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루퍼 Looper 外

‘시간 여행’의 한 획을 긋다

감독 라이언 존슨
출연 조셉 고든 레빗, 브루스 윌리스, 에밀리 블런트
Joseph Gordon-Levitt as "Joe" in TriStar Pictures, Film District, and End Game Entertainment's action thriller LOOPER.

요즘 영화 평가의 바로미터는 ‘썩은 토마토’다. 미국의 영화 평가 사이트 ‘로튼토마토닷컴(www.rottentomatoes.com)’은 토마토의 신선도 지수를 빗대 작품을 평가한다. 시간 암살자라는 새로운 개념을 소재로 한 ‘루퍼’의 초반 신선도는 100%였다. ‘시민케인’과 ‘대부’같은 고전 걸작들과 애니메이션 ‘토이스토리’ 시리즈, 최근 ‘다크 나이트 라이즈’같은 작품들이 역대 100%를 얻었던 작품이다.

토마토 이야기를 꺼낸 건 ‘루퍼’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서다. 그간 시공간 여행을 소재로 한 작품은 많았다. ‘터미네이터’, ‘백 투더 퓨처’, ‘맨 인 블랙’, ‘인셉션’같은 작품은 할리우드 SF의 역사와 같고 그들이 보여준 독특한 개념을 뛰어넘는다는 건 그만큼 어렵다는 뜻이다. ‘루퍼’는 그 까다로운 영역의 작품임에도 독특하고 새롭고 창의적인 작품이 얻을 수 있는 신선도 100%를 획득하며 시간 여행 소재 작품의 역사를 새로 썼다.

‘루퍼’가 설계한 미래는 2074년 캔자스다. 타임머신은 있지만 불법으로 규정돼 범죄 조직들 사이에서 비밀리에 이용할 뿐이다. 미래의 조직들은 시체를 처리하기 위해 제거 대상들을 2044년에 활동하고 있는 ‘루퍼(looper)’라는 킬러들에게 보낸다.

루퍼들은 정해진 시간에 미래에서 온 대상들을 제거하고 보상을 받게 된다. 어느 날 인정받는 루퍼 조(조셉 고든 레빗 분)에게 새로운 타깃이 등장하는데, 놀랍게도 30년 후의 바로 자신(브루스 윌리스 분)이다.

살해당한 아내를 살리기 위해 과거로 돌아온 나의 미래…. 현재의 나는 미래의 나를 제거해야 하고, 자칫 잘못하면 시계의 질서가 파괴될 위기다. 미래의 내가 현재의 나에게 충고를 하는 장면은 흡사 아버지와 아들의 모습과 같다. 물론 현재의 내가 그걸 따를 의무는 없다.

‘루퍼’는 단순한 액션의 구도를 넘어 시간에 관한 철학적인 질문에까지 도달한다. 영화는 이 거짓말 같은 상황을 연출하기 위해 2044년과 2074년의 미래를 위화감 없이 시각화하는데, 리얼리티를 기반으로 한 미래의 재연이야말로 ‘루퍼’의 장점 중 하나다.

복잡한 건 제쳐두고 그래서, 도대체 순한 토끼 같은 조셉 고든 레빗과 액션 스타 브루스 윌리스가 도대체 닮기냐 했느냐는 문제가 궁금할 것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보는 내내 ‘어떻게 조셉 고든 레빗에게서 브루스 윌리스의 모습이 보이지’ 싶을 정도로 똑같다. 조셉 고든 레빗은 하루 세 시간씩 눈·코·이마의 분장을 하는가 하면 브루스 윌리스의 전작들을 모두 연구하고 촬영 내내 아이팟에 브루스 윌리스가 직접 녹음해 준 대사 연습하며 조의 현재를 연기했다.




위험한 관계

감독 허진호
출연 장동건, 장쯔이, 장바이즈

1930년대, 상하이를 뒤흔든 최고의 플레이보이 셰이판(장동건 분)과 단아하고 정숙한 미망인 뚜펀위(장쯔이 분), 관능적인 팜므파탈 모지에위(장바이즈 분)의 치명적인 삼각관계. 18세기 프랑스의 쇼데를르 드 라클로의 소설이 원작으로, 중국 개봉 박스오피스 1위 작품.



회사원

감독 임상윤
출연 소지섭, 이미연, 곽도원, 김동준

평범한 금속 제조 회사로 위장된 살인 청부 회사의 영업 2부 과장 지형도(소지섭 분)는 냉정함과 차분함으로 유능함을 인정받았지만 평범한 인생을 꿈꾸게 되면서 회사 모두의 표적이 된다. 강도 높은 액션과 캐릭터의 감정과 비애까지 표현한 소지섭의 연기가 관건.



프랑켄위니

감독 팀 버튼
출연 위노나 라이더, 캐서린 오하라, 찰리 타핸

팀 버튼 감독이 1984년 디즈니 재직 시절 만든 단편 영화를 리메이크했다. 당시 장편 길이의 스톱모션 애니메이션을 구상했지만 예산 때문에 실사로 만들었고 무려 30년 만에 작품에 대한 애정을 갖고 3D 흑백 스톱모션 애니메이션으로 부활시켰다.


이화정 씨네21 기자 zzaal@cine21.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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