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매] 실수요자에게는 좋은 투자 적기… "평균 응찰자 수·낙찰가율 역대 최저"

서울 지역 아파트의 평균 응찰자 수가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연도별로 1월 1일~8월 15일까지 조사한 결과 2001년 6.4명에서 금융 위기 전인 2009년 8.5명으로 최고점을 찍은 이후 계속 하락세를 보였다. 금융 위기는 2008년 하반기부터 왔지만 경매는 신청되고 나서 6~8개월 후 나오는 것을 감안하면 2009년 1월 1일~8월 15일까지 기간이 금융 위기의 영향을 받은 시기라고 볼 수 있다.

경쟁률이 낮아지면서 낙찰가율도 동반 하락해 평균 낙찰가율 역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2007년 평균 낙찰가율이 92%까지 치솟았다가 금융 위기를 전후로 82%까지 하락했고 올해 70%대로 내려앉았다.

실제 사례를 살펴보면 송파구 문정동 올림픽훼밀리타운아파트 전용면적 136㎡는 2009년 8월 3일 감정가 13억5000만 원에서 두 번 유찰된 후 21명이나 응찰해 감정가 대비 83.5%인 11억2678만 원에 낙찰됐다. 2012년 7월 2일 같은 면적의 바로 옆 동 아파트는 두 번 유찰된 후 단독 응찰돼 감정가 대비 71.7%인 8억6000만 원에 낙찰됐다. 3년 전에는 21명이 몰리면서 낙찰가가 상승해 11억 원대에 낙찰됐으나 올해는 단독 응찰돼 8억 원대에 낙찰됐다.


성북구 석관동 강나루현대아파트 전용면적 85㎡ 역시 2010년 7월 26일 감정가 5억3000만 원에서 두 번 유찰된 후 25명이나 응찰해 감정가 대비 76.8%인 4억727만 원에 낙찰됐다. 올해 4월 17일 같은 면적의 이 아파트는 한 번 유찰돼 최저가가 3억9200만 원으로 내려간 후 단독 응찰돼 3억9200만100원에 낙찰됐다.

최근 경매시장을 살펴보면 부동산 거래 실종과 하우스 푸어가 많아짐에 따라 경매 물건 수가 증가하고 있다. 수도권 아파트는 지난해 1월부터 7월까지 아파트 경매 물건 수는 1만4200건이었으나 올해 같은 기간 물건 수는 1만5300건으로 1000여 건 늘어났다. 하반기에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물건이 늘어났지만 응찰자가 없어 평균 낙찰가율은 하락세다.

과거 금융 위기 시절에도 낙찰가가 낮았던 시기가 있었는데 싼값에 부동산을 살 수 있다는 정보를 얻은 투자자들이 경매시장에 몰려들면서 6개월 만에 낙찰가율과 평균 응찰자 수가 금융 위기 전으로 돌아갔다. 경제 위기에 매수자 실종으로 집값 하락이 역력하던 어려운 상황 속에서 과감하게 부동산을 구입했던 사람들은 이때 성공했다. 그러나 부동산 가격 회복이 예상보다 빨리 찾아온 탓에 황금기를 제대로 이용한 사람은 많지 않았다.

하지만 올해는 가격이 금융 위기 때보다 낮지만 오히려 응찰자는 더 줄어드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 때문에 실수요자들에게는 경매로 집을 사기에 좋은 시기라고 볼 수 있다. 경쟁이 낮아짐에 따라 최저가에 낙찰되거나 최저가에 조금 더 보탠 가격에 낙찰돼 경매의 메리트를 충분히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중소형 아파트는 경쟁률이 다소 높기 때문에 급매보다 비싼 가격에 낙찰될 수 있으므로 입찰 전 시세 조사를 정확히 해야 한다. 서울 아파트 전용면적 85㎡ 이상의 중대형 아파트는 평균 응찰자 수가 평균(4.7명)보다 작은 4.2명에 불과하지만 60㎡ 이하는 5.7명으로 훨씬 많기 때문이다.




하유정 지지옥션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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