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2분기 상장 기업 경영 분석 "수출·내수 부진… 1분기 성장률 ‘절반’"

해외 경제 여건 악화와 국내 수요 감소 및 경쟁 심화로 올해 2분기 상장 기업의 성장성과 수익성이 저하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이 지난 9월 21일 발표한 ‘2012년 2분기 상장 기업 경영 분석’에 따르면 1725개 조사 대상 기업의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5.3% 증가한 것에 그쳤다. 지난 분기 성장률(10.5%)의 절반 정도다.

총자산 증가율도 떨어졌다. 총자산은 전 분기 말에 비해 0.2% 증가, 지난 분기의 총자산 증가율(2.7%)에 비해 증가세가 크게 둔화됐다. 한은은 “2분기 수출 여건이 나빠졌기 때문”이라며 “특히 전기·전자 업종의 수출이 좋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제조업의 매출액 증가율은 3.8%로, 지난 분기 증가율(9.7%)보다 5.9% 포인트 감소했다.

이 같은 매출 증가율은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경기 침체가 이어졌던 2009년 3분기(-3.0%) 이후 최저치다. 제조업 중 금속 제품과 산업용 기계 매출 증가율은 각각 마이너스 3.8%, 마이너스 4.9%로 ‘마이너스’ 증가율을 보였다. 작년 매출 증가율에 비해 금속은 27.3% 포인트, 산업용 기계는 18.0% 포인트 하락한 셈이다.


<YONHAP PHOTO-0983> 증시 비상 (서울=연합뉴스) 안정원 기자 = 미국 뉴욕증시 폭락 등 세계 주요 증시에 비상등이 켜진 가운데 10일 코스피 지수는 53.42p 4.13% 내린 1241.47을, 코스닥지수는 19.56p 5.29%하락한 350.28을 기록하며 마감했다. 사진은 여의도 한 증권사 객장에서 투자자들이 시세표를 바라보고 있는 모습. jeong@yna.co.kr/2008-10-10 15:36:04/ <저작권자 ⓒ 1980-2008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상장 기업 29.4%, 영업이익으로 이자도 못 내

기업의 수익성을 보여주는 지표도 일제히 나빠졌다. 매출액 영업이익률은 4.7%로 전년 동기(5.7%) 대비 1.0% 포인트 하락했다. 매출액 세전순이익률 또한 3.8%로 전년 동기(5.9%)에 비해 2.1% 포인트 하락했다. 매출액 영업이익률이 나빠진 것은 수출 여건 악화에다 내수 부진까지 겹쳤기 때문이다. 전기·가스·조선·금속 업종의 이익률이 크게 떨어졌다. 그러나 전기·전자 업종의 스마트폰 매출은 늘었다고 한은은 전했다.

매출액 대비 ‘매출원가 및 판매관리비’ 비중이 95.3%로 작년 동기 94.3%보다 확대되면서 영업이익 비중도 5.7%에서 4.7%로, 전년 동기 대비 1.0% 포인트 축소됐다. 영업외 수지 또한 작년 동기 0.1%에서 올해 마이너스 0.9%를 기록하며 적자로 전환됐다.

영업이익으로 이자 비용조차 내지 못하는 업체의 비중이 늘었다. 이자 비용 대비 영업이익을 나타내는 이자보상배율은 1분기 418.5%에서 365.5%로 하락했다. 이자보상배율 100% 미만 업체의 비중은 29.4%로 전년 동기(26.4%)보다 3% 포인트 늘었다.

이자보상배율 100% 미만은 영업해서 번 돈으로 금융비용조차 감당하기 어렵다는 의미로, 올해 2분기 상장 기업 10개사 중 3개사는 영업이익으로 이자조차 제대로 감당하지 못하는 실정이란 얘기다. 이자보상배율이 500% 초과인 우량 기업들의 비중 또한 전년 동기보다 2.2% 감소했다.

성장성과 수익성은 감소했지만 기업의 안정성 지표는 호전됐다. 투자를 꺼리면서 차입을 줄였기 때문이다. 기업의 안정성 지표인 부채비율은 올해 1분기 101.2%에서 2분기 98.1%로 호전됐다. 차입금 의존도는 올해 1, 2분기 모두 26.0%로 같았다. 한은은 “기업들이 불황을 의식해 투자를 꺼리면서 차입하지 않아 부채비율이 줄어들어 지표상으로 안정성이 호전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부채비율 100% 미만 업체 비중은 60.2%에서 60.1%로 작년보다 0.1% 포인트 줄었다. 100~200% 업체 수와 200~500% 업체 수 비중은 각각 24.8%, 10.7%로 작년 동기 대비 각각 1.1% 포인트, 0.9% 포인트 하락했다. 하지만 부채비율 500% 초과 업체는 4.3%로 작년 동기보다 1.4% 포인트 확대됐다.



이후연 기자 leewho@hankyung.com
이 기사는 2012년 9월 24일 발행한 한경비즈니스 제 878·879 추석 합본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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