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연료전지차, ‘물’로 가는 차…유럽에서 이미 ‘러브콜’

전 세계 시장이 빠르게 하나로 변해가고 있다. 이 같은 글로벌 체제에서 우리나라의 핵심 기간산업인 자동차 산업의 경쟁력을 계속 유지 발전시켜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자동차 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차세대 자동차인 연료전지 자동차의 핵심 부품 및 시스템 기술 개발이 반드시 필요하다.

연료전지 차량은 연료전지로부터 생산된 전기로 구동되는 전기자동차의 일종이다. 모터에서부터 바퀴에 이르는 구조는 기존의 전기자동차와 같다. 그러나 기존의 전기자동차와 달리 저장된 전기를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전기를 직접 만들면서 모터를 돌려 차량을 달리게 한다. 전기를 만드는 동력원으로는 주로 물에서 얻을 수 있는 수소를 사용한다.

현재 연료전지 자동차 시장을 놓고 도요타·혼다·닛산·제너럴모터스(GM)·포드·피아트·크라이슬러 등 선진 자동차 메이커들이 기술 경쟁을 벌이고 있다. 연료전지 자동차는 2020년 성장기를 거쳐 2030년대부터 내연기관 자동차는 물론 하이브리드 차 시장 규모를 넘어서게 되는 친환경 첨단 자동차다.

국내에서는 1998년 국가 G7 사업 및 차세대 자동차 개발 사업을 바탕으로 연료전지 자동차가 개발되기 시작했다. G7 사업을 통해 현대자동차와 한국과학기술원은 1999년과 2001년에 각각 10kW급과 25kW급을 개발, 스포티지 연료전지 하이브리드 차와 싼타페 연료전지 하이브리드 차를 각각 개발 및 시연했다.

이후 현대·기아자동차는 국내 유수의 연구소와 협력해 독자 기술력을 확보하고 미국 IFC(현 UTCFC)와 공동 개발했다. 그 결과 2000년 11월 75kW급 연료전지를 장착한 싼타페 연료전지차를 개발했다. 또한 저온에서의 시동 성능이 개선된 투싼 연료전지 자동차를 2004년 개발했고 2005년에는 스포티지 연료전지 자동차를 선보였다.



현대차, 연료전지차 올 12월부터 생산

현대차의 연료전지차 기술은 갈수록 선진국과의 차이를 좁히고 있다. 현대차의 수소연료전지차 기술은 선진국에서도 인정받아 2012년 1월 북유럽 4개국과 연료전지차 시범 보급 양해각서(MOU)를 맺었고 이후 유럽 시장에서 다양한 협력 활동을 펼치고 있다.

지난 5월엔 유럽 최대의 노르웨이 수소 충전소 전문 업체 하이옵(HYOP)과 연료전지차 시범 보급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지난 9월엔 덴마크 코펜하겐시 관용차로 15대의 투싼ix(수출명 ix35) 수소연료전지차를 내년 상반기 리스 형태로 공급하기로 했다.

현대차는 투싼ix 수소연료전지차를 올해 12월부터 울산공장에서 생산할 계획이다. 2015년까지 유럽 지역 등 관공서를 중심으로 1000대를 판매하고 2015년 이후에는 본격 상용화를 추진해 연간 1만 대의 수소연료전지차 생산 기반을 구축할 예정이다.

현대차가 참여하는 북유럽 수소연료전지차 사업엔 최근 도요타·닛산·혼다 등 일본 빅3 업체들도 참여한다. 이는 현대차의 기술력이 일본 업체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됐다는 것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현대차와 도요타·닛산·혼다 등 4개사는 2014년까지 북유럽의 연료전지차(FCV)의 보급을 공동으로 추진하기로 합의했다. 대상 국가는 노르웨이·스웨덴·아이슬란드·덴마크 등 4개국이다.

현대차는 2020년 이후부터 연료전지차 양산을 통해 국내외 시장에 본격적으로 보급할 예정이다.

연료전지차 기술은 모터, 연료전지, 새로운 구동계, 섀시, 안전 설계 기술, 소음 진동 저감 기술, 차체 설계 기술, 차량 경량화 기술, 모듈화 기술 등 매우 다양한 분야의 부품 및 차량 기술을 필요로 하고 있어 자동차 산업 전반에 걸쳐 전 후방 효과가 매우 크다. 이 때문에 지속적인 연구·개발과 인력 육성 그리고 설비 확충이 필요한 시기다.


최중혁 신한금융투자 자동차 애널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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