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 딤섬의 4대 천황을 만나다

골드피쉬

딤섬 마니아들이 좋아해 예약하지 않으면 자리를 잡기 어려운 홍콩식 퓨전 딤섬 전문 식당이 있다. 20여 년 동안 중국·홍콩·싱가포르 생활 경험을 바탕으로 딤섬 문화를 알리기 위해 박성열 대표가 직접 딤섬을 빚는 ‘골드피쉬’다.

딤섬은 아침 식사와 점심 식사 사이에 즐기는 간식이라고 해서 한문으로는 점심(點心), ‘마음에 점을 찍다’라는 뜻이다. 음식을 삼킬 때 심장을 살짝 스쳐 지나갈 정도의 가벼운 음식으로 차와 함께 먹는 음식이다. 3000년의 역사를 지닌 딤섬은 중국 광둥 지방에서 시작해 각 지방별로 먹는 방법과 종류가 다양하다. 또 청나라 때부터는 연회를 화려하게 하는 장식용으로 발달했고 오늘날에 이르러서는 다양한 맛과 모양으로 세계인들을 매료하고 있다.

왕만두처럼 둥글게 빚어 감싼 딤섬을 ‘바오(包)’라고 하고 피가 얇아 속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딤섬을 자오(餃)라고 한다. 또 윗부분이 활짝 핀 꽃봉오리 같거나 닫혀 있지만 화려하게 장식된 딤섬을 마이(賣)라고 한다. 골드피쉬에서는 차와 함께 홍콩 딤섬의 4대 천황이라고 불리는 하가우, 쇼마이, 바비큐 번, 소롱포를 비롯해 튀기거나 볶고 찜통에 찐 다양한 딤섬을 만날 수 있다.

하가우는 쫄깃한 전분 피 속의 탱글탱글한 새우 속살이 뿜어내는 달콤한 맛이 여간 좋은 게 아니다. 전분 피 10g과 새우 소 30g의 황금 비율이 빚어낸 예술이다. 소롱포는 주름 잡힌 얇은 피 속에 부드러운 돼지고기와 뜨거운 육즙을 가득 품고 있다. 소롱포를 안전하고 맛있게 먹는 방법은 먼저 소롱포를 스푼에 올려 피를 살짝 터뜨린 후 흘러나오는 뜨거운 육즙을 조심해서 마신다.

입 안을 촉촉이 적시는 진한 육즙을 즐긴 후 간장생강소스의 생강을 올려 먹는다. 이때의 생강 한 가락은 생강이 아니라 소롱포의 담백한 맛을 한껏 뽐내게 해주는 매력 덩어리다. 구채교는 투명한 듯 빛이 나는 얇디얇은 딤섬 피 속에 새우와 부추가 소복이 채워져 있는데 달달한 새우와 풋풋한 내음을 뿜어내는 부추의 어울림이 절묘하다.

홍콩의 맛과 향을 소복이 담은 바비큐 번이나 박 대표의 비법으로 누린내를 없앤 마늘향이 나는 구수한 돈갈비도 매력적이다. 골드피쉬에서 만날 수 있는 재미있는 메뉴 중 하나는 무떡볶음이다. 무를 삶아 녹말을 묻혀 기름에 튀긴 후 양파와 XO소스로 볶아낸 요리다. 녹말을 입혀 기름에 튀긴 무가 마치 떡처럼 부드럽고 말랑말랑하다. 무의 변신이 놀랍다. 담백한 맛의 딤섬으로 시작해서 크리미한 커스터드 번의 달콤한 마무리로 딤섬을 제대로 즐길 수 있다. 마음에 점을 찍고 싶을 때 언제나 달려가고 싶은 곳, ‘골드피쉬’다.


영업시간:11:30~15:00, 18:00~22:00 (월요일 휴무)
메뉴:우롱차·철관음차·보이차 6000원, 부추와 새우가 들어 간 구채교 6300원, 뜨거운 육수가 들어간 소롱포 6300원, 마늘향이 나는 구수한 돈갈비 7800원, 골드피쉬 무떡볶음 7800원
위치:서울시 강남구 신사동 535-1
문의:(02)511-5266


백지원 푸드 칼럼니스트 bjwon9113@hanmail.net┃사진 김기남 기자 kn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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