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오션 몸짱 비즈니스] ‘혼자선 힘들다’ 단체 다이어트 붐

SNS 활용·다이어트 대회 큰 인기

금연을 결심한 남성은 다이어트를 결심한 여성을 결코 비웃어서는 안 된다. 다이어트는 금연보다 몇 십 배 어렵기 때문이다. 흔히 새해가 되면 남성은 금연, 여성은 다이어트를 결심하곤 한다. 남성이 금연에 성공하기 위해 동원하는 수단은 고작 가족과 직장 동료들에게 ‘금연 선언’을 하는 것이 전부다. 물론 적극적으로 금연을 결심했다면 금연 패치를 붙이고 금연 강좌를 듣는 등의 활동을 할 수 있다.

그러나 다이어트는 단순히 식사량을 줄이는 것에 그치지 않고 다이어트센터를 다니거나 병원에 가거나 다이어트 보충제를 사는 등의 활동을 병행하기도 한다. 비용과 시간을 투여해야만 하는 것이다. ‘다이어트 시장’은 존재하지만 ‘금연 시장’은 존재하지 않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돈과 비용만 들이면 다이어트에 성공할까. 다이어트에 도전하는 많은 여성들이 어려움을 토로하는 것 중 하나가 ‘의지의 지속 가능’이다. 독한 마음으로 다이어트를 시작할 때는 진수성찬과 게으름의 유혹을 떨쳐버릴 수 있지만 몇 개월 지나지 않아 결심이 흐지부지되는 경우가 많다. 이때 도움을 받을 수 있는 파트너 혹은 다이어트에 나선 우군의 도움이 필요해진다.



‘독한 결심’ 지속 여부가 관건

주위의 협조를 얻기 위해 선택하는 가장 단순한 방식은 ‘공개 다이어트’다. 쉽게 말해 가족·친구·학교 또는 직장 동료에게 다이어트를 선언하는 것이다. 이때 주위의 도움을 얻기 위해서는 자신이 다이어트를 하려는 동기와 수단·목적을 명확하게 밝히고 동의를 구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오히려 주위 사람들 때문에 다이어트를 포기하게 될 때가 많다. 직장인 김민지(22) 씨는 “가족과 동료는 함께 밥을 먹을 기회가 많은데, 그들이 배려하지 않으면 식이 조절에 실패할 수 있다. 오히려 ‘무슨 다이어트냐, 먹어, 먹어’라며 부추기는 이도 많았다”고 경험담을 털어놓았다.

다음으로는 ‘파트너 다이어트’가 있다. 친구나 동료 등과 함께 다이어트를 시작하면 함께 밥을 먹는 기회를 만들면서 과식을 막을 수 있고, 또 은근히 경쟁 심리를 자극해 효과가 높아진다. 단점은 파트너들이 다이어트에 대한 결심 정도가 다르다면 한쪽이 중도에 포기할 때 다른 한쪽도 함께 포기하게 된다는 점이다. 김민지 씨는 “친구끼리 하다 보면 나중에는 서로 수다만 떨고 ‘놀자’ 식으로 돼 효과가 높지 않았다”고 전했다. 따라서 파트너를 선택할 때는 장난으로 시작하지 말고 시작하기 전에 다이어트를 하려는 동기와 목적을 확실히 공유하고 시작 후에는 흐려지는 마음가짐을 서로 다잡아주는 것이 필요하다.

파트너 다이어트 중 가장 효과가 높은 것은 ‘부부 다이어트’다. 식생활뿐만 아니라 여가 시간을 공유하기 때문에 부부가 동시에 다이어트를 시작하면 식이 조절과 운동을 병행하기 쉽다. 다이어트 전문가 이경영 이경영벤에세레 원장은 “남편보다 아내의 의지가 높을 때 성공 가능성이 더 높다. 음식을 준비하는 사람이 아내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최근 뜨고 있는 것은 ‘SNS 다이어트’다. 예전처럼 2~3명이 모여 파트너 다이어트를 할 수도 있지만 주위에서 자신처럼 독한 마음을 먹고 다이어트를 시작한 파트너를 찾기 힘들어 모르는 사람 중에서 뜻[同]을 함께한[志] ‘동지’를 만드는 것이다. 다이어트에 이용되는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는 트위터·카카오톡·페이스북 등 다양하다. 트위터는 해시태그를 이용해 공통의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끼리 소통할 수 있다. 트위터 애드온즈에서 ‘다이어트’라고 검색하면 수많은 다이어트 모임이 나온다. 페이스북도 마찬가지로 공통의 관심사로 모일 수 있다. 카카오톡도 다이어트 전문가들과 연결이 가능하다. 과거에는 인터넷 카페에서 다이어트 모임을 갖기도 했지만 스마트폰 보급 이후 보다 접근성이 좋은 스마트폰의 SNS가 중심이 되고 있다.



