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 ‘위대한 기업의 선택’ 外

위대한 선택이 위대한 기업 만든다

‘위대한 기업의 선택’은 짐 콜린스의 신작이라는 점에서만 주목받는 게 아니다. 특별연구팀과 짐 콜린스가 함께 총 6000년이 넘는 기업 역사와 7000개 이상의 기록을 철저히 연구한 점이 이 책을 더욱 의미 있게 만들었다.

“변화와 격동의 기업 환경 속에서 어떻게 하면 영속하는 위대한 기업을 만들 수 있을까”라는 의문을 시작으로 저자들은 좋은 기업은 더 위대하게, 몰락하던 기업도 그 위기를 기회 삼아 더 큰 성공의 길로 이끄는 해법을 나름의 시각으로 규명했다.

방대한 연구 끝에 저자들은 7개의 ‘10X’ 기업 경영 전략을 소개하고 있다. 여기서 ‘10X’는 동종 업계의 주가지수를 최소 10배 이상 능가한 기업을 이르는 말이다. 짐 콜린스는 이러한 기업을 ‘10X 기업’, 그리고 그 리더들을 ‘10X 리더’라고 명명했다.

짐 콜린스가 소개한 기업을 성공으로 이끈 10X 리더들의 특징을 잠시 살펴보자. 일반적으로 알고 있던 경영 상식이나 고정관념과는 많이 배치되는 이야기다. 우선 10X 리더들은 다른 기업들에 비해 창의적이지도, 혁신적이지도 않았다.

단지 그들은 기존의 규율을 잘 지키고 더 절제하면서 경험에 따라 행동했다. 또한 대담하지 않았다. 오히려 상황이 나쁠 때나 좋을 때나 항상 극도의 경계심을 갖는 피해망상적 모습을 보였다. 그리고 신속한 판단과 행동보다 심사숙고하는 편이었다.

결론적으로 저자들은 책의 마지막 장에서 기업이 성공하는 ‘운’이 무엇인지를 조명한다. 결론적으로 10X 기업은 다른 기업에 비해 운이 좋았던 게 아니라 운으로부터 수익을 얻어내는 정도, 즉 ‘운 수익률’이 높았을 뿐이라는 점을 밝힌다. 결국 불확실한 세상에서의 위대함은 운이 아니라 ‘선택’에 의해 생겨난다는 사실을 저자는 독자들에게 제시하는 셈이다.

제프 하우 지음┃박슬라 옮김┃304쪽┃리더스북┃1만5000원



한국경제 판 새로 짜라
곽수종 지음┃384쪽┃글로세움┃1만4800원

요즘 우리 경제의 화두는 무엇일까. 실업대란, 중산층 붕괴, 소득 격차 심화, 부동산 침체 등이 불안의 근거다. 경기는 얼어붙을 대로 얼어붙어 바닥을 향해 가고, 물가는 고공 행진한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는 경제 현실을 어떻게 읽어야 할까. 먼저 경제 위기의 원인을 제대로 알고 미래 계획을 세워야 할 것이다. 이 책은 세계경제가 앓고 있는 경제 위기의 몸살에 대해 그 진원지가 어디이고 위기 탈출은 언제 어떻게 가능할지에 대해 다루고 있다.



마음의 과학
스티븐 핑거 외 지음┃400쪽┃와이즈베리┃2만 원

이 책은 세계적 석학들이 모여 학문의 벽을 허물고 새로운 통섭의 지식을 추구하는 에지재단의 존 브록만이 그동안 에지에서 논의된 첨단 지식 분야의 모든 논의와 대담을 집대성해 엮은 ‘지식의 에지’ 시리즈 첫 권이다. 인류 최대 수수께끼인 마음에 대해 이론심리학·인지과학·신경과학·생물학 등 관련 분야의 세계 최고 지성 16인이 밝혀낸 최신 이론들을 집대성했다. ‘지식의 에지’ 시리즈는 마음을 시작으로 문화·생명·우주·생각 분야가 차례로 출간될 예정이다.



