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커스] “직원 맞춤형 복지가 생산성 높인다”

클레어 무히우딘 타워스왓슨 아·태지역 인사조직 컨설팅 대표

“한국의 직장인들은 업무에 대한 몰입도(engagement)가 상당히 떨어져 있는 상황입니다. 경연진의 리더십 신뢰도는 세계 평균에 비해 훨씬 낮은 상황이죠.” 세계적인 컨설팅 기업 타워스왓슨의 아·태지역 인사조직 컨설팅 파트를 책임지고 있는 클레어 무히우딘 대표는 “한국 직장인들의 84%가 자신의 업무에 지속적으로 몰입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며 “경영진의 리더십에 대해 신뢰한다고 답한 직장인의 비율이 37%에 그쳤다고 말했다.

이 같은 결과는 타워스왓슨이 지난 7월 발표한 ‘2012 글로벌 인적자원 연구’를 통해 밝혀졌다. 2년마다 한 번씩 발표되는 이 조사는 한국의 직장인 1000명을 포함해 전 세계 28개 국가의 3만2000명이 참여한 대규모 연구다. 무히우딘 대표는 “역대 조사 중 가장 많은 표본수를 확보해 정밀하게 조사했다”면서 “이번 조사에서는 타워스왓슨이 제시한 개념인 ‘지속적 몰입(Sustainable Engagement)’을 더 향상시킬 수 있는 방법을 제시했다”고 강조했다.

일반적으로 경영학에서 몰입은 직장인들이 높은 소속감을 갖고 조직 성공을 위해 자발적으로 공헌하려는 동기가 부여된 상태를 뜻한다면 타워스왓슨이 제시한 ‘지속적 몰입’은 기존의 몰입과 함께 ‘업무 지원’과 ‘에너지’를 함께 측정한다. ‘업무 지원’은 직장인들이 효율적·생산적으로 일할 수 있도록 제반 환경 및 제도가 갖춰진 것을 의미하며 ‘에너지’는 직장인들이 업무에 몰입할 수 있도록 최적의 신체적·정서적·사회적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는 것을 뜻한다.

“2008년 발생한 금융 위기 이후부터 확산되고 있는 경제적 불안이 직장인들의 몰입을 떨어뜨리는 가장 큰 원인이라고 봅니다. 또 점점 더 빠르게 변하고 있는 사회상도 여기에 적응해야 하는 직장인들의 불안을 키우고 있죠.” 무히우딘 대표는 한국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직장인들의 몰입도가 예전에 비해 낮아진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에서 업무에 지속적으로 몰입하는 직장인은 전체의 16%로 글로벌 평균인 35%에 비해 현저하게 낮게 나타났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의 직장인들이 이처럼 업무에 제대로 몰입하지 못하는 이유로 경제 불안과 함께 성장 둔화를 꼽았다. 실제로 아시아권 내에서 한국은 물론 일본(14%)·홍콩(15%)·대만(15%) 등도 몰입도가 매우 낮게 나타났다.

무히우딘 대표는 이처럼 한국 직장인들의 몰입도가 떨어져 있기 때문에 기업들이 직원들의 복지에 대한 ‘가치 제안’ 제도를 더 적극적으로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어떤 직원은 더 많은 급여를 원할 테고 또 다른 직원은 더 안정적인 고용 여건을 원할 겁니다. 또 유연한 근무 제도에 관심이 많은 직원도 있겠죠. 최근 급격히 악화된 경영 환경으로 인해 기업들이 직원들의 복지에 더 많은 자원을 쓸 수 없는 상황입니다.”

그래서 그는 그렇다면 한정된 자원을 보다 효율적으로 사용할 필요가 커졌다고 지적했다. 즉 직원 개인별로 자신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가치에 회사가 더 큰 지원을 해주는 것이다. 물론 과거에는 힘들었겠지만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를 비롯한 정보기술(IT)의 발전이 이를 그리 어렵지 않게 도입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무히우딘 대표는 이 밖에 한국 직장인들이 경영진의 리더십에 대한 신뢰도 그리고 조직 목표에 대해 공감하는 비율이 글로벌 평균에 비해 낮은 편이라고 꼬집었다. “물론 한국의 대기업은 이미 글로벌 기업입니다. 이와 함께 세계의 많은 기업들이 한국 기업들로부터 ‘배움’을 얻고자 하고 있죠. 하지만 한국의 기업들이 보다 크게 성장하기 위해서는 직원들이 자신의 일에 보다 열정적으로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게 필수적입니다.”



이홍표 기자 hawling@hankyung.com│사진 김기남 기자 kn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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