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 성공하는 점포 탐구 "샤워장·휴게공간 ‘ 더 넓게, 괘적하게’"

마크짐

시설 업종 투자는 새것이 나올수록 밀린다던가. PC방이나 스크린 골프장 같은 업종들은 옆에 시설이 더 좋은 새 가게가 생기면 망할 것이라고 쉽게 말하는 예비 창업자들도 많다. 그런 단순한 정의를 믿고 있다면 시설 관련 업종은 누구도 창업할 종목이 아닐 것이다. 사실상 열의 아홉 명의 창업자가 요식업에 편중된 요즘에 피트니스센터를 창업한다는 것은 어지간한 사람은 엄두도 내지 못할 것이다. 마크짐의 윤형윤 대표는 “피트니스센터야말로 변화에 민감한, 그래서 제대로 하면 크게 성공하는 업종”이라고 확신하고 있다.


고객만족 교육으로 트레이너 서비스 수준 높여

한때 유명했던 강남 일대의 대형 피트니스센터들은 너 나 할 것 없이 알만한 연예인의 이름이 꼬리표처럼 붙어 있었지만 지금은 그 명성을 유지하는 곳이 몇이나 될까. 마크짐 서초점은 예술의 전당 인근에 자리 잡았지만 ‘연예인 누구…’라는 꼬리표가 하나도 없다. 약 1300㎡ 규모의 피트니스센터는 4m에 달하는 층고 덕분에 탁 트인 공간감이 있다.

한 번 보고 ‘넓고 자리가 좋으니 장사 되는 것’이라고 쉽게 말하는 사람들은 창업에 대해서는 그야말로 초짜 중 초짜다. 사실 이곳은 다른 피트니스센터가 ‘속칭 망해 나간 자리’이기 때문이다. 윤 대표는 같은 공간을 전혀 다른 구조로 만들었다. 헬스의 비중을 높여 GX와 핫 요가에 약 60%의 공간을 배정했고 기존 50%에 달하던 골프 공간은 대폭 줄이고 축소하기 급급했던 샤워장은 더 크게, 휴게 공간까지 만들어 쾌적한 공간을 늘렸다. 20타석이 넘는 빼곡한 타석이 있었지만 비어 있었던 골프존은 수는 줄었지만 넓고 스크린 존을 갖춰 질을 높였다.

서초동 고급 상권에서 골프존을 줄이다니 상식적으로는 납득이 가지 않지만 변화가 적중했다는 것은 4배가 넘게 늘어난 회원 수로 입증됐다. 인수 전 250명 수준이던 회원이 채 석 달도 못돼 1000여 명으로 늘어난 것. “피트니스센터도 흐름이 있습니다. 먹는장사처럼 빨리 신메뉴를 출시하는 것이 아니라 현재 어떤 운동을 어떻게 하고 싶어 하는지 트렌드가 있어서 그걸 맞춰내는 시설 구성이라야 성공하는 거죠.”

마크짐의 트레이너와 직원들은 매월 1회 외부에서 고객만족(CS) 강사를 초빙해 서비스 강의를 듣는다. 알려진 것처럼 트레이너의 급여는 고정급에 개인 퍼스널 트레이닝(PT)으로 나오는 인센티브를 받는 구조다. 개인 PT는 회원과 일대일로 소통하니 서비스 마인드가 체련 기술만큼 필요하다는 것이다. 서비스가 개선될수록 타 센터보다 트레이너들의 소득수준이 훨씬 높아지자 직원 충성도도 자연히 좋아졌다. 업계 종사자들에게서 평판이 좋아지면 인력 수급이 쉬워져 자연히 높은 서비스 수준이 선순환된다.

15년여 동안 피트니스센터 영업 사원에서부터 관리, 위탁 경영까지 속칭 ‘통’인 윤 대표지만 실패를 겪은 적도 있다. 하지만 그때도 트레이너와 직원들의 급여는 대출을 받아서라도 정확히 지켰다. 고객이건 직원이건 한결같은 신뢰 관계를 형성해 온 것이 현재의 성공을 만든 기반이 된 것. 현재 6개의 지점이 생겼지만 윤 대표는 항상 현장에서 회원들의 동선과 표정 관찰을 게을리 하지 않는다. 과거에 피트니스센터가 주춤했던 것은 작은 곳이나 지명도 있는 큰 곳이나 결국은 ‘회원들에게 귀 기울이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마크짐은 ‘M.K’라는 약자로 표기할 때는 머슬 키퍼(Muscle Keeper)라는 뜻도 쓰지만 어느 지역에서나 ‘랜드마크(Land Mark)’가 되고 싶었던 대표의 속내가 묻어난 이름이다. ‘고층 빌딩만 랜드마크 하란 법 있나.’ 어떤 업종을 창업하든 지역에서 제일 명물이 되겠다는 포부가 있어야 끝내는 성공하는 것 아닌가 싶다.


이재영 김앤리컨설팅 소장 jy.lee200@gmail.com┃사진 김기남 기자 kn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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