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파리의 IT 이야기] 애플의 신제품 ‘맥북 레티나’ 사용기 "새로운 차원의 노트북 … 비싼 가격은 흠"

애플이 지난 7월 발매한 신제품 ‘맥북프로 레티나’를 한 달쯤 사용해 봤습니다. 레티나 디스플레이를 채택해 화면이 선명하다는 노트북이죠. 이 노트북을 처음 보는 사람들이 내뱉는 첫마디는 거의 똑같습니다. “야~! 화질 죽인다.” 그동안 불만 없이 사용해 온 맥북에어 화면이 흐리게 느껴질 정도입니다. 무선을 통한 네트워크 접속, 사진 공유 등 몇 가지만 말씀드리겠습니다. 노트북 진화 방향을 가늠하는 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맥북프로 레티나에서는 무선 접속이 기본입니다. 노트북을 살 때 이더넷 어댑터를 아예 주지 않습니다. 와이파이를 통해 접속해야 합니다. 처음에는 불편합니다. 가는 곳마다 패스워드를 입력해 접속해야 하니까요. 그러나 며칠 지나면 이게 더 편합니다. 집이나 사무실에서는 노트북을 여는 순간 자동으로 접속됩니다. 인터넷 선이나 어댑터를 찾을 필요가 없죠. 무선 방식이 불편하면 어댑터를 사려고 했는데 필요 없을 것 같습니다.

외부에서 와이파이를 접속할 때는 상황이 조금 다릅니다. 저는 월 5000원짜리 와이파이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습니다. 해당 이동통신사의 와이파이 신호가 잡히는 곳에서는 집이나 사무실과 마찬가지로 바로 연결되기 때문에 아주 편합니다. 신호가 잡히지 않는 곳에서는 스마트폰 핫스팟을 켜서 접속합니다. ‘테더링’이라고 하죠. 다만 대용량 파일을 내려 받을 때 무선 신호가 불안정하면 도중에 끊기는 수가 있는 게 흠입니다.

최근에는 새 운영체제(OS) ‘마운틴 라이언(OS X 10.8)’을 구입해 깔았는데 사진과 문서 등을 공유하기가 편해졌습니다. 파인더에서 파일을 지정하면 상단에 공유 아이콘이 뜹니다. 이걸 클릭하면 트위터에 올릴 수도 있고 e메일로 보낼 수도 있고 아이폰 사용자에게 아이메시지로 보낼 수도 있습니다.

웹사이트 공유하기도 편해졌습니다. 사파리 브라우저에는 좌측 상단 주소창 왼쪽에 공유 아이콘이 있습니다. 인터넷 서핑을 하다가 어떤 사이트든 공유하고 싶다면 이 아이콘을 누르면 됩니다. 트위터에 올리기, 아이메시지로 보내기, e메일로 보내기 등이 가능합니다. 트위터에 올리고 싶다면 입력창에 글을 메모한 다음 ‘보내기’를 누르면 끝입니다.

사파리에는 ‘읽기 목록에 추가하기’ 기능도 있습니다. 인터넷 서핑을 하다 보면 나중에 읽고 싶은 사이트가 있게 마련인데, 이때 ‘추가하기’ 버튼을 누르면 읽기 목록에 추가돼 나중에 찾아 읽기가 편합니다. 북마크와는 다릅니다. 북마크는 자주 방문하는 사이트를 표시해 두는 기능이고 ‘읽기 목록에 추가하기’는 나중에 보고 싶은 사이트를 표시해 두는 기능입니다. 크롬이나 파이어폭스 등 다른 브라우저에도 추가되면 좋겠습니다.

맥북에 마운틴 라이언을 깔면 아이폰 아이패드에 있는 알림센터가 생깁니다. 손가락 2개로 터치스크린 오른쪽 밖에서부터 왼쪽으로 그으면 화면 오른쪽에 세로로 길게 알림센터가 나타나는데, 캘린더 일정, 트위터 멘션, 새 메일이나 메시지 등을 알려주는 기능입니다. 다음 일정이 궁금할 때 손가락으로 쓰윽 그으면 바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e메일이나 메시지가 들어오면 우측 상단에 알림 배너가 떠 확인하기도 아주 편합니다.

다시 맥북프로 레티나 얘기로 돌아갑니다. 이 노트북은 기존 맥북프로에 비해 화면이 선명해지기만 한 게 아닙니다. 전혀 다른 노트북이라고 할 정도로 많이 다릅니다. 15인치 제품인데 무게가 2.02kg으로 맥북프로 13인치와 비슷합니다. 물론 1.3kg인 맥북에어보다는 훨씬 무겁죠. 맥북프로 레티나는 성능이 좋아지면서 가벼워졌습니다. 가격이 289만 원(2.3GHz 모델)에서 369만 원(2.6GHz 모델)인 게 흠입니다.


김광현 한국경제 IT 전문기자 khkim@hankyung.com
블로그 ‘광파리의 글로벌 IT 이야기’운영자·트위터 @kwang82
http://blog.hankyung.com/kim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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