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미니 비즈니스 트렌드 12] 온·오프 빠르게 융합…‘ 한정판’ 대인기
입력 2012-09-19 17:25:53
수정 2012-09-19 17:25:53
비즈니스 포커스
그 어느 때보다 ‘혁신’이 강조되고 있는 요즘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단히 혁신적이진 않을지라도 세계적으로 관심을 끌고 있고 실제로 수익을 창출하는 작은 규모의 소비자 및 비즈니스 트렌드는 분명 있다. 미국의 트렌드 분석 연구 기관인 ‘트렌드와칭닷컴(trendwatching.com)은 “세계를 바꾸지는 못하겠지만 꼭 짚고 넘어가야 하는 12개의 미니 트렌드”를 다음과 같이 제시했다.1. 가정용 정보기술(IT) 기기 (TECH DOMESTICS)
싱터넷(Thingternet:사물 기반 인터넷)이 현실화되고 있다. 싱터넷은 인터넷 오브 싱스(Internet of Things)의 준말로 다양한 물건에 와이파이를 탑재한 통신 기능을 갖춰 효용성을 높인다는 개념이다. 싱터넷을 활용한 자명종의 예를 들어보자. 윈터 웨이크업(Winter Wake-Up)이란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은 일반 자명종과 같은 역할을 하지만 (온라인 기상 정보와 연결돼) 밤 동안 예상치 않게 눈이 오거나 얼음이 얼면 평소보다 일찍 울린다. 기상이 매우 좋지 않아 출근할 수 없을 것 같은 상황에서는 아예 자명종이 울리지 않게 설정할 수도 있다.
2. 커스터오너(CUSTOWNERS)
커스터오너(Customer+Owner:고객 + 소유주)는 수동적으로 제품을 소비하는 것을 넘어 제품을 찾아 나서거나 제작 지원, 그렇지 않으면 구매하는 브랜드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는 적극적인 소비자를 말한다. 쉽게 생각하면 국내에서 소녀시대의 팬이 SM엔터테인먼트의 주식을 사서 대박을 친 경우를 들 수 있다.
해외의 예를 들면 비텐지오네발켄이란 네덜란드 회사는 돼지고기 제품을 3년 이상 소비자에게 제공한다는 조건으로 돼지 자체에 소비자들의 투자를 받는다. 친환경적으로 길러지는 이 회사의 돼지에는 100유로 단위로 투자할 수 있다. 또 영국의 레온이라는 친환경 식품 회사는 ‘레온 본드’를 통해 단골손님들로부터 1500만 파운드의 투자를 받아 새 매장을 냈다. 최소 1500파운드를 투자한 손님들은 3년간 이자뿐만 아니라 먹을거리 등의 특별 보상을 받는다.
3. 터치 한 번으로 끝(ONE TOUCH WONDER)
바쁜 현대인을 위해 단순히 손만 대거나 버튼을 누르기만 하면 끝나는 구매 시스템이 인기를 끌고 있다. 두바이의 레드토마토 피자는 이 트렌드를 접목해 주문 시스템을 개발해 냈다. 레드토마토 피자의 냉장고 자석은 버튼을 누르기만 하면 자택으로 피자가 배달된다. 원리는 냉장고 자석과 스마트폰의 블루투스 기능이 연동되는 방식이다.
4. 청소년 기업(TEENPRENEURS)
적은 투자로도 사업을 시작할 수 있는 온라인 테크놀로지 덕에 더 많은 청년 기업인들이 창업을 시작했다. 특히 IT에 능숙한 10대 청소년들은 더 많은 기회를 얻을 수 있다. 미국 코네티컷의 하이커팝스는 13세의 기업가 말로이 키에브만이 만든 기업으로, 사과 식초를 넣어 만든 ‘딸꾹질 멈추는 사탕’을 판매한다. 또 16세의 영국 소년 닉 달로시오는 ‘섬리’라는 인터넷 서비스를 만들었다. 이 서비스는 인공지능 알고리즘을 통해 각종 인터넷의 정보를 읽기 편하게 만들어 주는 서비스다.
