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계한 문선명 총재의 재산 리스트 "국내 자산 2조 원대…해외 ‘ 파악 불가능’"
입력 2012-09-14 14:47:46
수정 2012-09-14 14:47:46
비즈니스 포커스
지난 9월 3일 아흔두 살의 나이로 세상을 떠난 문선명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 총재.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한국인 중 한 사람이라는 문 총재의 별세를 계기로 한국은 물론 미국·일본·중남미에 걸쳐 있는 그의 막대한 재산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각 언론에 따르면 문 총재의 재산은 최소 1조 원대에서 최대 6조 원까지로 추산된다. 이처럼 그의 재산에 대한 추산 액수가 큰 차이를 보이고 있는 이유는 그가 세운 통일교가 종교·기업 복합체의 성격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순수한 의미에서 작고한 문선명 총재가 가지고 있는 재산은 거의 전무하다. 이유는 대부분의 재산이 그가 출연한 수십여 개의 재단 소속으로 되어 있기 때문이다.
통일교 소속 여러 재단 중에서도 가장 핵심은 세계기독교통일신령협회유지재단(이하 통일재단)이다. 현재 통일교는 크게 사업 부문과 종교 부문으로 구분해 후계 구도가 결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사업 부문은 통일재단이 지배한다.
통일재단은 문 총재와 한학자 여사의 4남 문국진 이사장이 이끌고 있다. 문 이사장은 재단을 통해 교세 아래 있는 대부분의 국내외 기업 재산을 관리하고 교회를 지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종교 부문은 7남 문형진 회장이 통일교 세계회장을 맡아 책임진다.
통일교 사업 부문 중 국내 핵심은 통일재단 소유의 통일그룹이다. 현재 통일그룹의 홈페이지에는 그룹의 주요 계열사로 일화·용평리조트·일신석재 등 13개 계열사를 소개하고 있다. 이들 기업의 자산을 합하면 2011년 기준 1조8840억 원 정도이며 매출 규모는 6469억 원대로 추산된다.
통일재단·그룹이 국내 사업 핵심
통일그룹은 크게 4개의 사업군으로 구성된다. 용평리조트를 대표 격으로 하는 레저 및 여행 부문, 일화를 대표로 하는 제조 및 식품 부문, 일신석재·선원건설을 대표로 하는 건설 및 부동산 부문, 세계일보를 대표로 하는 언론 및 기타 부문이 그것이다.
통일그룹의 제조업 부문 중 가장 잘 알려진 기업은 아무래도 음료 맥콜로 유명한 일화다. 일화는 음료, 인삼 가공, 제약 사업 등을 하고 있다. 금감원에 따르면 작년 일화의 매출은 1196억 원, 영업이익은 45억7068만 원이었다.
통일그룹의 사업 중 최근 가장 눈에 띄는 부문은 레저 및 여행 사업이다. 강원도 평창군에 있는 용평리조트를 비롯해 충남 보령의 비체팰리스도 통일그룹 소속이다.
통일그룹 계열사인 일성해양산업은 여수에서 대규모 개발 사업을 진행 중이다. 이 프로젝트는 여수시 991만5000㎡(300만 평) 부지에 1조5000억 원을 투입해 국제해양복합관광레저단지를 짓는 사업으로 2008년 이후 개발이 진행됐으며 현재 ‘디오션리조트’ 등이 들어서 있다.
건설 및 부동산 사업도 통일그룹의 핵심 사업이다. 통일그룹 계열사인 선원건설은 문선명 총재가 사망한 청심국제병원을 비롯해 선문대학 등 각종 통일교 관련 건물들을 짓고 있다. 2010년 기준 선원건설의 도급 순위는 95위다.
통일그룹이 보유한 부동산 자산은 적어도 최소 5000억 원이 넘는 것으로 파악된다. 가장 대표적인 곳이 여의도의 파크원부지(4만6270㎡, 1만4000여 평)다. 이 밖에 문선명 총재의 자택(서울 용산구 5949㎡, 1800여 평), 어린이 예술단 본부 및 선화예술학교 부지(서울 성동구), 세계일보 부지(서울 용산구), 선문종합대학 부지(경기도 이천) 등을 보유하고 있다. 또 통일교 관련 사업체들이 모여 있는 도원빌딩(서울 마포구 도화동)과 통일교 본부(용산구 청파동)도 주요 부동산 자산이다.
