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저전력 반도체, D램 산업 판도 바꿔…한국 ‘선두 주자’
입력 2012-10-23 13:37:17
수정 2012-10-23 13:37:17
대한민국 초혁신 기술
2012년 인텔은 샌디 브리지 이후 저전력 특성을 강화한 아이비 브리지(Ivy Bridge) 출시를 계기로 울트라 북 시장 확대를 꾀하고 있다. 2013년 출시 예정인 하스웰(Haswell)은 아이비 브리지 대비 저전력 특성을 한층 강화한 프로세서다. 하스웰이 출시되면 D램 탑재량이 많은 서버는 물론 배터리를 장착한 모바일 PC(노트북)의 전력 효율이 크게 개선될 전망이다.인텔은 모바일 PC 및 서버 PC로 저전력 기능을 강화한 프로세서에 초점을 맞추면서 태블릿의 잠식 효과를 해소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현재 프로세서와 D램 간의 동작 속도 차가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이 때문에 D램 성능 개선을 통한 고속화에 주력하기보다 모바일 PC나 서버에 필요한 전력 효율 향상에 보다 주력하고 있는 것이다. 이와 함께 태블릿 PC와 직접적인 경쟁에 나서겠다는 의지로도 볼 수 있다.
현재 태블릿 PC는 모바일 PC 시장을 잠식하고 있다. 인텔은 태블릿 PC와 모바일 PC의 차별점 중 하나로 배터리 지속 시간을 염두에 두고 있다. 이러한 인텔의 전략은 프로세서를 지원하는 D램의 특성 또한 지금까지와는 다른 방향으로 전개될 것이라는 것을 말해준다.
예를 들어보자. 하스웰은 아이비 브리지와 동일하게 22nm 공정을 적용해 제작됐다. 하지만 하스웰은 아키텍처가 전환돼 아이비 브리지 대비 그래픽 기능과 전력 효율성을 더욱 강화한 제품이다. 하스웰은 기존 DDR3 램 외에도 DDR3L(저전압 DDR3, 1.35V DDR3), DDR3L-RS(Reduced Stanby), LPDDR3(Low Power DDR3, 모바일 DDR3) 등 전력 효율성을 높인 램을 지원한다는 것이다. 이는 향후 D램의 핵심 성능이 속도보다 전력 효율성으로 이동하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삼성, 세계 최초 20나노 D램 양산
기본적으로 D램의 저전력화는 구동 전압을 낮춤으로써 가능하다. 동일한 구동 전압이라면 공정 미세화가 진행될수록 전력 소모량은 감소하게 된다. 기존의 DDR3는 1.5V를 쓰는데, 1.35V DDR3의 전력 소모량은 약 15% 감소한다. 이를 1.25V로 낮추면 추가로 15%가 감소한다.
즉 DDR3L(1.35V DDR3)은 마치 안정성을 높인 서버 D램과 같은 고급 제품으로 볼 수 있다. 이는 낮은 구동 전압에서 동작하는지의 여부를 판단하는 별도의 테스트가 필요하며 이에 따라 DDR3 대비 가격 프리미엄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동일한 구동 전압이라고 하더라도 공정 미세화를 통해 칩 사이즈를 축소하면 전력 소모량이 감소하게 된다(동일한 용량 기준). 이 때문에 공정 미세화에서 월등히 앞서 나가고 있는 한국 업체가 저전력 DDR3 시장에서도 과점적 지위를 유지해 나갈 전망이다.
이처럼 인텔이 프로세서의 핵심 기능을 저전력화에 집중함에 따라 D램 또한 고속화보다 저전력으로 핵심 특성이 이동할 전망이다. 결국 저전력 D램 시장은 공정 미세화 우위 업체가 장악할 수 있다.
한국 업체는 삼성전자가 이미 20나노급 D램을 양산하고 있고 SK하이닉스가 20나노급 양산을 2분기부터 시작할 예정이다. 한국 업체가 후발 업체 대비 공정 미세화에서 1년 이상 앞서 있다는 점에서 저전력 D램 시장은 한국 업체가 과점할 전망이다. 또 저전력 D램이 가격 프리미엄이 있는 일종의 고급 제품임을 감안하면 후발 업체와의 수익성 격차는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김영찬 신한금융투자 반도체 애널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