전문가 없이 ‘민간요법’ 의지하면 낭패

이렇게 ‘동지’들이 많이 모여 다이어트 대회를 열기도 한다. 기업이 대규모로 하는 것도 있고 SNS를 중심으로 소규모로 열리기도 한다. 방식은 대개 참가비 몇 만 원가량을 내고 2개월 정도의 기간을 두고 누가 살을 많이 뺐는지 경쟁을 통해 순위를 정하고 참가비를 모아 1~3등에게 몰아주는 식이다.

이렇게 ‘단체 다이어트’를 할 때 주의할 점은 적절한 조언을 해줄 전문가가 없으면 효과가 그리 높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시중에 나와 있는 수많은 다이어트법은 검증되지 않은 것이 많고 사람마다 체질이 다르므로 성공을 항상 보장할 수만은 없다. 또 체중 유지를 염두에 두지 않고 단기간에 체중을 감량하는 것에만 집중하는 다이어트법은 결국 요요현상이 오게 마련이다.

또 하나 주의 사항은 SNS 내의 상업적인 목적을 잘 판별해야 한다는 점이다. 물론 적절한 조언을 해주고 다이어트에 도움이 되는 보충제를 판매하는 것이 나쁘지는 않지만 고가의 다이어트 제품을 판매하기 위해 전문가를 빙자한 판매자가 SNS를 이용한다면 주의해야 한다. 다이어트를 필요로 하는 사람이 SNS를 찾듯이 다이어트 제품을 파는 사람도 SNS를 가장 먼저 찾게 된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 또한 판매상이 아니더라도 공동 구매를 통해 수수료를 남기는 ‘파워 블로거’들도 있을 수 있어 제품 구매에는 신중해야 한다.

다이어트 대회도 대개는 다이어트 제품과 관련이 있는 업체가 여는 곳이 많다. 네트워크 판매 업체인 H사에서는 본사 차원에서 1년에 한 번 다이어트 대회를 열고 있지만 ‘소사장’급 회원이 자신의 판매를 늘리기 위해 구역 차원에서 자체적으로 여는 곳도 많다. 이 업체의 다이어트 제품은 구성에 따라 30만 원대에서 100만 원에 가까운 가격대의 고가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이경영 원장은 “보충제는 1일 1회 이내가 적당하다. 다이어트는 빼는 것보다 유지하는 것이 더 중요하기 때문에 평소 식생활을 유지하는 방식이 중요하다. 극단적인 방식의 다이어트는 그것을 그만두면 요요현상이 올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다이어트 도와주는 스마트폰 앱들
체계적 관리 가능…성공 보장하진 않아

전문가들이 대개 차트를 이용해 관리해 주던 다이어트를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을 활용해서도 할 수 있다. 앱스토어에서 ‘다이어트’를 검색하면 무수히 많은 앱들이 나오는데 사용 후기의 평이 좋은 것들을 선택하면 된다. 무료인 ‘다이어트 매니저’는 자신이 먹은 음식의 종류와 양, 운동의 종류와 강도, 시간 등을 입력해 목표한 체중에 도달할 수 있도록 관리해 준다. 음식의 이름이 굉장히 구체적으로 분류돼 있어 실생활에서 활용하기 적당하다. 역시 무료인 ‘5분 다이어트’는 특정 부위의 살을 빼는 데 도움이 되는 운동법을 동영상을 통해 따라하도록 한다.

그러나 무료 앱들은 결제를 유도하거나 다이어트 업체의 웹사이트로 연결되도록 하는 것들이 많다. 최초 정보 입력 때 아바타를 구매하도록 하는가 하면 몇 개의 운동 동영상만 무료로 공개하고 나머지는 구매 또는 회원 가입으로 유도하는 것이 많다. 잘 찾아보면 무료 중에서도 유료 앱보다 사용자 환경(UI)이 더 깔끔하고 기능도 뛰어난 제품들도 있다.

스마트폰 앱은 결국 혼자 하는 것이므로 의지가 약해졌을 때 다잡아 줄 수 없다는 점에서 다이어트를 편리하게 해줄 뿐 성공에 이르는 길은 결국 개인의 의지와 실천뿐이라고 할 수 있다.


우종국 기자 xyz@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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