통일그룹은 문화·교육 사업도 지원하고 있다. 통일그룹의 지원을 받는 선화예술중·고등학교와 선문대 등 8개 학교가 포함된 선문학원이 대표적이다. 리틀엔젤스 예술단과 유니버설문화재단도 통일그룹이 지원하고 있다. 물론 이들 단체들이 들어선 곳의 부동산은 모두 통일교의 소유다.
통일그룹의 주 사업 무대는 국내지만 문 총재와 통일교가 전 세계에 펼쳐 놓은 사업 규모는 통일그룹을 가뿐히 뛰어넘는 것으로 분석된다. 통일교 수익은 크게 통일그룹을 포함한 기업과 법인의 수익 사업 그리고 신도들의 헌금으로 이뤄져 있다.
300만 명이 넘는 신도들의 헌금 규모는 공개되지 않는다. 지난 6월 알자지라는 통일교 특집 관련 방송에서 통일교가 운영하는 사업장의 자산 규모를 20억 달러 상당이라고 추산했다. 통일교는 브라질에 충청북도 크기의 땅을 보유해 상당한 수익을 얻고 있으며 우루과이와 파라과이에서도 은행과 회사를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통일교는 대북 사업도 진행했다. 금강산·개성관광을 주로 맡아 온 계열사 세일여행사 외에도 북한에 자동차를 생산하겠다는 목표로 만든 평화자동차가 대표적이다. 평화자동차는 통일교가 지분의 70%를 소유한 완성차 기업으로 북한 내에서 자동차의 생산·판매·영업을 펼치는 유일한 자동차 기업이다.
3남 문현진 통일교세계재단(UCI) 회장의 재산까지 합한다면 규모는 더 커진다. 장남과 차남의 사망으로 실질적 장자 역할을 맡아 오던 문 회장은 현재 문국진·문형진 회장과 교리 및 선교 활동을 통한 해석 차이를 보이며 다른 길을 걷고 있다. 문 회장은 서울 서초구의 jW메리어트호텔 서울과 센트럴시티 등에 투자하고 있다.
또 문 회장의 UCI는 여의도 파크원의 시행사 Y22프로젝트금융투자(Y22)의 모회사로, 현재 땅 주인인 통일교 측과 소송을 벌이고 있다. 비슷한 시기에 추진된 IFC의 개발이 이미 완료됐음에도 불구하고 파크원은 공정이 지지부진한 이유다.
이 밖에 UCI 재단은 미국의 대형 수산물 유통 업체인 트루 월드 수산업과 항공사인 워싱턴타임스항공(WTA), 일성건설 등 수익성 높은 기업을 소유하고 있다. 한편 UCI의 경우 한·미·일을 제외한 아프리카·남미·중동 지역에 큰 영향력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 문선명 총재는 누구
194개국 300만 신자 거느려
‘이름만 말해도 세상이 와글와글 시끄러워지는 문제 인물.’ 2009년 문선명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 총재가 회고록에서 자신을 평가한 말이다. 문 총재의 파란만장한 삶은 자신이 밝힌 대로, 논쟁 그 자체였다.
1920년 평안북도 정주의 기독교 집안에서 태어난 문 총재는 일본 유학을 마친 뒤 목회자의 길을 걷는다. 이후 자신의 교리를 만들어 가며 통일교를 창시한 것은 1954년. 이후 50여 년 만에 전 세계 194개국 300여만의 신도를 거느린 거대 신흥종교로 키워냈다.
또 1991년 고 김일성 북한 주석을 직접 만나는 등 남북 관계 개선에 기여했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하지만 자신을 메시아, 즉 구세주로 보는 교리로 이단 논란을 일으켜 6차례나 옥고를 치렀다.
이홍표 기자 hawlling@hankyung.com
※ 이 기사는 2012년 9월 10일 발행된 한경비즈니스에 수록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