5. 정부의 역할을 하는 기업(BRANDED GOVERNMENT)
선진국 정부의 재정 적자는 공공 서비스 분야에서 기업이 할 수 있는 일을 늘렸다. 많은 신흥 국가 혹은 지방정부 역시 쏟아지는 시민들의 수요를 감당할 수 없어 민간 기업의 힘을 빌리고 있다. 물론 기업이 제공하는 공공 서비스는 단순한 마케팅이나 수익 창출을 위해 하는 게 아니라 더 큰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하는 것이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보험사 아웃슈어런스는 위험한 도로나 혼잡한 나들목 등에 교통정리 요원을 파견하며 브라질의 비보 텔레콤은 자국의 보건부와 협약을 맺고 뎅기열 예방 문자를 무료로 보내고 있다. 또 멕시코의 인터넷 업체 테라는 개를 데리고 산책하는 주인이 개의 용변을 직접 용변처리함에 넣으면 일정량의 무선 인터넷 사용권을 제공한다.
6. 보모 애플리케이션(NANNY APPS)
‘내니 앱’은 보모처럼 나의 삶에 대해 계속 ‘잔소리’를 해주는 애플리케이션(앱)이다. 미국의 루모백 의자는 작은 무선 센서와 스마트폰 앱을 이용해 이용자가 제대로 된 자세로 앉지 않으면 진동으로 자극을 준다. 나이키의 퓨얼밴드는 컴퓨터와 연동돼 움직임, 열량 섭취 등 건강과 관련된 여러 목표들을 관리해 주는 팔찌다. 목표를 달성함에 따라 팔찌의 색이 빨간색에서 초록색으로 변한다. 미국의 슈퍼베터라는 온라인 소셜 게임은 금연이나 다이어트 등 도전 과제를 성공하면 높은 점수를 얻을 수 있다.
각 미니 트렌드의 예
① 윈터 웨이크업 ② 비텐지오네발켄 홈페이지 ③ 레드토마토피자 냉장고 자석 ④ 중국의 10대가 운영하는 패션 블로그 ‘작은고추들’ ⑤ 남아공의 보험회사가 운영하는 도로 수선 프로젝트 ⑥ 운동하면 현금을 주는 ‘짐팩트’ ⑦ 소니의 회전식 USB 충전기 ⑧ 콜롬비아의 시민 공동 범죄 정보 교류 사이트. ⑨ 사진을 올려 돈을 버는 ‘포앱’ ⑩ 친환경 의류 브랜드‘어니스트 바이’ ⑪ 음악 축제 코첼라의 NFC 팔찌 ⑫ 스웨덴의 팝스타 아담 텐스타.
7. 충전 걱정(JUICE JITTERS)
스마트폰, 태블릿 PC 등의 등장으로 언제 어느 곳에서든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게 됐다. 이는 사용자에게 새로운 걱정거리를 안겨줬는데 바로 툭하면 끝을 보이는 배터리 문제다. 많은 기업들이 ‘충전’에 대한 걱정을 해결하기 위한 솔루션을 내놓고 있다. 미국의 친환경 기술 회사 마이FC는 물을 이용하는 이동식 연료 전지 충전기를 225달러에 내놓았다. 또 영국의 영국 통신사 보다폰과 패션 디자이너 리처드 니콜은 대용량 충전지를 탑재한 가방을 만들었다. 또 일본 소니는 사람이 직접 발전기가 되는 회전식 USB 충전기를 내놨다. 3분간 레버를 돌리면 1분 정도 통화할 수 있는 전력이 생산된다.
8. 안전망(SAFETY NET)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안전’은 화두다. 아젠토는 브라질의 무료 앱으로 실행 시 자신의 정확한 위치를 12명까지의 사람들에게 즉각 알릴 수 있다. 또 일본의 소프트뱅크는 방사능 측정 기능이 달린 스마트폰을 내놓았으며 무료 아이폰 애플리케이션인 ‘차이나 서바이벌 가이드’는 중국 전역의 음식 및 건강 관련 사건들을 알리는 앱이다. 사용자는 스스로 뉴스를 찾아볼 필요 없이 이 앱으로 모든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출시 1주일 만에 20만 번의 다운로드를 달성했다.
