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포 재건축 본궤도, 미니 신도시 조성…단기 투자는 신중히

서울시는 지난 11월 7일 제20차 도시계획위원회를 열고 ‘개포주공1단지 재건축정비계획안’을 통과시켰다고 11월 8일 발표했다.


양재대로와 언주로에 접한 개포주공1단지는 개포지구에서 가장 큰 규모의 저층 단지로, 기존 5040가구를 허물고 6662가구를 새로 짓게 된다. 이 중 전용면적 60㎡ 이하의 소형 아파트는 전체 건립 가구 수의 30%인 1999가구로 결정됐다. 층수는 지상 7~35층으로 결정됐다.

개포주공1단지는 개포주공2~4단지 및 시영아파트와 함께 모두 5층 이하 저층 아파트로 구성된 단지다. 이들 5개 단지가 재건축 사업의 첫 단추인 정비계획안 수립 절차를 마침에 따라 사업이 본궤도에 오를 전망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정비계획안이 수립됨에 따라 조합 등 사업 주체가 주도적으로 재건축 사업을 시작할 수 있는 단계에 올라섰다고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개포주공1단지는 이번 도시계획위원회 통과에 따라 주민 공람을 통해 정비 계획 및 정비구역 지정 절차를 밟게 된다. 나머지 개포주공2~4단지, 시영은 연내 조합 설립을 목표로 주민동의서 확보에 나서고 있다. 이후 건축심의 사업시행인가 등의 절차를 거쳐 3~5년 뒤쯤 착공에 들어갈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8.31 부동산 대책’의 후속조치가 발표된 30일 서울 강남 개포주공 아파트.2006.3.30(도준석 pado@)

중층 단지 재건축도 급물살

개포지구는 총 32개 단지, 2만8704가구에 이른다. 재건축이 순차적으로 완료되면 4만5000가구 안팎이 건립될 전망이다. 재건축 사업이 끝나면 인근 위례신도시(4만3000가구)만한 규모의 매머드급 주거 단지가 들어서는 셈이다. 개포주공 1~4단지, 시영아파트만 합쳐도 1만5000가구에 이른다.

개포주공1~4단지, 시영아파트 외 12~14층 높이의 중층 아파트 단지인 개포주공5~7단지, 대치우성1차, 개포한신 등의 나머지 단지들도 올해 안전 진단 절차를 통과하는 등 재건축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선경·한보미도아파트 등도 노후도 여건 등 재건축 연한이 도래해 재건축 추진이 가능해진다.

강남구 관계자는 “내년부터 중층 단지들도 정비계획안 수립 절차에 나설 계획이어서 한동안 지지부진했던 개포지구 내 재건축 사업이 향후 3~4년간 활발해질 것 같다”고 전했다.

재건축이 속도를 내면서 ‘21세기형 도심 미니 신도시’로 탈바꿈하게 될 개포지구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개포지구는 단지 남측이 대모산 등의 녹지로 둘러싸여 있고 대치·도곡동 일대 기존 고급 주거 단지와도 가까워 개발이 완료되면 집값이 오를 수 있는 여지가 상대적으로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5개 개포지구 단지 중에서는 실수요자 선호도가 높은 전용면적 85㎡형(분양면적 33평형)을 배정받을 수 있는 주택이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에서는 이제 갓 재건축 사업이 시작되는 초기 단계여서 투자에 신중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서울시가 개포지구 일대에 권고 중인 재건축 이전 옛 아파트 1개 동을 보존하는 ‘미래 유산화’에 대해 반대하는 주민들이 많아 당장 재건축 사업에 착수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사업 완료까지는 오랜 기간(5~10년)이 소요되기 때문에 장기간 투자금이 묶인다는 점도 투자에 걸림돌이다.


신규섭 기자 waw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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