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에세이] 한국인의 정신 건강

한국 사회의 집단주의로 인해 개인들의 감정이 표현되지 못하고 희생되고 있다.
사회적으로 감정 표현에 대해 금기시하는 분위기부터 없애야 한다.


최 근 한국 연예인 한 명이 자살했다는 기사를 읽었다. 그 패션 전문가가 최근 재정적인 문제로 스트레스에 시달렸으며 결국 스스로 삶을 마감하게 됐다고 한다. 지난 9월 발표된 한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조사 결과 한국의 자살률이 OECD 국가 중 가장 높다고 한다. 통계청의 자료를 보더라도 2010년 자살한 사람의 수는 2006년에 비해 50% 증가한 1만5000명에 달한다.

통계상 자살하는 사람들의 대부분이 고령이거나 10대라고는 하지만 한국의 자살률은 다른 OECD 국가에 비해 너무 높고 그 수가 줄어들지 않는다는 점은 주의 깊게 살펴봐야 할 부분이다. 일본에서 1년간 일한 적이 있다. 체류 초기에 직원들이 가끔 도쿄 지하철공사에서 받은 서류를 제출하곤 했다.

지하철의 기술적인 문제로 탑승객들이 지각하게 됐다는 내용이었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이는 지하철에서 누군가 자살했을 때 지하철공사에서 탑승객들에게 제공하는 서류였다. 더 놀라운 것은 연말 보너스 시즌에 더 많은 사람들이 자살한다는 것이다.

일본에선 지하철에서 자살하면 통근자들에게 서류를 제공하는 비용과 현장을 치우는 비용을 가족들에게 청구한다고 한다. 이 때문에 남은 가족들의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은 연말에 자살이 많다는 믿을 수 없는 이야기였다.

일본의 자살에 대한 접근 방식은 상당히 체계적이며 자살 예방을 위해 1년에 2억5000만 달러를 사용하는데 비해 한국 정부는 자살 예방을 위해 연간 170만 달러를 지출한다. 사회생활 중에 생기는 문제나 개인의 심리적인 부분에서 생기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각종 상담과 의학적인 치료가 적극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미국뿐만 아니라 많은 서방국가들은 심리상담사를 만나거나 치료를 위해 약물을 복용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한국에서 오랫동안 살면서 역설적이라고 느낀 점은, ‘대부분의 젊은이들이 부모와 함께 살며 가깝게 지낼 수 있는 사회구조를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왜 많은 사람들이 서로 감정이나 걱정거리들을 툭 터놓지 못할까’라는 것이다.

한국 사람은 매우 집단주의적이고 배타적인 집단으로 비쳐진다. 일부는 이러한 집단주의로 인해 개인들의 감정이 표현되지 못하고 희생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한다.

자신과 가까운 믿을 수 있는 친구들과 모임을 갖는 것 등이 훨씬 큰 치료 효과를 가져온다고 생각한다. 한국은 구조적으로 이러한 환경이 자연스럽게 조성되지만 정부가 나서 이러한 분위기를 더욱 확대할 필요가 있다.

관련 단체를 구성하거나 교육 캠페인을 진행해 사회적으로 감정 표현에 대해 금기시하는 분위기부터 없애야 한다.

얼마 전 외국계 회사에서 일하는 전 직장 동료로부터 신임 사장이 직원들에게 무료로 전문 상담가와 상담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는 얘기를 들었다. 이러한 프로그램을 통해 직원들은 직업에 만족하게 될 뿐만 아니라 나아가 전반적인 삶에 대해 만족감을 느끼게 된다.

최근 한국에서도 개인의 정신 건강이 사회적으로 중요하게 인식되고 있다. 공공 부문은 국민들이 개인 정신 건강을 바라보는 시각을 바꾸기 위한 투자와 개입이 필요하며, 민간 부문에서는 더 많은 기업, 특히 대기업들이 앞서 말한 사내 상담 프로그램 등을 도입해야 한다.



마가렛 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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