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The Amazing Spider-Man

드라마도, 액션도 ‘파워 업’

뉴욕 마천루에 꼭 맞게 고안된 영웅은? 오래 생각해 볼 필요도 없이 스파이더맨이다. 별다른 장치도 없이 얇은 거미줄 하나에 의존해 고층 건물을 자유자재로 날아다니는 스파이더맨의 아찔한 액션을 보고 있으면 여름 더위쯤은 문제가 아니다 싶다. 5년 만에 ‘스파이더맨’ 시리즈의 고공 행진이 다시 시작됐다. 기존 시리즈의 내용과 방향성을 잇는 속편이나 프리퀄(Prequel:전편보다 시간상으로 앞선 이야기를 보여주는 속편)이 아닌 이번엔 리부트(Reboot:초기화)다.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의 새 출발에 관해서는 솔직히 잡음이 적지 않았다. 2002년부터 샘 레이미와 토비 맥과이어의 조합이 선사한 ‘스파이더맨’ 시리즈에 익숙한 팬들에게 새 연출자로 마크 웹을 지목한 건 가혹한 처사처럼 보였다. 그의 전작은 감수성 충만한 로맨틱 코미디 ‘500일의 썸머’였다. 감독직 교체와 함께 친근한 이미지로 인기를 얻었던 스파이더맨 토비 대신 홀쭉하고 장난기 많은 앤드루 가필드(‘소셜 네트워크’의 주연)에 대한 의견도 분분했다.

액션 히어로물이라는 대전제는 있지만 마크 웹의 ‘스파이더맨’은 그보다 고등학생인 스파이더맨, 즉 피터 파커의 일상에 더 세심하게 접근한다.

고아였던 피터가 부모님의 실종 사건에 관심을 가지게 되고, 아버지의 옛 동료 코너스(리스 이판 분) 박사의 실험실에서 특별한 능력을 갖게 되는 과정을 파헤침으로써 영웅 탄생 이전의 스토리를 조명한다. 이 과정에서 그웬 스테이시와의 첫사랑이 전개되는데, 그녀 역시 기존의 수동적인 연인 메리 제인(커스틴 던스트 분)이 아니라 스파이더맨의 활약에 적극 도움을 주는 진취적이고 똑똑한 캐릭터란 점에서 변화가 크다.

결국 이번 시리즈의 매력은 드라마적 탄탄함에 있다. 특히 피터와 그웬의 관계도에선 청춘물의 독특한 감성을 잡아내는데 일가견이 있는 마크 웹 특유의 아름다운 청춘 멜로물이 연출되기도 한다. 남은 문제는 액션물로서 줄 수 있는 쾌감이다. 기존 시리즈물과 달리 스파이더맨이 거미줄을 발사한다거나 관객이 마치 뉴욕 마천루를 나는 기분이 들도록 1인칭 시점 샷을 활용한 점 등은 이 영화의 볼거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드라마의 완성도에 비해 액션의 무게는 처지는 게 사실이다. 스파이더맨과 대적할 최대 적이 유전자 변형으로 거대한 도마뱀이 된 코너스 박사인데, 그는 지구 평화를 위협하는 블록버스터물의 악당과 달리 인류의 이익을 위해 괴물이 된 케이스다. 이분법적 세계관이 아니라는 의미는 있지만 완벽한 악역으로 투사할 때의 재미는 줄어든다.



캐빈 인 더 우즈
감독 드류 고다드
출연 크리스 헴스워스, 크리스틴 코넬리, 안나 허치슨

기분 전환을 위해 인적이 드문 숲으로 여행을 떠난 다섯 명의 친구들. GPS에도 나오지 않는 마을 입구에 도착한 그들은 ‘돌아가라’는 경고문을 무시한 채 외딴 오두막에 묵게 되고 끔찍한 공포를 체험한다. ‘어벤져스’의 조스 웨던 감독이 시나리오를 공동 집필했다.




해피 해피 브레드
감독 미시마 유키코
출연 하라다 토모요, 오이즈미 요, 히라오카 유타

‘카모메 식당(2006)’을 잇는 슬로 라이프 영화. 이제 빵과 함께한다. 홋카이도의 아름다운 도야코 호수. 복잡한 도시 생활을 접고 외딴 이곳에서 ‘카메 마니’를 오픈한 리에와 미즈시마 부부와 이웃들의 훈훈한 이야기와 눈이 즐거워지는 빵까지 함께 맛볼 수 있는 슬로 무비.



폭풍의 언덕
감독 안드리아 아놀드
출연 카야 스코델라리오, 올리버 밀번, 제임스 호손

발표 당시 구성이 복잡하고 비도덕적인 관계를 다뤘다는 이유로 혹평을 면치 못했지만 이제는 비극적 사랑의 고전이 된 ‘폭풍의 언덕’이 또 한 번 영화화됐다. 드라마 ‘스킨스’의 배우이자 배우 김수현의 이상형으로 화제를 모은 카야 스코델라리오 출연.

이화정 씨네21 기자 zzaal@cine21.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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