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산책] ‘건강한 투자’의 기본기


‘건강한 투자’ 문화의 형성은 투자자 개인뿐만 아니라 국가 경제 전체의 ‘건강성’을 위해서도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최근 미국과 일본의 양적 완화 그리고 국제 신용 평가 기관들의 잇단 우리나라 신용 등급 상향 조정으로 정말 오랜만에 투자 시장에 활기가 도는 듯하지만 여전히 실물경제에서 느끼는 어려움은 현재 진행형이다. 통상적으로 경제가 어려울수록 복권을 사는 사람들이 늘어난다고 한다.

모두가 각자의 ‘꿈의 공장’에 일종의 ‘투자’를 하며 무지갯빛 미래를 꿈꾸는 것이다. 투자 시장에 25년 가까이 몸담아 오는 동안 수많은 지인과 고객들이 어처구니없는 투자로 재산을 잃는 것을 무수히 보면서 금융 투자도 어찌 보면 일종의 복권이라는 위험한 생각으로 투자하는 것은 아닐지 염려가 된다.

사실 국가 경제적으로도 투자시장의 활성화는 매우 중요한 과제다. 개인과 기관의 투자 자금은 투자자 개인에게는 단순한 시드 머니의 의미에 지나지 않겠지만 국가적으로 이렇게 모아진 투자 자금은 경제 기반을 유지하는 일종의 ‘혈액순환’이 되기 때문이다.

자금이 원활하게 좋은 기업으로 선순환돼 유입되면 경제의 발전이 이뤄지지만 가치가 낮거나 건전하지 못한 기업으로 인해 자금이 막히고 빠져나가게 되면 몸에 병이 생기듯이 국가 경제도 서서히 무너지게 된다.

어설픈 상식과 지식으로는 건강을 챙길 수 없는 법이다. 너도나도 ‘웰빙’을 외치며 건강을 챙기는 시대에 ‘건강한 투자’ 문화의 형성은 투자자 개인뿐만 아니라 국가 경제 전체의 ‘건강성’을 위해서도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투자의 기본은 현재 시장에 대한 해석이다. 보통 현재 유행하는 파생 상품에 무리하게 투자하거나 철저한 연구 없이 떠도는 루머에 쉽게 좌지우지되는 주식 투자 등으로 번번이 투자에 실패하는 이들을 많이 본다.

투자는 일종의 ‘현재 가치+미래 가치’라는 공식으로 이해해야 한다. 미래에 대한 꿈을 안고 투자하지만 그 ‘미래 가치’는 지금의 현재 시장에 얹어진 일종의 프리미엄이다. 당연히 더 비싸고 귀하게 보이려는 ‘버블’이 있게 마련이다.

우선 현재 시장에 대한 철저한 분석으로 ‘버블’의 조짐이 많이 보일 때에는 반드시 기관투자가에게 투자를 맡기든가 한 발짝 물러서야 한다. 그리고 주식 편입 비율도 보수적으로 잡아야 한다는 의식이 필요하다.

거품을 걷어냈으면 자신의 리스크 인내 수준에 맞는 목표 수익률을 설정하고 유지해야 한다. 직접투자 비율은 아무리 공격적인 투자자라고 하더라도 전체 자산의 30~40% 이상을 넘기지 않는 게 좋다. 우리나라는 특히 직접투자 비율이 높은 편인데, 옛날보다 훨씬 넓어진 상품 바운더리를 적절하게 활용해 보자.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이 시행된 이후 낮아진 규제 안에서 많은 신종 상품들이 출시됐고 자본시장의 꽃이라는 헤지 펀드까지 도입됐다. 제한된 시장에서 지나치게 높은 수익률을 추구하는 우를 범하는 것보다 합리적인 절대 수익률을 설정하고 여러 다양한 상품들을 활용하는 것이 투자의 공식을 잘 푸는 방법이다.

모름지기 투자의 가치를 중요시 여기는 투자자라면 끊임없는 공부와 연구를 통해 시대의 트렌드를 살펴야 한다. 시야를 막고 앞만 보고 달리는 경주마처럼 저돌적으로 진행한다고 해서 결코 높은 수익률을 얻을 수 없는 것이 투자의 세계다. 눈앞의 수익률만을 쫓아가다가 시간이 지난 뒤 뚜렷한 수익 없이 피로감만 쌓인다면 기본부터 다시 시작해 보자.


홍원식 이트레이드증권 경영 인프라 총괄 전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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