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커스] “대학 합격 70%, 전략이 좌우합니다” ‘교육의 정석’ 발간한 김미연 애널리스트

교육·제지 부문 베스트 애널리스트인 김미연 유진투자증권 애널리스트가 책을 냈다. 지지부진한 증시에도 높은 수익을 안겨줄 투자 방법에 대한 것일까, 아니면 글로벌 경제와 한국 경제의 미래를 예견한 것일까. 안타깝게도 모두 틀렸다. 바로 중고등학교 그리고 대학교 입시에 대한 책이다. 이유는 바로 김 애널리스트가 분석하고 있는 부문이 교육이기 때문이다.

“요즘 교육 업체들의 주가가 특히 좋지 않죠. 그 이유를 곰곰이 따져보니 가장 핵심에는 확 달라진 입시 제도가 있었습니다.” 김 애널리스트가 7월 말 발간한 ‘교육의 정석’은 이미 출판 전부터 큰 화제를 불러 모았다. 이유는 작년 말과 올해 초 두 차례에 걸쳐 내놓은 같은 이름의 보고서가 펀드매니저들 사이에서 시쳇말로 ‘대박’을 쳤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애널리스트 리포트는 700부 정도 인쇄하지만 이 리포트는 무려 3000부나 찍었다. 그마저 모두 동나버렸다. 김 애널리스트 스스로 “애널리스트가 된 이후 가장 인기가 좋았다”고 할 정도다. 펀드매니저 사이에 소문이 퍼지자 정보에 빠른 강남의 엄마들도 하나둘씩 몰려들어 자녀 입시의 ‘교본’으로 삼기 시작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김 애널리스트는 ‘교육의 정석’ 리포트를 바탕으로 지난 6월과 7월 서울 강남·강북·대구·광주·울산·부산 등에서 입시 설명회를 열기도 했다. 물론 각 설명회장에도 학부모들이 구름처럼 몰려들어 그의 강의를 들었다.

‘교육의 정석’ 보고서가 이렇게 인기를 끈 이유는 간단하다. 애널리스트 특유의 풍부한 통계와 객관적 입시 전략 분석이 돋보였기 때문이다. “한 가지만 말씀 드리죠. 지금의 입시 제도에서 아무런 전략을 세우지 않았다면 수학능력시험에서 만점을 받더라도 절대로 서울대에 입학하지 못한다고 단언합니다.” 김 애널리스트의 말을 보다 자세히 들어보면 그의 이 같은 폭탄 발언(?)에 고개가 끄덕여진다. 서울대의 입학 정원은 3000명 정도다. 이 중 정시 즉 수학능력시험을 통해 선발하는 인원은 이 중 20%인 600명에 불과하다. 하지만 한 해 전국에서 수학능력시험의 만점자는 2000명 정도 된다. 만점을 맞아도 가능성이 30%도 안 된다.

이 때문에 그는 앞으로의 입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전략’을 잘 짜는 것이라고 했다. 그렇다면 그 전략은 어떻게 짜야 할까. 바로 자녀가 가장 관심 있어 하고 잘하는 것을 꾸준히 지원해 줘야 한다는 것. 바로 ‘입학사정관제’ 때문이다. 김 애널리스트의 분석에 따르면 연세대의 전체 합격생 중 입학사정관제를 통해 입학한 학생은 34.4%, 고려대는 31.4%에 달한다.

“정부의 교육 방침은 확고합니다. 아이를 개성 있는 사회인으로 키우자는 것이죠.”

김 애널리스트는 또 이제는 굳이 교육을 위해 서울 강남으로 이사 갈 필요도 없어졌다고 말했다. 그는 “서울대가 24%의 인원을 지역 균형 선발로 뽑는다”면서 “전국의 고등학교에서 두 명씩 추천서를 받으므로 재능 있는 학생이라면 피 말리는 강남의 시스템보다 좀 여유로운 곳에 가서 전교 1~2등을 차지하면 어렵지 않게 서울대에 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 같은 입시 제도에서 “오히려 예전이면 명문대를 노려볼만한 수준이었던 강남 지역의 중간 정도 성적의 학생이 대입에서 가장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물론 김 애널리스트는 이들을 위한 솔루션도 내놓았다. ‘논술과 구술’에 집중하라는 것이다.

“교육 업계를 분석하다 보니 입시 제도를 꿰뚫게 되더군요. 안타까운 점은 아직도 많은 부모들이 ‘호롱불 밑에서 공부하던 모습만’ 기억하더군요. 시대는 정말 확 바뀌었습니다. 지금부터라도 부모와 아이가 새로운 시대에 맞는 공부법, 그리고 입시 전략을 만들어 갈 때입니다.”


이홍표 기자 hawling@hankyung.com│사진 김기남 기자 kn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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