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 ‘맛과 영양의 조화’ 베트남 음식점

사이공 그릴

한남동에 호찌민 동커이 거리의 아담한 현지 식당을 옮겨 놓은 듯한 베트남 음식점이 있다. 웰빙 열풍과 함께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쌀국수와 월남쌈을 호주식으로 재현하고 있는 ‘사이공 그릴’이다.

베트남어로 ‘고이꾸온’인 월남쌈은 라이스페이퍼를 따뜻한 물에 적셔 부드러워지면 당근·오이·양상추 등 각종 채소와 쌀국수·돼지고기·새우·버섯 등을 얹어 양면을 안으로 접어 넣고 아래에서 위로 도르르 말아 먹는 베트남 전통 음식이다.

채소에 고기나 해산물을 더하고 고소한 땅콩 소스와 짭짜래한 생선 소스인 느억맘 소스를 곁들여 맛과 영양이 조화롭다. 사이공 그릴에서도 이처럼 다양한 식재료를 사용하며 쇠고기·닭고기·새우와 각종 채소를 추가 주문할 수 있고 쌀국수가 포함된다.

사이공 그릴에서는 육수를 쇠고기 양지머리와 차돌박이·닭고기에 정향·계피 등의 향신료와 20여 종류의 재료를 넣고 13시간 동안 끓인다. 쇠고기는 향신료 향이 적당히 배어 부드럽게 익었을 때 건져서 얇게 썰어 고명으로 올린다.

위를 따뜻하게 해 소화에 도움이 되는 정향과 혈액순환을 촉진하고 발한·진통 작용을 하는 계피향이 은은하게 피어오른다. 국물에 매콤한 칠리소스를 풀어 넣으면 얼큰한 육개장 맛이 나고 고명으로 올린 편육은 칠리소스와 해선장(호이신 소스)을 3 대 1의 비율로 섞어 찍어 먹으면 무더위에 지친 심신에 에너지를 불어 넣는 보양식으로 손색이 없다.

제대로 된 베트남 맛을 즐기려면 고수를 몇 잎 넣어 국물에 녹아든 고수 향에 젖어보는 것도 좋다. 쌀국수나 월남쌈도 특별하지만 네 종류로 구성된 모둠 애피타이저도 특별한 요리다. 쫄깃한 라이스페이퍼 속에 아삭거리는 식감과 색깔, 향으로 가득한 채소 스프링롤, 부드럽게 흘러내린 치즈가 새우를 감싸고 있는 새우치즈롤, 다진 돼지고기와 새우로 속을 채워 튀긴 돼지고기새우롤, 돼지고기와 숙주·게살·당근·멍빈누들(녹두당면)·버섯으로 속을 채워 튀긴 짜조(튀김만두)로 구성돼 있다.

짜조는 바스락거리며 입 안에 부서지는 라이스페이퍼와 소가 어우러진 맛이 일품이라 흔하지 않은 맛으로 기억될 것이다. 다이어트 중이거나 싱그러운 채소의 맛을 즐기려면 채소 스프링롤을, 기름에 튀겨 고소한 맛을 즐기려면 짜조가 좋다. 채소·쇠고기·파인애플 등의 고명이 국수를 덮고 있는 쇠고기 비빔쌀국수와 매콤한 닭고기 볶음밥도 매력적이고 평일 점심에는 런치 스페셜 메뉴도 즐길 수 있다. 연유를 넣은 달달한 커피와 베트남의 이색적인 맛과 향을 즐길 수 있는 곳, ‘사이공 그릴’이다.

영업시간:11:30~22:00(일요일 휴무)
메뉴:쇠고기쌀국수 9000원, 해물쌀국수 1만1000원, 담백한 쇠고기 비빔국수 1만2000원, 월남쌈 2만 원, 모둠 애피타이저 1만3000원, 매운 닭고기볶음밥 1만 원, 베트남 커피 5000원
위치:서울시 용산구 한남동 738-14
문의: (02)793-7784


백지원 푸드 칼럼니스트 bjwon9113@hanmail.net┃사진 서범세 기자 joycin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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