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산업센터, 틈새 부동산으로 뜨나… 상가나 오피스텔보다 수익률 높아

부동산 포커스


기존 ‘아파트형 공장’이 ‘지식산업센터’란 세련된 옷으로 갈아입으면서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지식산업단지는 수도권 지역의 제조업 활성화와 중소 제조업체의 입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안으로 건립된 아파트 형태의 기업용 건물이다. 최근 분양되는 지식산업센터는 임대 사업자들에게 지대한 관심을 받고 있다. 서울 도심권의 어지간한 오피스텔이나 도시형 주택보다 투자수익률이 좋기 때문이다.

도심권(강남과 광화문 여의도 일대)에 있는 수많은 회사들이 임대료를 줄이면서 기존보다 더 넓은 사무실을 쓰기 위해 도심권을 탈출해 지식산업단지로 향하고 있다. 정보기술(IT) 기업이 본사를 옮길 때 십중팔구 구로구 내의 지식산업단지나 판교 테크노밸리로 움직인다고 보면 된다. 서남권에 있는 지식산업단지는 지하철 1, 7호선 가산디지털단지역 부근으로 교통도 편리하고 최신 건물에 근무 환경도 좋아 직장인들의 선호도가 강남권과 비슷하다. 이 일대는 고급 주상복합 아파트와 호텔, 컨벤션센터 등이 차근차근 들어서기 때문에 서남권이 서울의 업무·문화·상업의 한 축을 담당할 것이 확실시 된다.

대형 건설사들도 지식산업센터 건립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주택 시장이 침체되고 투자자들이 수익형 부동산으로 몰리자 틈새시장 공략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것이다. 대형 건설사들의 참여로 최근에는 지식산업센터가 대형화되고 복합 단지형 건축물로 진화하는 등 변화 속도가 눈부실 정도다. 현대건설·대우건설·GS건설·삼성중공업·SK건설 등 대형사들이 속속 지식산업센터 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대형 건설사들의 본격적인 참여로 지식산업센터는 입지 좋은 역세권에 들어서는 것은 기본이고 덩치도 커져 일대 랜드마크가 되는 곳도 많다. 올해 입주에 들어가는 지식산업센터 중에는 국내 최대 복합 상가인 코엑스몰보다 덩치가 더 큰 매머드급도 있다. 서울 삼성동 코엑스몰은 총면적이 11만9000㎡에 달하는데 이보다 더 넓은 초대형 지식산업센터가 속속 들어서는 것이다.



지식산업단지 내 상가도 주목할 만하다

지식산업센터는 일반적인 수익형 부동산 가운데 일부 자산가들 사이에서 알짜라고 알음알음 알려져 왔다. 분양가도 상대적으로 저렴해 수익률이 대략 연 8%대로, 어지간한 상가나 오피스텔보다 높다.

지식산업센터 분양자에게는 각종 금융·세제 혜택을 준다. 취득세 75% 면제, 재산세와 종합토지세 5년간 50% 감면을 받을 수 있다. 또 분양 금액의 70%까지 융자 지원 및 3년 거치 5년 상환의 금융 혜택도 주어진다. 건설사들도 계약 조건으로 계약금 5~10%에 중도금 무이자, 잔금60% 등 아파트나 오피스에 비해 완화된 조건을 내세우고 있다.

분양 시 잔금 대출을 받을 때도 3%대 저리에 정책 자금이 지원된다. 사무실이나 공장 용도이기 때문에 관리비도 저렴하다. 통상 강남권 오피스텔 관리비가 3.3㎡당 1만2000~5000원 내외인 것에 비해 지식산업센터는 7000~9000원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이러한 장점 때문에 지식산업센터에 입주하는 일부 사업자는 투자용으로 추가로 분양받아 임대용으로 돌리는 경우도 있다.

지식산업센터의 인기를 반영하듯 올해 분양을 앞둔 물량도 풍성하다. 7월 분양 예정인 서울 당산동 SK지식산업센터의 분양가는 3.3㎡당 평균 750만 원 수준이다. 대출 없이 구입한다면 투자수익률이 연 7%가 넘나든다. 지하 4층~지상 19층 규모로 총면적이 9만9587㎡다. 지하철 2, 9호선 당산역과 2, 5호선 영등포구청역이 가깝다. 이 밖에 삼성중공업 ‘인덕원IT밸리’, 쌍용건설 ‘서울숲 쌍용스마트원’, 에이스종합건설 ‘에이스하이테크시티2’, 롯데건설 ‘서울숲 IT캐슬’, 대우건설 ‘삼송테크노밸리’ 등이 분양을 앞두고 있다.