9. 태스크슈머(TASKSUMERS)
‘태스크슈머는 셀슈머(SELLSUMERS)와 비슷한 말로, 자신의 창의적 결과물을 다른 소비자 혹은 기업에 판매하거나 혹은 대여해 수익을 내는 소비자를 말한다. 포앱(Foap)은 자신이 찍은 사진으로 돈을 벌 수 있는 아이폰 앱이다. 회원은 포앱에 사진을 올린 후 이 이미지가 판매되면 5달러의 수익을 올릴 수 있다. 또 비스팁(Bistip)은 인도네시아의 P2P 우편배달 서비스다. 이 서비스를 통해 자신이 편지를 보낼 곳으로 출발하는 사람을 찾을 수 있으며 직접 배달원이 될 수도 있다. 또 일본의 바이츠(Vites)는 일종의 아르바이트 사이트로 5달러를 내고 페이스북 프로필과 연동하면 적합한 단기 일자리를 구할 수 있다.
10. 초친환경(SUPER-ECO)
친환경에 대한 수요와 공급은 더 많아지고 있다. 벨기에의 의류 메이커 ‘어니스트 바이’는 판매되는 모든 제품에 대해 제조 과정 및 제조자의 근무 환경, 소재의 납품 경로, 가격 책정 과정 등의 꼼꼼한 정보를 제공한다. 또 어떤 제품도 가죽이나 동물의 털을 사용하지 않고 있으며 모 제품은 친환경적이고 윤리적으로 올바른 경로로 만들어진 것으로 인증된 재활용 모만 사용한다. 또 영국의 그루 그로코코 초콜릿은 태양열 동력의 초소형 공장에서 수확되고 볶아진 유기농 코코아로 만들어진다. 그리고 나무로 된 범선을 통해 영국으로 운반된다. 이 초콜릿 바는 운반되는 동안 태양력과 풍력을 이용한 냉장고에서 냉각된다. 이윤은 100% 생산자에게 돌아간다.
11. 온·오프라인 연결(REAL WORLD LIKING)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는 사용자들의 삶을 많이 바꿔놓았다. 이제는 온라인상의 다양한 관계망을 실제 세계로 끌어들이려는 기업들의 노력이 한창이다. 쇼핑몰 C&A는 브라질 전역 매장에 페이스북이 통합된 옷걸이를 도입했다. 이 옷걸이는 걸려 있는 옷이 자사의 페이스북에서 얼마나 많이 ‘좋아요’를 획득했는지 실시간으로 알려준다. 미국 캘리포니아의 음악 축제 코첼라의 참가자들은 입장권 대신 암호화된 근거리무선통신(NFC) 팔찌를 받는다. 팔찌를 찬 사람들이 장소 곳곳에 비치된 전용 스테이션에서 팔찌를 흔들면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자동으로 어떤 무대에서 어떤 밴드를 보고 있는지 소개된다.
12. 조장된 희소성(ARTIFICIAL SCARCITY)
이른바 ‘한정판’은 그 상품에 별 관심이 없던 사람까지도 돌아보게 만든다. 이처럼 ‘조작된 희소성’은 특히 B2C 분야에서 큰 성과를 낼 수 있다. 싱가포르의 카페 ‘리버티 커피’는 단일 원산지 커피와 홈메이드 케이크를 판매한다. 커피가 새로 배송될 때만 문을 열며 다 팔리면 종종 1주일 넘게 문을 닫기도 한다. 언제 문을 여는지 알기 위해 고객들은 카페의 페이스북 페이지에 등록해야 한다. 또 스웨덴의 팝스타 아담 텐스타는 최신곡을 출시하면서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한 번에 한 사람만 이 곡을 들을 수 잇도록 했다. 그의 신곡을 ‘패스 잇 온(Pass It On)’을 들으려면 디지털상에서 줄을 서야만 한다.
이홍표 기자 hawll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