결과 하반기부터 소비재 기업 주도에서 자본재 기업 주도로 바뀌는 주가의 상승 동력이 바뀔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함께 2013년에도 2012년과 마찬가지로 코스닥 중소형주의 선전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주목할 테마는 모바일 결제 시스템, 디지털 컨버전스, 클라우드 컴퓨팅이다.

새 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하우스 푸어 문제와 주택 거래 활성화가 가장 큰 화두가 될 것으로 보인다. 아파트 값은 수도권 지역 아파트 경매 낙찰가율과 미분양 증감 추이만 놓고 보면 2013년 1분기까지도 주택 시장의 바닥을 말하기는 힘들어 보인다.

하지만 2012년 두 차례 기준금리 인하 이후 2013년 상반기 한 차례 정도 기준금리 인하가 예상되고 있어 주택 시장에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상가 시장 역시 전반적으로 위축된 모습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베이비부머 세대의 노후 대비 수요가 증가하면서 수익형 부동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점은 긍정적이다.


이홍표 기자 hawll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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