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테크 스쿨] 병에 걸린 ‘돼지(PIGS)’를 해부하다 "이탈리아·스페인 ‘ OK’…문제아는 그리스"

작년 8월 이후 글로벌 증시는 남유럽 국가들의 재정 위기로 변동성에 시달려 왔다. 최근 일부 위기 대책이 나오긴 했지만 아직 갈 길은 멀다. 하반기에도 PIGS(포르투갈·이탈리아·그리스·스페인)는 글로벌 증시에 잠재 리스크가 될 것이다. 각국의 문제를 하나씩 살펴보자.

<YONHAP PHOTO-0302> A man walks in front of the temple of the Parthenon at the archaeological site of the Acropolis in Athens March 14, 2012. Greek archaeologists said on Wednesday monuments and archaeological sites are suffering due to the austerity measures imposed on the country by Greece's international lenders which have reduced culture budgets adding that lack of funding and personnel after state cutbacks harms the care, research and maintenance of archaeological sites, monuments and digs. They also said museums have remained closed, illegal digging has taken place, and robberies at museums have also occurred due to a lack of guards. REUTERS/Yiorgos Karahalis (GREECE - Tags: BUSINESS SOCIETY POLITICS TRAVEL)/2012-03-15 07:48:01/ <저작권자 ⓒ 1980-2012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이탈리아
‘높은 정부 부채가 부담이지만 정부 빚 말고는 의외로 괜찮은 나라’= 유로 존 내 경제 규모 3위 국가인 이탈리아는 PIGS 국가 중 정부 부채가 가장 많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정부 부채 비중은 그리스 다음으로 높고 정부 부채 금액(1조6240억 유로)은 두 번째로 많은 스페인(7371억 유로)의 2배 이상이다. 올해 하반기에도 매월 300억~400억 유로의 이탈리아 국채 만기가 예정돼 있다. 만일 이탈리아가 구제금융 상황까지 가게 된다면 현재 유럽안정화기구(ESM) 가용액 약 4000억 유로(ESM 출범 이후 스페인 은행 구제금융 자금 1000억 원이 현재 EFSF에서 ESM으로 이전될 예정)는 부족할 수 있다.

하지만 다행히도 정부 부채 이외의 가계 부채 부담은 크지 않다. PIGS 국가 중 GDP 대비 가계 부채 비율이 가장 낮은 국가다. 그렇기 때문에 정부의 빚 문제만 해결된다면 PIGS 국가들과는 차별화 가능성도 가장 높다고 할 수 있다.



▶스페인
‘정부와 민간 모두 빚더미 상태, 외부(ESM·ECB)의 도움이 필요’= 스페인은 정부 부채 문제뿐만 아니라 부동산 부실에 따른 가계 부채 문제도 심각한 상태다. 스페인의 GDP 대비 가계 주택 대출 비중은 61.4%로 그리스 37.1%, 이탈리아 23.4%에 비해 월등히 높다. 부동산 대출 중 부실 자산 비율도 54% 수준이다.

그러나 스페인은 유로 존에서 이탈리아 다음으로 경제 규모가 큰 나라다. 역설적으로 대마불사(大馬不死:큰 돌은 결코 죽지 않는다) 논리로 각국의 지원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6월 말 유럽연합(EU) 정상회담에서 ESM을 통한 국채 매입의 길을 열어뒀고 유럽중앙은행(ECB)의 국채 매입 재개 시 주요 대상 국가가 될 가능성이 높다.



▶그리스
‘긴축 이행 불량 국가, 그렉시트(Grexit) 논란은 계속’= 이미 두 차례나 구제금융을 받고 있는 그리스는 2차 구제금융 조건으로 3개월마다 트로이카(EU·ECB·IMF)가 긴축을 제대로 이행하고 있는지 실사하도록 되어 있다. 하지만 그리스는 올해 트로이카가 실사할 때마다 매번 긴축 약속을 제대로 지키지 못했다. 그리스의 올해 월별 재정 적자액은 2010년, 2011년보다 많다.

최근 진행되는 트로이카의 실사 이외에도 하반기에 9월 말, 12월 말 트로이카 실사 과정에서 다시 그리스 위기 확산과 유로 존 탈퇴 관련 이슈 나올 수 있을 것 같다. 게다가 제조업 비중이 매우 낮고 관광·서비스업 중심의 산업구조를 갖고 있다. 자체적으로 위기 해결 및 경제 회복 능력이 없어 그리스 문제는 장기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포르투갈
‘부채나 경제구조 취약하지만 긴축은 열심히 하는 나라’= 포르투갈은 2011년 5월 이미 한 차례의 구제금융 780억 유로를 받은 나라다. PIGS 국가 중 GDP 대비 정부·가계·비금융기관의 부채를 합한 비율이 가장 높다. 그리스와 같이 전체 산업이 서비스업 중심이어서 산업 경쟁력도 취약한 편이다. 하지만 다행인 점은 그리스와 달리 포르투갈 정부가 재정지출 감축 이행을 잘 지키고 있다는 것이다. 큰 변수만 없다면 리스크 감소를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정유정 미래에셋증권 마케팅팀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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