미래의 물리학
미치오 카쿠 지음┃616쪽┃김영사┃2만5000원

우주 시대의 서막을 알린 ‘평행우주’와 극단적 물리학의 세계를 생생하게 펼친 ‘불가능은 없다’의 저자 미치오 카쿠가 미래 세계를 지배할 과학의 거대하고 경이로운 도전을 물리학적 추론과 지식, 논증으로 조망한 ‘미래의 물리학’을 출간했다. 전 세계 300여 명의 과학·경제학·철학 분야의 권위자들과 폭풍 같은 논증, 철저한 실험과 연구, 예리한 분석을 통해 미래 과학의 세계를 대담하면서도 흥미진진하게 펼쳐낸 책이다.



중국경제 추락에 대비하라
김기수 지음┃278쪽┃살림┃1만8000원

2012년 중국은 경제 초강대국이 됐다. 31년간 연평균 성장률이 무려 9.9%였다는 통계를 보면 그 위세를 짐작할 수 있다. 이처럼 30년간 지속된 중국의 고속 경제성장은 사람들에게 중국 경제 불패의 신화를 심어주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저자는 제목에서 말해주듯 중국 경제가 추락할 수 있다는 사실을 치밀하게 체계적으로 증명한다. 저자는 기업들이 생산지 혹은 소비 시장으로서 중국 시장에 진출하려면 과거보다 훨씬 신중해져야 한다고 경고하며 중국 경제의 추락에 대비할 것을 실증적 예를 통해 제시하고 있다.



이종우의 독서 노트
‘100 디스커버리’ 400만 년의 침묵, 1만 년의 활기
아이엠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jwlee@iminvestib.com

마지막 빙하기가 끝나고 지구가 더워지기 시작했다. 기후가 변하자 사람들은 더 이상 짐승에 연연하지 않고 농사에 전념했다. 농작물이 쌓이면서 보관을 위해 도자기가 만들어졌다. 불의 온도를 높이면 높일수록 단단한 자기가 만들어진다는 사실을 경험을 통해 알게 됐다. 이 지식은 주석·구리는 물론 철을 분리해 내는 기술로 발전한다.

질병에 대한 두려움이 사람들을 의학으로 내몰았다. 여기에 전쟁이 끼어들었다. 전쟁은 부상자를 수반할 수밖에 없는데 이들을 돌보는 과정에서 인체에 대한 지식이 쌓여 갔다. 고통을 덜려는 노력으로 의학 기술이 발전했다. 1845년 미국의 치과의사 모턴이 마취제 에테르를 이용해 통증 없이 이를 뽑는 데 성공했다.

300년 전부터 과학기술의 발전 속도는 더욱 빨라졌다. 에너지에 대한 이해가 쌓이면서 내연기관과 석유의 사용이 보편화됐고 전등·전화는 물론 트랜지스터의 개발이 가능해졌다. 진화론의 정립이 이뤄진 후 인간 DNA 구조에 대한 추론이 마무리될 때까지 200년도 걸리지 않았다.

인류의 기술이 발전하기 전까지 자연을 통해서만 필요한 모든 것을 얻을 수 있었다. 사람들은 동식물에서 얻은 울이나 실크·목화 등으로 만든 옷을 입었다. 틀니는 하마의 긴 앞니나 코끼리 상아로 조각했고 책은 가죽으로 장정했으며 오래된 뼈를 끓여 만든 풀로 붙였다.

화학적으로 합성된 물질이 거의 없었다. 플라스틱이 발견되면서 얘기가 달라졌다. 베이라이트라는 학자가 수지에 알칼리성 촉매로 가열하면 처음에는 부드러워지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돌이킬 수 없이 단단해진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플라스틱의 탄생이었는데 단추에서 시작해 카메라 외장재까지 기존 영역을 대체해 나갔다.

과학을 통해 인류가 진보했지만 과학이 반드시 진보를 동반하지는 않았다. 연구 결과가 아무런 성과를 거두지 못하는 것이 대부분이었고 연구보다 우연이 진보의 계기가 되는 것도 있었다. 그래서 가끔 쓸모없다고 제쳐 놓았던 것들에서 과학이 발견되기도 했다.

우연과 필연이 함께한 과학적 발견 그리고 꼬리를 무는 기술의 진보…. 세상을 100개의 과학적 진보로 나누는 게 힘들지만 의미 있는 작업임에 틀림없다.

피터 매시니스 지음┃이수연 옮김┃399쪽┃생각의 날개┃2만 원



이후연 기자 leewh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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