얼마 전 구로구에 있는 지식산업단지를 방문해 보니 상품을 구입할 때 단지 내 점포를 이용하도록 동선이 짜여 있었다. 즉 1층 상가는 거의 독점적인 영업 공간이다. 현재 지식산업단지 공장은 일반적인 제조 업종뿐만 아니라 지식산업, 연구·개발 등 최첨단 업종이 입주한 곳이 많다. 지식산업단지 내 상가의 고객층은 화이트칼라와 골드칼라 직군의 사무직들까지 골고루 근무하고 있어 안정적인 영업이 가능하다.


성수공단이 아파트형공장으로 변모하고 있다. 2010.04.29 /양윤모기자yoonmo@hankyung.com

성남시 성남공단 아파트형 공장이 신축붐을 타고 있다.2010.05.19 /양윤모기자yoonmo@hankyung.com


분양가·입지·수요 등 따져봐야

업무 시설 이외에도 총면적의 30~50% 정도가 휴게실과 구내식당, 상가 등의 지원 시설을 갖췄지만 실질적인 상가 비율은 전체 면적의 10% 정도밖에 안 된다. 대다수의 주상복합 상가는 주거와 상업 시설의 비율이 7 대 3 정도다. 하지만 지식산업단지는 9 대 1의 비율로 상가 비율이 낮아 안정적인 임대 수익이 가능하다. 지식산업단지는 벤처기업들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하루 24시간 직원들이 숙식을 해결하는 곳이 많아 고정 고객 확보가 용이하다. 지식산업단지 내 상가는 커피프랜차이즈·편의점·구내식당·문구점·안경원 등 직장인들이 자주 이용하는 독점 업종을 노리는 것이 좋다. 목 좋은 상가는 분양을 앞두고 바닥 권리금이 형성되기 때문에 선점 경쟁이 치열하다. 이런 지식산업단지 공장 내 상가만 전문적으로 거래하는 부동산 업체들에 문의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지하나 2층 상가는 간판을 달지 못하거나 위치가 너무 후미져 사람들이 잘 찾지 않는 곳도 많기 때문에 투자에 앞서 꼼꼼히 따져야 한다. 또한 분양률, 유사 업종 분석, 상가 위치, 고분양가 등을 꼼꼼히 살펴야 한다. 상가는 대상이 일반 투자자이기 때문에 업무 시설에 입주하는 기업들에 주는 세제·금융 지원 등의 혜택이 없다는 점에 주의해야 한다. 주5일 근무제 적용 사업체가 많은 만큼 주말과 휴일엔 건물 내 상주 인원이 빠져나가 텅 빈 곳이 많으므로 주변 지역 수요층까지 끌어들일 수 있는 업종을 선택해야 한다.

당초 지식산업센터는 일정 기간 전매나 임대가 불가능했지만 지난해 3월부터 4년간 매매와 임대를 제한했던 규정이 사라지면서 자산가들뿐만 아니라 일반 투자자들까지 관심을 가지고 있다. 다만 산업단지 내 지식산업센터만 여전히 5년간 전매가 금지된다.

지식산업센터는 제조업·지식산업·정보통신산업 등 특정 업종 사업자만 분양을 받을 수 있도록 분양 대상에 제한이 있는지 꼼꼼히 살펴야 한다. 업종에 부합하는 법인만 입주가 가능한 곳이 종종 있기 때문이다. 임대를 목적으로 분양 받더라도 분양자는 관련 업종 사업자 등록을 해야 한다. 또한 임대 사업을 위해서는 세금 혜택을 포기해야 한다. 지식산업센터를 분양받으면 취득세가 75% 면제된다. 당초 전액 면제였다가 올해부터 내년 말까지 75% 감면 혜택이 주어진다. 재산세도 5년간 50% 감면된다. 하지만 분양받은 뒤 5년 안에 당초 목적이 아닌 임대용으로 돌리면 감면받은 취득세를 반납해야 한다.

끝으로 일부 지역은 공급과잉 등이 일어나고 있는 것은 우려할만한 사항이다. 투자 유망하고 대기업이 짓는다고 해서 무조건 투자하기보다 분양 가격이나 입지, 수요, 준공 후 경기 상황까지 꼼꼼히 따져본 뒤 투자 여부를 결정하는 게 좋다.




박상언 유엔알컨설팅 대표 ceo@youand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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